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개념 대국민 절전운동 '국민발전소']<상>모든 경제주체 참여한 생활속 '전기절약'
지난 6월21일 오후 2시. 전국에 사이렌이 울렸다. 그 순간 서울 중구 덕수궁 일대 신호등이 완전히 꺼졌다. 회현동에 있는 신세계 백화점 본점도 조명을 비롯해 에어컨, 공조기 등 모두 전원이 나갔다. 마포구 염리동 삼성래미안 아파트에선 정전으로 승강기가 멈췄다. 건국 이래 최초로 '정전대비 대응훈련'이 전국에서 진행된 것이다.
서울 등 전국 7개 도시 28개소에선 실제 단전이 이뤄졌고, 정부가 만든 매뉴얼에 따라 국민들은 침착하게 대응했다. 예비전력이 60만kW까지 떨어지는 상황(심각단계)을 가정했다. 대규모 정전사태인 '블랙아웃'을 염두에 둔 훈련이었다. 이날 20분 동안 진행된 정전훈련으로 548만kW의 전기를 아꼈다. 50만kW급 화력발전소 11기에 해당하는 전력량이었다.
이날 훈련은 지식경제부와 에너지관리공단(에관공) 등 전력당국이 새롭게 만든 절전운동 '국민발전소' 건립 행사의 하이라이트였다. '국민발전소'란 국민들이 전기 절약을 하면 발전소를 짓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갖는다는 의미로, 정부가 추진하는 새로운 개념의 절전 프로젝트다. 실제 훈련 10분 만에 실제 예비전력은 989만kW로 절전 효과가 극에 달했다.

지경부와 에관공은 지난달 14~21일 일주일 동안 '제1기 국민발전소 건설 주간'을 운영해 하계 전력수급 상황의 심각성을 알렸다. 또 적정 냉방온도(26도, 판매시설은 25도) 준수, 문 열고 냉방하는 행위 근절, 엘리베이터 운행 제한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 서비스업계, 시민단체 등 모든 국민들이 참여하는 절전 운동을 펼쳤다.
통상 7월부터 진행한 절전 운동이 이처럼 한 달이나 앞당겨진 이유는 뭘까. 이른 무더위 탓이었다. 에관공이 지난 5~6월 두 달간 낮 최고기온과 최대전력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낮 최고기온이 1도 상승할 때 최대전력은 약 60만kW가 상승하는 추세를 보였다. 전국 수은주가 30도에 육박하는 등 무더운 날씨 탓에 전력 수요가 급증, 예비전력은 심각할 정도로 뚝 떨어졌다.
이 기간 동안 전력예비율이 10% 이하를 기록한 게 총 33일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10% 이하로 떨어진 것이 불과 2일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5배가 넘는 수치다. 특히 하계 최초 전력예비율이 10%이하를 기록한 것 일자가 지난해엔 6월20일(7.8%)이었지만 올해는 5월2일(7.1%)로 50일 가량 앞당겨졌다.
이러다 보니 정부에선 새로운 절전운동이 필요했다. 전력공급을 단시간에 크게 늘릴 수 없는 탓에 실질적으로 정부의 에너지정책을 뒷받침해주는 절전운동이 절실했던 것이다. 지경부와 에관공은 '1기 국민발전소' 성공을 바탕으로 16일부터 20일까지 5일 동안 '국민발전소'를 또 짓기로 했다. '생활 속 참여형 절전운동'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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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증수 에관공 이사장은 "국민발전소를 비롯해 절전 실천요령인 '아싸, 가자!'가 짧은 시행 기간에도 에너지절약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며 "국민발전소 성과를 바탕으로 절전운동이 국민 저변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주부와 학생 등 일반인과 홍보전문가, 에너지 분야 시민단체, 전기 분야 교수 등 10명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는 이날 '제2기 국민발전소 건설주간' 첫 행사로 홍석우 지경부 장관과 향후 국민발전소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 앞으로 매월 회의를 개최해 국민발전소 건설운동과 관련, 사회 각계각층과 소통 및 공감 창구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서울 중앙우체국 등 전국 220여 총괄 우체국에선 '국민발전소' 건설 우체국 홍보단 발대식이 열렸다. 전국 우편 차량 3800여대 및 이륜차 1만4200여대는 '아싸! 가자' 캠페인 포스터를 부착하고 운행함으로써 국민발전소 건설 운동을 적극 홍보했다. 1만6000여 명의 집배원들도 전국 구석구석을 누비며, 절전 실천요령을 전했다.
지경부와 에관공은 국민발전소 건설을 통해 절전 동참 저변을 확대하고, 이미 확인된 국민들의 절전에 대한 관심을 실생활에 적용토록 독려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국민발전소 건설을 뒷받침하기 위한 핵심 정책 과제로 지능형 전력망(스마트그리드) 조기구축, 전력저장장치 보급을 선정하고 세부 정책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다.
홍 장관은 "2기 국민발전소는 1기 국민발전소 건설 주간에 이미 확인된 우리 국민들의 절전 역량이 생활 속에서 실천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다함께, 손쉽게 짓는 국민발전소 건설이 될 수 있도록 국민들의 동참을 기대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