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노무라증권이 올해 코스피가 1만1000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외국계 증권사 최초로 코스피 1만 초과 시나리오를 제시한 것. 노무라는 한국이 AI(인공지능) 시대의 글로벌 공급망 핵심 국가로 자리 잡으면서 장기 성장 동력을 얻었다고 분석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노무라증권은 지난 20일 한국 증시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하고 올해 코스피 목표치를 기존 7500~8000에서 1만~1만1000으로 상향 조정했다. 앞서 KB증권이 강세장에서 코스피 1만500, 현대차증권이 1만2000 시나리오를 내놓기도 했지만, 외국계 증권사가 1만을 넘는 전망치를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지금까지 외국계 증권사 중 코스피 추정치가 가장 높았던 곳은 JP모건(1만)이다.
신디 박 노무라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2026년 예상 ROE(자기자본이익률)를 24%, PBR(주가순자산비율)을 2.6~2.9배로 본다"며 "코스피 EPS(주당순이익)는 지난해 272포인트에서 올해 818포인트로 200% 증가하고 2027년에는 1053까지도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노무라는 향후 몇 년간 반도체가 코스피 상승을 주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코스피 순이익 중 반도체 비중이 69%, 내년에는 74%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추정이다. 박 연구원은 "한국은 AI 시대 핵심 제조 플랫폼 국가로 진입하고 있다"며 "AI 수요 확대에 따른 메모리·HBM(고대역폭메모리) 호황과 함께 전력 장비·ESS(에너지저장장치)·원전·IT부품 등 AI 인프라 공급망 전반이 한국 증시 실적을 견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I 인프라 부문이 향후 5년간 지속가능한 ROE를 창출할 것"이라고 했다. 관련해 노무라는 지난 17일 삼성전자(299,500원 ▲23,500 +8.51%)와 SK하이닉스(1,940,000원 ▲195,000 +11.17%) 목표가를 각각 34만원에서 59만원, 234만원에서 40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노무라는 반도체 쏠림 현상에 대해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TSMC가 주도하는 대만처럼 글로벌 AI 수요를 공급하는 국가로서 오히려 프리미엄을 구축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 연구원은 "대만 사례가 보여주듯 특정 국가 산업이 내수보다 글로벌 수요를 기반으로 성장하고 높은 주주환원이 시장의 기본 전제가 될 경우 높은 시가총액 대비 GDP(국내총생산) 비율과 프리미엄 밸류에이션을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노무라는 최근 확대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정책이 코스피를 끌어올리는 요소라고도 했다. 박 연구원은 "과거 한국 증시가 낮은 주주환원과 거버넌스 신뢰 부족, 경기민감적인 ROE 구조 때문에 낮은 밸류에이션을 받아왔으나, 자본시장 개혁, 주주환원 확대 등을 통해 ROE 25%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경우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 범위 자체를 상향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