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 넘긴 국내 1호 펀드, 생존 비결은?

불혹 넘긴 국내 1호 펀드, 생존 비결은?

김성호 기자
2011.02.12 09:33

한때 설정액 1400만원, 존폐 기로 서기도..꾸준한 운용성과 버팀목

국내 최초로 기네스북에 오른 펀드가 있다. 하나UBS자산운용의 '대한민국1호' 펀드가 그 주인공.

이 펀드는 1970년 5월 증권감독원(현 금융감독원)의 전신인 한국투자공사가 선보였다. 이후 1977년 하나UBS자산운용의 전신인 대한투자신탁이 물려받아 현재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펀드도 유행을 타는 요즘 시대에 불혹을 넘긴 이 펀드가 아직까지 존재할 수 있는 힘은 무엇일까. 대한민국 1호 펀드라는 역사성을 지키기 위한 회사의 의지와 더불어 꾸준한 운용성과가 그 힘이다.

사공경렬 하나UBS자산운용 마케팅 상무는 "회사 차원에서 투자대비 성과가 나오지 않다보니 펀드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그야말로 소명감을 가지고 운용해 왔는데 다행히도 수익률이 양호하게 나오면서 신규자금 유입과 함께 오랫동안 펀드를 운용해 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펀드평가사 제로인이 수익률 집계를 시작한 지난 99년 말부터 현재까지 이 펀드의 누적수익률은 560%에 달한다. 과거치까지 따지면 수익률은 상상을 초월한다. 다만, 설정당시 가입자가 남아있지 않은 것이 흠이다.

물론 최근 수익률도 신규펀드에 뒤지지 않는다. 지난 1일 기준 1년 누적 수익률은 35%, 6개월 수익률은 20%에 달한다. 일반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과 비슷한 수준이다.

수익률이 양호하다보니 자금 유입도 꾸준하다. 2000년 설정액이 1400만원까지 빠졌지만 현재 400억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덩치는 크지 않지만 신규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면서 펀드 존재의 이유가 되고 있다.

역사가 오래되다보니 펀드 명 하나만으로도 국내 간접투자 역사의 굴곡을 볼 수 있다.

설정 당시 '안정성장 1호'로 이름 붙여진 이 펀드는 1994년 장수 펀드로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외환위기 때 외국 '물'을 먹으며 '에버그린'으로 이름을 변경하더니, 외환위기에서 벗어난 후 '안정성장 1호'로 제 이름을 되찾더니 지금의 '대한민국 1호' 펀드로 개명됐다.

그때 그때 시대를 반영하며 펀드 명이 바뀌었듯 운용매니저도 수차례 바뀌었겠지만 역사를 캐내기 조차 쉽지가 않다. 과거 대한투자신탁 출신의 중견급 임원들도 이 펀드를 거쳐간 매니저가 몇 명인지 모를 정도다.

지금은 하나UBS자산운용에서 유일하게 리서팀이 팀제로 운용하고 있다. 리서치팀에 소속된 5명의 애널리스트가 각자 맡은 섹터에서 우수한 종목들을 추천하고 이들 종목들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운용하고 있는 것.

장현진 하나UBS리서치센터장은 "자산운용사 리서치 인력들이 펀드를 운용하는 일은 보기 드물다"며 "이 펀드는 하나UBS자산운용의 대표 펀드인 동시에 모델포트폴리오인 만큼 리서치팀에서 심혈을 기울여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센터장은 "안정성에 초점을 맞추되 우량주만 편입해 운용하는 펀드는 아니다"며 "유행을 쫒기보단 지금까지 운용해 온 스타일을 유지하며 최고의 성과를 내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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