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선물고민, 이젠 어린이집·유치원까지

스승의 날 선물고민, 이젠 어린이집·유치원까지

정영일 박소연 기자
2013.05.14 15:18

#1회사원 오모씨(41)는 아들을 처음 어린이집에 보낸 2011년 스승의 날 선물을 하지 않았다가 마음의 상처를 크게 입었다. 3살짜리 아이가 기가 죽어 돌아왔기 때문이다.

몰래 창 밖으로 어린이집을 넘어서 보고, 다른 부모 등을 통해 알아보니 스승의 날 에 전달하지 않은 '선물' 때문에 선생님들이 아들을 매번 뒷자리에만 앉게 하고 홀대한 것을 알게 됐다. 그 후 오씨는 매년 스승의 날이면 어린이집에 30만원 상품권을 준비해 원장에게 전달했다.

#2회사원 정모씨(37)는 스승의 날을 앞두고 한참을 고민했다. 14개월된 딸아이를 보내고 있는 어린이집 선생님들에게 어떤 선물을 할지 망설여졌기 때문이다. 주변에서는 간단한 목욕용품 세트를 많이 선물한다고 들었지만 불안했다.

돌을 갓 지난 아기를 맡기고 있는 상황에서 혹시 선물을 부실하게 보냈다가 선생님들이 아이를 소홀히 대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결국 유명 백화점 상품권 10만원권 2장을 선물하기로 결정했다.

스승의 날(15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14일 초·중·고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학부모는 물론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고 있는 부모들도 선물 고민이 한창이다. 최근 어린이집 학대사건이 잇따르며 부모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현재 국내 최대 규모 육아전문 인터넷 카페 맘스홀릭에서 '스승의 날'로 검색을 해본 결과 5월 이후에 작성된 것만 500개 이상의 게시글이 검색됐다. 맘스홀릭은 영·유아 자녀를 둔 엄마들이 주로 활동하는 카페다.

게시글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선물은 어느 정도를 준비해야하는지가 주를 이뤘다. 직접 전달해야하는지, 문화센터 등 기타 시설의 선생님들을 위한 선물도 준비해야하는지 등을 묻는 질문도 눈에 띄었다.

최근 베스트베이비 의뢰로 육아일기 서비스업체 맘스다이어리가 회원 633명을 대상으로 '어린이집과 유치원 교사 선물'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64.0%가 이번 스승의 날에 선물하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스승의 날 선물로 무엇이 적당하다고 생각하나'는 물음에 핸드크림이나 립글로스 등 '부담 없는 화장품'(53.1%)이 1위로 꼽혔고 '다른 교사들과 나눠먹을 수 있는 과자나 차'(19.6%), '덧버선·앞치마 등 어린이집에 필요한 물품'(10.7%)등이 뒤를 이었다.

적당한 선물 가격은 1만~3만 원(60.98%)이 1위로 뽑혔고 그 뒤로는 3만~5만 원(22.43%), 1만 원 미만(12.64%), 5만~10만 원(3.32%),10만 원 이상(0.63%)순이었다. 선물을 고를 때 가장 고민하는 것은 '교사의 마음에 들지 걱정된다(56.24%)'였으며 '다른 학부모들의 선물과 비교될까 걱정된다'(24.01%)도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어린이집이나 유치원도 초중고교와 마찬가지로 '선물 안받기'를 공식 선언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교사들 사이에서는 이같은 사회 분위기를 탐탁치않게 생각하는 분위기도 나타나고 있다.

어린이집 교사 경력 8년차인 조모씨(32·여)는 "우리 어린이집의 경우 올해부터 스승의 날 선물을 받지 않는다는 공지가 나갔다"며 "그러나 말 한마디라도 성의있게 하지 않고 아이를 딸랑 맡기는 부모님들을 먼저 챙길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모 초등학교 부설 유치원교사 2년차인 손모씨(31·여)는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강남 사립 유치원들은 선물이 어마어마하다고 들었다"며 "아이가 꼬물꼬물한 글씨로 손편지를 써오거나 꽃한송이라도 사오면 아무래도 정이 더 가게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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