다음에 빗장 연 네이버 '적과의 동침'?

다음에 빗장 연 네이버 '적과의 동침'?

장웅조 기자
2009.06.04 14:07

다음 '위젯' 네이버 블로그에 들여와… 경쟁사와 이례적 '협력'

인터넷 포털 절대강자 네이버의 굳게 닫힌 문이 열렸다.

NHN(221,500원 ▲1,000 +0.45%)의 인터넷 포털 네이버는 4일 네이버 블로그에서 다음의 '위젯'을 이용할 수 있도록다음(50,000원 0%)커뮤니케이션과 제휴를 맺었다고 밝혔다. 네이버가 다음과 제휴를 맺은 것은 사상 최초고, 네이버가 경쟁 포털업체와 제휴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이다.

위젯(widget)이란 음악재생이나 영어단어 공부, 최신뉴스 전달 등 자주 이용하는 서비스를 작은 아이콘 형태로 만들어 웹브라우저를 통하지 않고도 구동시키는 프로그램 장치를 뜻한다.

이번 제휴로 네이버 블로그 사용자는 위젯뱅크에 올라온 160여가지의 위젯들을 자신의 블로그에 달 수 있게 됐다. 별도의 회원가입 없이, '네이버 블로그로 퍼가기' 기능을 이용하면 된다. 네이버는 다음 뿐만 아니라 위젯 제작 전문업체 위자드웍스와도 같은 내용의 협약을 맺었다.

네이버도 기존에 위젯을 제공하긴 했지만 그 양과 질의 수준이 높지는 않았기에, 좀 더 나은 위젯을 보유한 업체들의 콘텐츠를 빌려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티스토리, 이글루스 등의 외부 블로그와 서비스를 연동시킨 점도 눈에 띈다. 네이버는 블로그에 '열린이웃' 기능을 추가, 티스토리·이글루스·설치형 블로그 등 외부 블로그도 '이웃'으로 등록해 RSS(Really Simple Syndication)로 구독할 수 있게 했다.

이번 제휴에 대해 관련업계에서는 '놀랍다'는 반응 일색이다. △일단 다른 경쟁사와의 협력을 거의 하지 않는 '독자노선'을 걸어 왔던 회사가 경쟁사와 손을 잡았다는 점과 △포털에서 제공하는 대부분의 기능을 '자체 개발'하던 회사가 일종의 '외주'를 줬다는 점 때문이다. 이는 NHN의 '방향 전환'에 해당하는 일이라는 것.

실제로 네이버는 지금까지 다른 업체와의 협력에 소극적이었다. 2005년 지식인 등의 자사 콘텐츠에 외부 검색엔진의 접근을 차단하면서 '폐쇄성' 논란을 자초했었고, 최근에는 다음, 싸이월드, 파란 등 국내 주요 포털들이 모두 참여한 구글의 개방형 표준 '오픈소셜'에 네이버만 동참하지 않아 '반(反) 네이버 연합'이 결성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기도 했다.

네이버의 이같은 행보는 일단 긍정적 반응을 사고 있다. 성종화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예전에는 다른 포털이 아무리 좋은 기능을 개발하더라도 경쟁관계 때문에 들여오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의미 있는 변화"라며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재료는 아니지만, 앞으로 포털업체간에 이같은 협력 추세가 이어진다면 인터넷 업계 발전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했다.

네이버가 '고립'을 피하기 위해 방향을 바꿨다는 해석도 있었다. 임진욱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다른 포털업체들은 '오픈소셜'에 참여하며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들을 제공할 길을 만들어 놓았는데 네이버만 빠져 있지 않느냐"며 "이렇게 가다간 힘들어지지 않겠나 하는 생각에서 결정한 일인 듯하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이번 제휴를 통해 '우리도 개방한다'는 이미지를 각인시키겠다는 태세다. NHN 관계자는 "이번 블로그 개편의 키워드는 '개방'"이라며 "이번 개편으로 그동안의 분위기가 좀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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