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손' 몰리는 헤지펀드, "6개월 투자정보 못줘" 논란

'큰 손' 몰리는 헤지펀드, "6개월 투자정보 못줘" 논란

권화순 기자
2012.04.09 07:00

헤지펀드 출범 3개월만에 5500억 돌파, 운용사 6개월 투자정보 비공개 추진

한국형 헤지펀드가 출범 석 달 만에 5500억원대로 덩치를 키웠다. 그동안 계열 금융사나 증권사의 시드머니(종자돈) 지원으로 규모를 키웠다면 최근에는 개인 투자자 '뭉칫돈'이 유입되면서 헤지펀드 정보 공개 범위를 두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현행법상 투자자들이 정보 공개를 요구할 경우 운용사가 이를 거절할 근거가 희박하다는 것. 운용업계는 해지펀드 특수성을 감안해 최소 6개월 이내 투자 내역에 대해선 접근을 차단토록 법 개정을 요청했지만 '알 권리 침해'란 반박도 만만치 않다.

◇6개월간 투자 내역 비공개 추진=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헤지펀드 운용사들은 최근 금융당국에 헤지펀드 정보를 공개하지 않을 수 있는 근거 규정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현행 자본시장법상(제249조2항) 투자자가 헤지펀드 장부서류 열람 청구권을 신청하면 특별한 사유가 없을 시 투자 내력을 공개해야 한다. 물론 시행령이 정한 사유가 명백하면 거절할 수 있으나 입증 책임이 운용사에 있는 탓에 사실상 거절을 하지 못한다는 게 운용업계의 설명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헤지펀드는 일반 펀드와 달리 유동성이 낮거나 장외거래를 주로 하거나 주식차입 및 현금차입을 통한 레버리지 투자를 하는 고위험 전략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운용 특성상 만약 투자 내역이 공개된다면 악용할 소지가 크고, 이렇게 되면 펀드 수익률이 나빠질 수 있어 투자자 피해로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운용업계는 최소 6개월 이내 투자 내역에 대해선 비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말 헤지펀드 출범 당시만 해도 계열사나 프라임브로커(PB)의 투자금이 대부분이라 정보공개 부담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개인의 뭉칫돈이 유입되면서 정보의 외부 유출 우려가 커졌다.

삼성자산운용의 1호 펀드인 '삼성 H클럽 에쿼티헤지펀드'의 설정액 828억원 중 개인 자금이 301억원에 달하고, 2호 펀드 '삼성H클럽 멀티스트레티지펀드'는 359억중 가운데 개인자금이 259억원으로 대부분(72.14%)을 차지한다.

삼성증권(97,800원 ▲3,200 +3.38%)관계자는 "사모펀드라 운용보고서를 따로 만들 필요는 없지만 고객들이 요청하면 운용사에 그때그때 정보를 달라고 한다"면서 "투자 종목의 경우는 2개월 전 내역을 구두로 공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헤지펀드 매니저는 "우정사업본부나 국민연금 등 대형기관이 투자를 개시할 때 투자 내역 공개를 요구하면 어느 운용사가 거부할 수 있겠냐"며 "지금도 판매사에서 수시로 정보를 요구해 거절하느라 진땀 빼고 있다"고 귀띔했다.

◇펀드매니저 교체, "장기성과 보라더니···"=일각에선 투자자의 알권리가 침해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법적으로 헤지펀드 정보 비공개를 정한 나라는 전무하다"면서 "글로벌 헤지펀드들도 최근에는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정보를 공개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계약서상 정보 공개를 제한할 수 있단 내용을 넣으면 되는데, 그런 문구를 넣으면 초기 시장 선점에 어려움이 있을 걸로 보는 것 같다"면서 "너무 손쉽게 영업하려고 하는 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수익률 비공개로 인한 검증 차단 논란도 여전하다. 공모 펀드의 경우 금융투자협회를 통해 매일 설정액과 기준가가 공개되고 있지만 헤지펀드는 투자전략과 투자자산 비중 등 제한적인 정보만 금융감독원에 1개월에 한번 씩 보고하고 있다.

17개 헤지펀드 중 수익률 최하위를 달리고 있는 한화자산운용의 경우 선임 매니저가 최근 신한금융투자로 이직했다. 당초 수익률 비교 경쟁을 자제하고 장기성과를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하지만 출시 4개월도 안 돼 매니저가 교체되면서 '도덕적해이' 논란이 일었다. 한화운용의 헤지펀드 수익률은 -5%수준으로, 1위인 삼성운용 1호 펀드 수익률(4%수준)과 큰 차이가 났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권화순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권화순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