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가입문턱 낮은 한국형 재간접 헤지펀드 '저울질'
펀드업계가 한국형 재간접 헤지펀드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최근 한국형 헤지펀드로 수백억원 규모의 개인 돈이 몰리고 있지만 가입문턱이 높아 일반 투자자의 접근이 쉽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재간접 헤지펀드는 헤지펀드 5개 이상에 재투자하는 펀드로, 최소 가입금액이 1억원이다. 반면 헤지펀드의 경우는 5억원 이상이 있어야 투자가 가능하다.
30일 증권업계와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대우증권은 다음 달 중순경 한국형 재간접 헤지펀드를 판매할 계획이다. 계열 운용사인 산은자산운용이 재간접 헤지펀드를 설정하고, 이를 대우증권이 판매하는 식이다. 이 펀드에는 한국형 헤지펀드 뿐 아니라 해외 헤지펀드도 일부 편입된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현재까지 나온 한국형 헤지펀드 전략이 대부분 '롱숏'으로 비슷비슷하다"며 "한국형은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트렉레코드(운용수익률)를 검증할 수 없어 해외물도 함께 섞는 방식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국내에 출시된 한국형 12개 헤지펀드 가운데 11개가 롱숏 전략을 펴는 것으로 전해졌다. 롱숏은 주식이나 채권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 매수하고, 하락하면 공매도해 수익을 추구한다. 국내와 해외를 섞어 '닮은꼴' 헤지펀드의 약점을 보안하겠다는 것.
삼성증권도 하나UBS자산운용과 손잡고 재간접 헤지펀드를 판매할 계획이다.
다만 하나UBS자산운용은 재간접 펀드에 편입될 펀드 선정을 스스로 하지 않고 증권사 펀드리서치에 아웃소싱 하게 된다. 하나UBS자산운용이 재간접과 별도로 싱글 헤지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탓에 개별 펀드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하기 위해서다.
헤지펀드 인가를 받지 못한 중소형 운용사도 재간접 헤지펀드 운용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 중소형 운용사 관계자는 "헤지펀드 운용사가 재간접까지 운용할 경우 경쟁 운용사가 전략 노출을 꺼려 자사 헤지펀드 편입을 원치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싱글 헤지펀드를 운용하지 않는 중소형 운용사가 재간접을 운용한다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개인 뿐 아니라 거액을 쥔 법인에서도 재간접 헤지펀드 투자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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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출시된 헤지펀드로는 최근 거액 자산가들이 몰리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삼성 H클럽 에쿼티 헤지 제1호'의 설정액은 현재 710억원이며, 이 가운데 개인자금이 280억원에 달한다.
펀드업계는 재간접 펀드를 통해 가입 문턱을 5억원에서 1억원으로 낮추면 자금 유입이 더 많아질 걸로 기대한다. 하지만 일각에선 한국형 헤지펀드에 대한 수요가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재간접 헤지펀드는 '시기상조'라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트렉레코드가 없다보니 싱글이든, 재간접이든 초기에 '불'이 붙지는 않을 것"이라며 "더구나 재간접 헤지펀드의 경우 작년에 판매된 해외 상품 수익률이 좋지 않아 개인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일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글로벌 헤지전략 펀드 가운데 Tops글로벌알파 1[주혼-재간접](종류A)와 PCA글로벌알파특별자산I- 1[외국환-파생]Class A의 연초이후 수익률은 2.16%, 2.98%를 기록한 반면 동양멀티마켓CTA 1[주혼-재간접]ClassA와 미래에셋맵스넥스트드림자[주혼-재간접]종류A는 각각 -0.82%, -0.05%로 국내 주식형펀드(6.66%) 대비 크게 부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