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써서 여성·청소년·보육·보건복지를 아우르는 정책을 만들었는데 다시 쪼개라고요?"
빠르면 올해 안에 보건복지가족부의 '가족' 업무가 여성부로 이관될 것이란 소식에 복지부 내에서는 이런 푸념이 터져 나왔다.
2년 전 현 정부 출범 당시 정부는 가족.보육.청소년업무를 복지부 한 부처에서 모두 다루기로 하고 여성부의 가족 업무와 총리실 산하 청소년위원회를 보건복지부(현 보건복지가족부)로 합쳤다.
한국이 저출산·고령화 사회에 본격 진입함에 따라 '요람에서 무덤까지' 평생 복지를 제공하려면 하나의 틀이 필요하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통합 2년 만에 청와대는 '가족' 관련 업무를 여성부로 되돌려 보낼 태세다. 정책 수립은 복지부에서 맡고, 이렇게 수립된 정책의 활동 지원 업무는 여성부에서 맡게 된다.
이렇게 두 부처로 업무가 쪼개질 경우 행정력 중복은 물론 지금까지 세웠던 정책의 혼동이 우려된다. 저출산 대책이나 다문화가정 문제, 해외입양아 문제는 20년, 30년을 내다보는 흔들림 없는 장기 정책 마련이 중요하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업무들이 단순히 여성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데 있다. 보건복지 쪽 관점에서의 통합된 대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일례로 보육만 해도 여성의 사회진출과 떼어 생각하기 힘들고 다문화가족 문제 역시 결혼이민자 뿐 아니라 배우자와 아이, 시부모 등을 대상으로 한 종합 대책이 필요하다. 저소득층이 많고 결혼이민자가 외국인이란 점에서 사회안전망에 대한 고려도 필수다.
복지부는 통합 후 여성과 육아, 청소년을 아우르는 종합 대책을 수립하는데 온 힘을 기울였다. 새로 합쳐진 부서와의 융합을 꾀하는 데 따른 진통도 만만치 않았다.
그 결과 아동·청소년 관련 정책 수립과 집행이 좀 더 효율적으로 이뤄지게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여성부로의 업무 이관 이야기가 나오니 밖에서 보기에는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다.
물론 여성부의 역할을 키우기 위한 노력은 필요하다. 그러나 2년 만에 당초의 취지를 무시하고 '처음부터 다시'를 외치는 건 설득력이 부족하다. 청와대는 2년 전 가족을 이관했을 때의 취지를 되새겨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