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주식펀드, 1등·꼴등 95%p 차이… 운용사는 '보너스' 잔치
#자영업자인 김규생(37세)씨는 전날 대학 동창들과의 망년회에서 또 다시 과음을 하고 말았다. 술안주 삼아 나온 펀드 이야기가 화근이 됐다. 펀드에 가입한 대학 친구들과 올해 투자성과를 비교해보니 같은 국내 주식형펀드임에도 불구하고 수익률이 무려 100%포인트 가까이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김씨는 '루저 투자자', '미달이 펀드'라며 짓궃게 놀려대는 친구들 앞에서 애써 태연한 척 했지만 혼자만 뒤처진 것 같아 연거푸 술만 들이켰다.
올해 주가 상승으로 국내외 주식형펀드 대부분이 지난해 손실을 상당부분 만회했거나 수익을 올렸지만 일부 펀드는 유형평균은 물론 벤치마크조차 밑도는 부진한 운용성과로 투자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하지만 이들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는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연말 보너스 잔치를 앞두고 있어 성과보수체계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9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23일 기준, ETF 제외) 중 올해 운용성과가 가장 좋았던 펀드는 '마이트리플스타증권투자신탁[주식]C/A'로 114.87%를 기록했다. 반면 운용성과가 가장 나빴던 펀드는 '한국투자셀렉트배당증권투자신탁1(주식)(C)'로 20.23%에 불과했다. 일등과 꼴찌의 올해 운용성과가 무려 94.64%포인트나 차이가 난 것이다.
성장주펀드인 '마이트리플스타증권투자신탁[주식]C/A'와 배당주펀드인 '한국투자셀렉트배당증권투자신탁1(주식)(C)를 단순 상대 비교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하지만 "똑같은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라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에겐 이해하기 힘든 격차다. 더욱이 '한국투자셀렉트배당증권투자신탁1(주식)(C)'는 유형평균(46.28%)은 물론 벤치마크((KOSPI*85.5%)+(CD금리*14.5%))에도 밑돌아 변명의 여지가 없는 상태다.
성장형펀드 중에서는 '하나UBS Big&Style증권투자신탁1ClassC1'가 34.29%로 가장 부진했다. 이 펀드 역시 유형평균(49.70%)은 물론 벤치마크(KOSPI50)조차 쫒아가지 못했다. 세계적인 금융그룹 UBS의 명성과는 전혀 다른 성적표다.
시장수익률을 추종하는 인덱스펀드간에도 수익률 격차가 최대 10%포인트 이상 벌어졌다. 펀드별로는 '삼성클래식인덱스연금증권전환형투자신탁1[주식]'가 벤치마크((KOSPI200*95%)+(CALL*5%))를 밑도는 45.05%로 가장 부진했다.
해외 주식형펀드는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특히 신흥국가와 에너지 및 상품섹터에 투자하는 펀드일수록 운용성과가 크게 차이가 났다.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투자하는 중국펀드의 경우 일등과 꼴등의 올해 수익률 격차가 50%포인트가 넘었다. 가장 부진한 중국펀드는 '미래에셋차이나인프라섹터증권자투자신탁1(주식)종류A'로 유형평균보다 12.31%포인트 낮은 29.57%에 그쳤다.
또 아시아신흥국펀드 중에서는 'PCA아시아인프라증권자투자신탁A- 2[주식]ClassC-F'(24.83%), 에너지섹터펀드 중에서는 '산은S&P글로벌클린에너지증권자투자신탁[주식]C 1'(0.97%)가 유형평균 또는 벤치마크를 크게 밑도는 부진한 성과를 꼴찌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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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한 펀드 운용성과에도 불구하고 해당 운용사 대부분은 연말 성과급 지급을 계획하고 있는 상태다. 업계에서 조차 성과보수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자산운용사 한 대표이사는 "업계 평균 200% 이상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으로 들었다"며 "펀드 성과와 연동될 수 있도록 성과급 체계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