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디자인 강점으로 재능기부…서울역 정류장 디자인
지난달말 서울역 앞 대중교통 환승센터에는 세련된 버스승차대가 선을 보였다. 천장을 포함한 모든 외벽이 유리와 투명자재로 만들어져 주변 교통흐름이 한눈에 들어온다.

투명 외벽 내부엔 발광다이오드(LED) 장치가 설치돼 날이 저물면 뉴스나 기상예보 등 생활정보는 물론 비디오아트와 같은 비주얼콘텐츠도 제공된다. 버스승차대가 멋스런 쉼터로 변모한 것은 한 기업의 '재능기부' 덕분이었다. '재능기부'는 기업이나 개인이 지닌 재능을 활용해 사회에 기여하는 것을 일컫는데 최근 확산되고 있다.
◇재능을 기부한다=기부한다=신개념 버스승차대를 서울시민에게 선사한 주인공은 현대카드로 사내 '재능기부' 프로젝트의 하나로 이번 승차대를 기획하고 제작했다. 이윤석 홍보담당 이사는 "우리(현대카드)만 할 수 있는 기부가 어떤 것인지를 놓고 오랜 기간 고민했고 서울역 버스승차대는 그 산물"이라고 말했다.
현대카드는 한발 앞선 디자인이 강점으로 꼽힌다. 2003년 정태영 사장이 취임한 후 디자인역량을 강화한 결과다. 현대카드는 해외 유명 디자이너들의 손을 거쳐 모든 카드디자인에 적용되는 탬플릿을 만들어냈다. 여기에 카드상품과 사내문서 및 인터페이스 등에 통용되는 전용서체도 개발했다. 사무실 인테리어를 비롯해 집기와 사무용품, 머그컵에까지 카드상품과 통하는 디자인 및 서체가 적용된다.

현대카드는 기부에도 회사의 스타일과 철학이 담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버스정류장은 신용카드와 마찬가지로 최종 목적지로 가는 중간매개체여서 세련되면서 실용적이고 도회적이면서 간결한, 현대카드만의 디자인을 접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MoMA와 손잡다=손잡다=이런 취지의 또다른 사회적 기부는 뉴욕현대미술관(MoMA)과 공동으로 진행한 신예 디자이너 발굴 프로젝트 '데스티네이션: 서울'(Destination: Seoul)이었다. 현대카드는 이를 통해 실력은 있지만 세계무대에 나설 기회를 잡지 못하던 국내 신예 디자이너들을 발굴해 그들의 작품이 MoMA에 전시되도록 도왔다.
이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동안 MoMA 소속 큐레이터들이 직접 한국을 방문해 인사동과 삼청동 등지를 누비며 신예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선정했고, 이들은 자신의 작품이 뉴욕 한복판에서 전시돼 판매되는 기회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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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국내 최고의 디자인 전문가로 구성된 디자인위원회를 발족해 한국적 디자인의 상품과 신인 디자이너들을 계속 MoMA에 추천하고 있다. 그간 유명 디자이너의 작품에 열광해왔지만 정작 재능있는 디자이너를 키우는데 소홀했다는 자성도 자리한다.
오준식 디자인실장은 "한국 신용카드의 디자인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면서 "우리는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방식의 기부 형태를 선택했고 이는 성공적인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기업 기부방식, 다변화=다변화=현대카드는 불우이웃돕기 성금 전달이나 양로원 방문 봉사 등도 의미 있는 일이지만 변화하는 니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박세훈 마케팅본부장은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할 수 있는 분야가 곳곳에 있다"면서 "발상을 뛰어넘는 새로운 개념의 기부가 계속 등장해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현대카드의 마케팅 성공사례로 꼽히는 슈퍼매치와 슈퍼콘서트도 또다른 형태의 기부로 볼 수 있다. 현대카드는 슈퍼매치에서 그간 선호돼온 축구 야구 농구 골프 등을 과감히 배제하고 테니스와 피겨스케이팅을 대상 종목으로 선정했다. 이들 스포츠가 현대카드 이미지에 부합할 뿐 아니라 기업들의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는 판단에서였다. 현대카드가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를 시작한 것은 '피겨 여왕' 김연아가 주목받지 못하던 2005년부터였다.

문화마케팅인 슈퍼콘서트에서는 비욘세와 빌리 조엘, 플라시도 도밍고 등 국내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세계 최정상의 아티스트들을 초청해 이들의 음악에 목말라 있던 국내 음악팬들의 욕구를 충족시켰다. 이 콘서트는 이들의 몸값 등에 부담을 느껴 공연 유치를 주저하던 분위기를 깨고 국내 공연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윤석 이사는 "현대카드는 기부에서도 발상의 전환을 계속할 계획"이라며 "국내 기업들이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 기부를 실시하면 사회의 균형 있는 발전에도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