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로드] 현금 1000억불 2/3 해외 보유 세금 '3%', 배당받는 투자자는 15% 세금
세계 최대 IT(정보기술)기업 애플이 19일(현지시간) 배당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17년 만이다.
애플은 오는 7월부터 분기에 주당 2.65달러씩, 연간 10.60달러를 배당금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배당금 지급으로 애플은 연간 100억달러 정도의 현금을 쓰게 된다.

현재 약 1000억달러에 달하는 현금을 보유한 애플로서는 연간 100억달러 규모의 배당금 지급이 그리 큰 부담이 되지는 않는다. 애플의 지난해말 기준 현금보유량은 세계 최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를 통째로 사고, 연이어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 GM을 사고도 남는다.
또한 애플에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현금창출능력이 있다. 애플은 지난해(9월 결산)만 310억달러의 현금이 늘었고, 특히 2011년 마지막 3개월 동안 매주 10억달러 이상의 이익을 냈다.
그런데 엄청난 규모의 현금보유와 현금창출능력 뒤엔 애플이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이익에 대해 고작 3%도 안되는 세금을 낸다는 '불편한' 진실이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언급된 번스타인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애플의 해외법인세율은 3%가 채 되지 않는다. 대부분 대기업에 적용되는 해외법인세율은 보통 13%에서 25% 사이다. 미국의 최고 법인세율은 35%다.
피터 오펜하이머 애플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최근 애널리스트와의 콘퍼런스콜에서 "애플이 해외에서 번 이익을 미국 내로 들여오면 애플(의 현금보유)에 큰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현재 애플은 전체 현금보유량의 3분의2가량을 해외에서 보유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애플과 구글 등의 주요 IT기업들은 지난해 국회에 로비를 벌여 해외에서 번 1조달러에 달하는 이익을 미국으로 회수할 때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법안을 마련해줄 것을 강력히 요청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 발표된 세금정의를위한시민연대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30대 순익 상위기업의 과거 3년간 법인세율은 0% 미만이었다. 세율이 0% 미만이라는 것은 오히려 정부로부터 환급받은 돈이 낼 세금보다 많았다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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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IPO(기업공개) 의향서를 제출한 세계 최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업체 페이스북도 2011년 발생 이익에 대해 연방 및 주정부에 세금 한푼 내지 않아도 된다. 애플은 배당금 지급을 발표한 19일 해외에서 보유 중인 현금이익을 미국으로 들여올 의향이 전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애플의 배당금 지급 발표의 최대 수혜자는 오히려 미국정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배당금을 받은 투자자들이 배당소득에 대해 15%의 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정부로선 애플의 배당금 발표로 전혀 예상하지 못한 연간 15억달러 규모의 세수가 증가하는 혜택을 고스란히 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