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아트@머니/ 최고경매가 미술작품은?
미술시장이 뜨겁다. 1000억원짜리 미술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미술품 한점을 팔아서 미술관을 지을 수 있을 정도다. 실제로 이 같은 계획을 내놓았다. 비공개 시장에선 3000억원에 달하는 미술품도 등장했다. 이곳에선 1억달러 이상 거래가 상당히 많다.
중동지역을 미술과 문화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카타르 오일머니가 미술시장의 중심에 서 있다. 중국 부호들도 글로벌 미술시장에 뛰어들어 글로벌 미술시장은 어느 해보다 뜨겁다.
한국 미술시장은 2007년이 최호황기였다. 2007년에 세워진 최고가 기록이 여전히 깨지지 않고 있다. 최고가 톱10 가운데 6개 작품이 2007년에 세워진 기록들이다. 가장 비싼 작품은 박수근의 빨래터로 45억원에 낙찰된 바 있다. 한국 미술시장에선 언제쯤 최고가 경매기록 경신이 이뤄질까. 미술애호가들의 최대 관심사다.


뭉크의 '절규'
◆ 뭉크의 '절규', 최고경매가 경신
최근 미국 소더비경매에서 노르웨이 화가 에드바르 뭉크의 '절규'가 1억1992만달러에 낙찰돼 미술시장 역사상 최고경매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화로 약 1335억원이다. 파스텔로 그려진 이 작품은 뭉크의 대표작이란 점에서 경매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특히 카타르 왕족이 구입에 적극적이란 말이 돌면서 경합이 뜨거워졌다. 8000만달러의 추정가로 경매를 시작했으나 7명의 입찰자가 12분간 호가 경쟁을 벌인 끝에 1억달러가 훌쩍 넘는 가격에 낙찰됐다.
뭉크가 그린 '절규'는 모두 4점으로 만들어졌다. 파스텔 2점, 유화 2점이다. 이 가운데 3점은 박물관이 소유하고 있으며 1점만 민간이 소유하고 있었는데, 이 작품이 시장에 나온 것이다.
경매에 나온 '절규'는 뭉크의 친구이자 후원자였던 사업가 토마스 올센의 아들 페테르 올센이 소장했다가 내놓은 작품이다. 토마스 올센은 뭉크로부터 이 작품을 직접 받았다고 전해진다. 페테르 올센은 뭉크의 작품을 판매한 대금으로 미술관과 호텔을 짓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림 한점이 미술관과 호텔을 짓고도 남을 정도다.
종전까지 최고경매가 기록을 갖고 있었던 작품은 피카소의 '누드, 녹색잎과 상반신'이다. 2010년 5월 뉴욕 크리스티경매에서 판매된 이 작품은 1억650만달러에 팔렸다. 2010년 이전엔 피카소의 또 다른 작품인 '파이프를 든 소년'이 최고가 미술품 자리를 오랫동안 유지했다. 2004년 소더비 뉴욕경매에서 판매된 '파이프를 든 소년'은 1억41만달러에 팔려 당시 첫 1억달러 돌파 작품으로 화제를 모았다.
1억달러 경매가를 보이는 또 다른 작품은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걸어가는 사람'이란 조각작품이다. 2010년 2월 소더비 런던경매에서 1억432만달러에 낙찰됐다. 자코메티는 앙상한 뼈만 남은 인체의 모습을 형상화한 작품으로 유명하다.
구스타프 클림트의 '아델리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이 8793만달러로 최고가 기록 5위를 보이고 있으며 프란시스 베이컨의 '삼면화'(8628만달러) 중국 도자기인 '투각청자화병'(8592만달러) 피카소의 '도라 마르의 초상'(8342만달러) 빈센트 반 고흐의 '가셰 박사의 초상'(8250만달러) 클로드 모네의 '수련'(6621만달러) 등이 초고가 경매 기록 10위 안에 드는 작품들이다.

피카소의 '누드, 녹색잎과 상반신'
독자들의 PICK!
◆ 비공개 시장에선 3000억원대 거래도
비공개 시장에선 1억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거래가 종종 있다. 지난해 카타르 왕족이 사들인 세잔 '카드놀이하는 사람들'은 2억5000만~3억달러에 거래된 것으로 전해진다. 비공개 거래여서 정확한 값은 공개되지 않았다.
세잔의 '카드놀이하는 사람들'은 그리스 선박재벌인 조지 엠브리코스가 소유하던 작품이다. 지난해 겨울 사망한 엠브리코스는 몇해 전부터 이 작품의 매각을 타진해왔다. 미술품 딜러인 윌리엄 액쿼벨라와 래리 가고시안이 매각을 주관했다. 애초에 2억2000만달러 수준에 매각을 의뢰했으나 카타르 왕족이 오히려 더 비싼 값인 2억5000만달러를 제시해 새로운 주인이 됐다. 거래대금이 3억달러에 달한다는 설도 있다.
카타르가 이 작품을 사들인 것은 2014년 재개장이 예정돼 있는 카타르 국립미술관에 전시하기 위해서다. 카타르는 문화산업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08년 이슬람 예술박물관을 오픈했고 2010년에 카타르국립미술관을 잇달아 열었다. 카타르국립미술관엔 세잔의 '카드 놀이하는 사람'을 비롯해 앤디 워홀, 데미안 허스트 등 유명작품들이 대거 전시될 예정이다.
28세의 셰이크 알-마야사 빈트 하마드 빈 칼리파 알타니 공주가 미술관 재개장 등 문화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2월 카타르에서 열린 '무라카미 다카시전'도 알-마야사 공주가 주관했다. 카타르는 지난해 크리스티 회장을 지낸 에드워드 돌만을 미술관장으로 영입하는 등 미술산업에 대한 끝없는 탐욕을 보이고 있다.
◆ 한국 미술시장에선 45억원이 최고가
한국 미술시장에선 2007년에 세워진 45억원의 경매가가 최고가 기록이다. 2007년 5월 서울옥션에서 낙찰된 박수근의 '빨래터'는 낮은 추정가 35억원을 훌쩍 뛰어넘어 45억2000만원에 낙찰됐다.
'빨래터'는 군관련 사업을 하느라 한국에 체류했던 미국인 소장자가 박수근에게 물감과 캔버스를 지원하자 박수근이 고마움의 표시로 직접 건넨 작품이다. 가로로 긴 화면에 흰색과 분홍, 노랑, 민트 등 다채로운 색상의 저고리를 입은 여인 6명이 냇가에 줄줄이 앉아 빨래를 하고 있는 옆모습이 그려져 있다.
뒤를 잇는 작품은 이중섭의 '황소'로 2010년 경매시장에 등장, 35억6000만원에 낙찰됐다. 개인 미술관이 구매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 미술시장의 고가기록은 2007년에 세워진 것이 많다. 최고 경매가 3위는 2007년 5월 서울옥션 경매에서 낙찰된 김환기의 '꽃과 항아리'로 30억5000만원에 낙찰됐다. 앤디 워홀의 '자화상'(27억원)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회색구름'(25억2000만원) 박수근의 '시장의 사람들'(25억원) 박수근의 '농악'(20억원)이 모두 2007년에 낙찰된 미술품들이다.
미술시장의 관심은 한국 미술시장의 최고가 경매기록이 언제쯤 깨질 것이냐다. 유럽 금융위기를 벗어나면서 글로벌 미술시장은 호황기를 되찾은 반면 한국 미술시장은 회복속도가 더디다. 개인, 기업, 미술관, 화랑 등이 미술시장의 저변을 넓히는 노력을 기울이고 정부의 문화산업 육성 정책도 절실하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3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