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속태우는 보험 해지환급금, 설계사도 1년은 공짜로 일하는 셈
"부득이한 사정으로 보험을 해지하려고 보니 총 170만원 가량 납입했는데 고작 1만5000원 가량 돌려받을 수 있다고 하네요. 보장보험료는 그렇다 치고, 적립보험료도 전부 사업비입니까? 분통이 터집니다."(직장인 K씨)
보험 가입자들이 한 목소리로 토로하는 불만 중 하나는 '쥐꼬리 환급금'이다. 보험은 적금과 달리 중도에 해지하면 손해가 크다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지만 가입 초기에 해지할 경우에는 납입금 중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직장인 J씨도 "월 20만원씩 5개월간 보험료를 납입했는데 해지하려니 환급금이 한 푼도 없다고 하더라"며 "손해일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처럼 보험 해지환급금이 적은 이유는 조기 해약시 손실이 발생한다는 이유로 보험사들이 사업초기에 사업비를 미리 떼어 가기 때문이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조기에 재정안정성을 확보하고, 중도에 계약을 해지하는 고객들에게 일정 부분 손실을 부담하도록 하겠다는 것이지만 과도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주부 K모씨는 "지인의 추천으로 매월 30만 원씩 9개월 간 변액보험을 납입하다 최근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어져 해지하려 했더니 환급금이 '0원'이라고 하더라"며 "적립식 펀드와 비슷하다는 말만 믿고 가입했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보험설계사들도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보험사들이 모집 수당 등 사업비 명목으로 고객에게 판매수수료를 전액 공제하면서 실제로는 설계사로부터도 수수료를 돌려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진복 한나라당 의원은 "보험설계사는 7~12개월간 공짜로 일한다는 말이 있다"며 "이 기간에 보험이 해지되면 지급받았던 수수료를 전액 환수당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일부 대형 보험 법인대리점(GA)들은 초기 2~3회 차에 해약되면 수수료를 130% 돌려받고, 7~12회 차에 해약되면 100%를 환수하는 등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보험사들이 환수한 수수료는 영업외 수익으로 잡힌다"며 "지난 3년간 거둬들인 수수료 환수액이 생명보험사만 8000억원이 넘는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