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 약관 여부 등 조사, 혐의 발견시 시정조치할 것"
공정거래위원회가 보험회사를 대상으로 조기 해약과 관련한 불공정 행위 조사에 착수키로 했다.
가입 초기에 보험을 해지할 경우, 고객이나 보험설계사는 손해를 보고 보험사들만 폭리를 취한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시정 조치가 이뤄질 경우 보험 가입자의 최대 불만 사항 중 하나였던 '쥐꼬리 환급금' 문제가 개선될 수 있을 전망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13일 "최근 국정감사 등에서 보험 해지환급금이 과도하게 적다는 문제가 제기돼 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문제점을 검토한 후 혐의가 발견되면 약관 변경 등 시정조치 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사의 핵심은 보험사가 모집비용 등 사업비를 이미 지출해서 소비자한테 내줄 게 없다는 이유로 환급금을 거의 돌려주지 않으면서 정작 설계사한테서도 지급한 모집비용을 내놓으라고 해서 챙긴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주요 보험사를 대상으로 △생명보험 표준약관의 불공정약관 적용여부 △보험사의 해지이익과 환수를 통한 부당이득 취득 △보험사와 설계사 간 지위남용에 의한 불공정 환수규정 적용 등 법위반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보험사들은 고객이 조기에 보험을 해약할 경우, 해지 손실이 발생한다는 이유로 가입 초기에 사업비를 선취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초기에 보험을 해약한 고객들은 해지 환급금을 거의 받지 못하거나 아예 한 푼도 못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모집비용 등 사업비로 썼기 때문에 환급금이 적다면서 보험 설계사도 손해를 보긴 마찬가지다. 보험사와 보험설계사 간 판매수수료 환수 규정이 대부분 보험사에 유리하게 규정돼 있어 초기에 보험이 해지되면 설계사는 지급받았던 수수료를 대부분 환수 당한다.
실제로 지난해 M생명보험회사는 130%를 환수하는 규정을 가지고 있다가 공정위가 조사에 착수하자 자진삭제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도 일부 법인대리점(GA)은 초기 해약시 130% 환수 규정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진복 한나라당 의원은 "일부 대리점들은 초기 2~3회 해약시 130% 환수하고, 보통 7회 차에서 12회 차에 해약시 100%를 환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보험사들이 환수한 수수료는 영업외 수익으로 잡히는데 지난 3년간 거둬들인 수수료 환수액이 생명보험사만 8000억 원이 넘는다"고 밝혔다.
공정위 관계자는 "예전에는 보험사들이 직접 설계사를 고용해 고객을 모집했지만 최근에는 법인대리점을 통해 모집하는 경우가 많아져 보험사와 고객, 보험사와 설계사, 보험사와 대리점 간 약관을 종합적으로 들여다봐야 한다"며 "불공정성 여부를 면밀히 들여다 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