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 재판매 의무화 등의 내용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이하 사업법) 개정안이 2009년을 한달 남겨놓고 있는데도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 개정안은 2007년 발의됐으니 무려 3년동안 국회에서 떠돌고 있는 셈이다.
이 개정안의 핵심내용은 유선과 무선으로 이원화돼 있는 현행 역무구분을 하나로 단일화시키고, 이동전화망이 없어도 망을 빌려서 가입자를 모집할 수 있는 재판매(MVNO) 제도를 도입할 수 있는 근거를 담고 있다.
특히 재판매 제도는 'SK텔레콤-KT-LG텔레콤'으로 고착화돼 있는 이동전화 시장에서 '제4 이동통신 사업자'를 탄생시킬 수 있는 것으로, 시장경쟁 활성화 차원에서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갖고 추진해왔던 제도다. 정부는 제4 이동통신 사업자가 출현하게 되면 요금경쟁이 촉발되면서 요금인하가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해왔다.
그러나 사업법 개정안이 3년이나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면서 기대를 실현할 수 있는 '타이밍'을 놓쳤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개정안이 3년동안 국회에서 낮잠을 자는 동안 통신시장은 너무 많이 변한 것이다.
이동전화 2위 사업자인 KTF는 KT로 흡수됐고, 3위 사업자인 LG텔레콤도 내년 1월 1일자로 LG데이콤과 LG파워콤을 흡수해 통합법인이 된다. 유선과 무선으로 구분됐던 시장은 유·무선 구분없이 'KT-SK텔레콤-LG텔레콤'으로 재편되면서 '통신3강' 체제가 더 공고해진 것이다. 재판매 의무화로 제4 이동전화 사업자가 출현하더라도 더욱 강력해진 '통신3강' 틈바구니를 비집고 들어서기 힘들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방송통신위원회도 답답한 심정이다. '신규사업자 출현을 통한 시장경쟁 활성화와 요금인하'라는 구호는 공허한 메아리로 남았다. 그렇다고 국회를 향해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처지도 아니다. 방통위 관계자는 "우리로서는 국회가 하루속히 법안을 처리해주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