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위기 몰린 해외ETF, "세금이 무서워"

상폐위기 몰린 해외ETF, "세금이 무서워"

권화순 기자
2010.08.30 08:45

해외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가 배당소득세 부과로 지난달부터 거래량이 급감하고 있다. 일부 ETF는 환매가 잇따르면서 설정액이 상장 유지 조건을 밑돌아 상장폐지 위기에까지 몰려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해외 주식형 ETF인 '삼성KODEX China H 상장지수[주식]'의 거래대금이 지난 6월 14억5990만원에서 7월 3억4890만원으로, 4분의 1 가량 급감했다. 이달(2억8506만원)에도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같은 기간 거래량도 7만8822좌에서 1만8813좌, 1만5467좌로 크게 줄었다. 지난해 7월 10만6942좌에 비해서는 10분의 1로 거래가 뚝 끊겼다.

'미래에셋맵스TIGER차이나상장지수(주식)'도 거래대금이 6월에 비해 7월에 3분의 1로 줄었고, 이 달에는 10분의 1로 급감했다. '삼성KODEX Brazil 상장지수[주식]'은 6월에 비해 이달에는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해외 주식형ETF의 거래량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은 지난달부터 매매차익에 대해 15.4%의 배당소득세가 부과된 탓이다. 국내 주식형 ETF는 한시적으로 과세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해외 주식형ETF와 채권형 ETF, 파생상품 ETF는 예정대로 배당소득세가 부과됐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ETF는 지난해부터 자금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지만 해외 ETF는 세금 때문에 거래가 시들시들하다"면서 "이들 ETF는 주로 해외 기관투자가들이 투자 했는데, 계속 환매가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일부 ETF는 상장폐지 위기에 처했다. 상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설정액이 50억원 이상 이어야 한다. 이 밑으로 3개월 이상 떨어지게 되면 상장폐지가 된다.

'삼성KODEX Brazil 상장지수[주식]'의 경우 현재 설정액이 32억원으로 50억 미만이 된지 2개월이 넘었다. 설정액이 34억원인 '삼성KODEX JAPAN 상장지수[주식]'는 50억원 미만이 1개월째다.

업계 관계자는 "ETF가 국내에 도입된 지 얼마 되지 않지만 외국 시장과 비교하면 아직도 갈 길이 멀다"면서 "펀드 보다 많은 장점이 있음에도 세금 문제까지 겹치면서 상황이 더 어려워 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는 2012년에는 국내 ETF에도 배당세를 매기게 될 수 있어 더욱 큰 문제"라면서 "외국 ETF가 국내에 들어오려고 해도 이런 걸림돌 때문에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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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화순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권화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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