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벤처창업자 물적지원부터 마케팅까지 '성공노하우' 전수한다
지난 1990년대 말, 인터넷 확산과 더불어 벤처 붐을 처음 탄 1세대 선배 창업자들이 후배들을 지원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그간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것은 물론 자금조달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10년만에 다시 찾아온 벤처 붐이 과거와 다를 것이라는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는 이처럼 '성공경험 1세대 벤처'들이 '멘토'를 자처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같은 움직임의 선두에 있는 주인공은 장병규 본엔젤스 벤처파트너스 대표다.네오위즈(23,950원 ▼350 -1.44%)의 공동창업자인 장 대표는 2006년 검색엔진 '첫눈'을NHN(221,500원 ▲1,000 +0.45%)에 350억원을 받고 매각한 이후 본격적인 벤처엔젤로서 활동하고 있다.
◇ '미투데이·윙버스·테라·틱톡' …그 뒤에 장병규 있었다

장 대표는 미투데이·윙버스 등에 개인자격으로 투자했다. 이 회사들은NHN(221,500원 ▲1,000 +0.45%)에 인수돼 핵심서비스가 됐다. 최근 KT가 인수한 엔써즈 역시 장 대표의 작품이다. 장 대표는 엔써즈에 3억원을 투자했다. 2008년 소프트뱅크벤처스가 16억원을 투자한 것도, 동영상검색으로 사업방향을 틀어 연 35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도 장대표의 '코칭'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한게임을 통해 서비스되고 있는 대작게임 '테라'의 탄생 뒤에도 장 대표가 있었다. 장 대표는 테라를 서비스하는 '블루홀스튜디오'의 이사회 의장이다.
장 대표는 2010년 4월부터는 본엔젤스를 창립, 본격적인 벤처지원에 나섰다. 본엔젤스는 1년반 동안 지노게임즈·우아한형제들·그레이삭스·틱톡 등 10여개의 신생벤처에 최대 7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지원했다. 법무·홍보·회계 등 신생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경영지원도 전담했다.
◇ 100개의 '카톡' 키운다…NHN 이어 연타석 홈런 김범수

김범수 카카오 의장도 빼놓을 수 없다. NHN을 공동창업했던 김 의장은 2007년 회사를 떠날 당시 "100개의 신생벤처를 키우겠다"고 선언했다.
3년 후 김 의장의 첫번째 작품은 국민앱 '카카오톡'을 개발한 '카카오'다. 이미 2호도 발을 내딛었다. 김 의장의 2호 벤처인 '포도트리'는 지난해 3월 미국에 진출하며 글로벌 모바일앱 기업으로 성장가능성을 주목받고 있다.
업계는 김 의장이 '발굴한' 제3, 4의 벤처가 누가 될 것인지를 주목한다. 김 의장의 이 같은 벤처 육성 의지에 1세대 벤처 CEO들도 화답했다. 김택진엔씨소프트(228,000원 ▲7,000 +3.17%)대표, 김정주 넥슨 회장, 박성찬다날(7,310원 ▲200 +2.81%)대표, 천양현 코코네 대표(전 NHN재팬 대표), 남궁훈 전 CJ E&M 대표 등은 카카오에 50억원을 넘어서는 자금을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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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벤처 '스타트업' 전담반…권도균의 '프라이머'

이니텍(3,235원 ▲55 +1.73%),이니시스(10,640원 ▲220 +2.11%)를 상장까지 성공시킨 1세대 벤처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는 벤처출신 엔젤투자의 선구자 역할을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권 대표는 2010년 1월 프라이머를 창업한 이후 초기 벤처의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권 대표는 "프라이머는 가장 초기 단계에 있는 벤처기업에 2000만~5000만원 정도를 투자한다"며 "초기 벤처들이 생각한 것을 실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프라이머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6개월 간 경영·법률·마케팅·기술·시장에 대한 교육과 세미나를 지원한다.
온오프믹스·스타일쉐어·애드투페이퍼·큐블릭·핀포스터 등 10개 이상의 대학생 중심의 벤처기업들이 프라이머의 도움을 받아 기업으로서 체계를 잡아가고 있다.
특히 프라이머에는 이택경다음(50,000원 0%)커뮤니케이션 공동창업자가 함께 참여하고 있다. 장 대표 역시 본엔젤스 설립 이전 프라이머 창립에 힘을 모았다. 김길연 엔써즈 대표는 "한국에 장병규·권도균과 같은 벤처 엔젤투자자가 열 명, 스무 명 있으면 한국 벤처 생태계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며 높이 평가했다.
◇'티몬'의 멘토 다음은...1세대 해커 '아블라컴' 노정석

1세대 해커로 유명세를 탔던 노정석 아블라컴퍼니 대표도 동참했다. 노 대표는 태터엔컴퍼니를 창립, 국내 기업 최초로 구글에 매각해 주목받았다.
노 대표는 티켓몬스터의 창립 시절 멘토 역할을 하며 국내 최대 소셜커머스 기업으로 성장하는 버팀목 역할을 했다. 소셜게임기업인 파프리카랩을 비롯해 10여 개 기업에 2억원 상당을 투자했다. 이들중 클래스메이트, 클럽베닛, 트레인시티 등은 두각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신현성 티켓몬스터 사장과 손잡고 '패스트트랙아시아'라는 벤처창업 지원투자사를 만들었다. 여기에는 미국 인사이트벤처파트너스와 스톤브릿지가 자금을 지원한다. 노 대표와 신 대표는 신생기업의 멘토 역할을 한다.
'김기사 내비게이션 앱'을 개발한 록앤올 박종환 대표는 "일반적인 벤처투자사들은 IPO 등 단기성과를 과도하게 주문해 벤처기업이 제대로 크지 못하는 반면 최근 벤처CEO들이 만들 투자사는 장기가능성을 보고 투자하는 것은 물론 실질적인 지원을 한다"고 평가했다.
다른 앱 개발사 대표도 "미국은 벤처성공을 경험한 수백명의 선배들이 신생벤처를 지원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돼 지속적으로 성공한 글로벌 IT기업들이 탄생할 수 있는 모태가 된 것"이라며 "한국 역시 성공한 벤처 CEO들이 후배양성에 뛰어들면서 제대로 된 벤처붐이 다시 한번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벤처창업을 성공하려면 상황에 따라 다르게 대처하는 변화가 아닌 자신만의 일관성 있는 합리적인 사람이 돼야 한다"며 "투자를 받을 때는 창업 경험자의 조언을 듣고, 이미 창업을 경험해본 사람들의 투자를 받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