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엔 잘나갔는데'..ELF '인기 뚝'

'왕년엔 잘나갔는데'..ELF '인기 뚝'

구경민 기자
2011.12.21 06:39

ETF 시장 3년 만에 3분의 1 토막..규제완화 영역 파괴+시장 급등락 영향

주가연계펀드(ELF)가 설 곳을 잃고 있다. 정기예금보다는 높은 수익을 내면서도 주식보다 안전한 상품으로 인기를 모았던 ELF를 운용사들이 출시하기 꺼려하고 투자자들 또한 찾는 발길이 뜸해졌기 때문.

업계에서는 앞으로 ELF 시장의 질적 성장은 물론 발전 가능성이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ELF는 펀드재산에 주가지수 또는 특정 주식의 가격등락에 따라 손익이 결정되는 증권인 주가연계증권(ELS)을 편입하는 펀드를 말한다.

16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공모 ETF 상품 수는 지난 2008년 10월 1163개로 최고치를 달했다. 이후 금융위기를 맞으면서 상품 수가 급속하게 줄어들었고 지난달 현재 270개까지 감소, 3분의 1 토막 났다.

ELF 설정액도 2008년 말 10조원에 달했지만 지난 14일 기준으로 1조7554억원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ELF 시장이 이처럼 위축된 데는 자본시장법 이후 규제 변경에 따른 시장 환경 변화에 있다. 간투법상엔 ELF안에 편입하는 ELS를 파생상품으로 정의, 100% 편입이 가능해 상품 출시가 쉬웠다.

하지만 자본시장법에선 ELS를 증권파생결합상품으로 분류시켜 발행사 비중을 30%로 제한했다. 30% 제한에 따라 동일한 수익구조의 ELS를 4개 이상 담아야 ELF 신규출시가 가능해지기 때문에 상품 출시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한 자산운용사 파생상품 담당자는 "기존에는 한 발행사의 ELS를 100% 편입할 수 있게 돼 각 발행사마다 100% 자사 발행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우수한 수익구조와 가격 경쟁력이 돋보이는 상품을 내놓으면서 ELF도 붐을 이뤘다"며 "그러나 자본시장법 이후 동일한 구조의 ELS를 4개 편입하게 되고 발행사도 4개로 분산되다보니 발행사들의 상품경쟁이 약화됐다"고 말했다.

여기에 2008년 리먼발 금융위기로 만기 때 원금손실 된 일부 ELF들로 곤혹을 치룬 은행들이 ELF 판매를 대폭 줄인 점도 시장을 위축시킨 요소다. 또 올해 8월 자본시장 개정안에 따라 은행도 ELF 상품이 아닌 원금보장형에 대한 ELS를 판매할 수 있게 된 점도 ELF 시장을 더욱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은행에서 조차 ELF 대신 ELS를 판매하면서 ELS 시장은 호황을 맞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발행된 ELS 규모는 3조7213억원으로 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발행 건수도 1538건을 기록, 최고치를 새로 썼다.

설상가상으로 올해 8월 이후부터 유로존 위기로 주식시장이 급등락을 거듭, 상환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상품의 만기가 연장된 점도 신규 상품 출시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8월 이후부터는 기존 발행한 것들이 조건이 안 맞아 상환이 안되고 연장이 거듭 되다보니 상품 신규 개설이 안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장기적으론 상품경쟁력 약화에 따른 ELF의 질적 저하도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특히 장기적으론 현재 고공질주중인 ELS의 성장 저하도 불가피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ELS의 성장 1등 공신으로 꼽히는 ELF의 성장이 주춤할 경우, ELS 역시 직격탄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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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민 기자

안녕하세요. 스토리팀 구경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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