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의 명가(名家) 신영증권, 팀 자산관리 서비스로 증권업계 '군계일학'
투자자가 어떤 펀드에 가입하느냐에 따라 펀드수익률이 달라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면 '어디에서' 펀드에 가입하느냐도 수익률에 영향을 미칠까.
1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펀드판매잔액 1000억원 이상 판매사의 국내 주식형펀드 1년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신영증권이 10.16%로 1위를 차지했다. 신영증권이 판매한 전체 펀드의 평균수익률이 10%를 넘었다는 뜻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수익률이 0.006%인 것과 비교할 때 벤치마크를 훌쩍 웃도는 성과다.
펀드판매사 수익률 2위는 한국투자증권(7.98%)이, 3위는 KB투자증권(7.28%)이 차지했다. 국내 최대 규모(약 10조원)의 펀드판매사인 KB국민은행은 5위로 2.96%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펀드판매잔액이 1000억원 이상인 45개 판매사 가운데 펀드의 평균수익률이 2% 이상인 곳은 7개에 불과했다.

◇최고의 펀드만 엄선해 판다=신영증권은 증권업계에서 '메이저'에 속하는 대형증권사도 아니고 금융그룹 계열도, 대기업 계열도 아니다. 그럼에도 신영증권이 수익률 좋은 펀드를 엄선해 판매한 비결은 장기간 축적된 자산관리 역량에 있다.
원국희 신영증권 회장은 2002년 주식위탁매매 방식의 무리한 약정경쟁이 고객과 회사에 모두 해가 된다고 판단하고 전사 영업을 자산관리로 전환하는 결단을 내렸다. 이후 신영증권은 단기 수익보다 고객과 장기 신뢰관계에 중점을 두는 영업을 실천해왔다. 이 결과 증권가에서 브라질채권이 엄청난 인기를 끌 때도 팔지 않았다. 헤알화의 방향성을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신영증권은 최고경영진이 주도하는 상품전략협의회에서 판매할 상품을 엄선한다. 지난 봄에는 판매 승인을 받은 한 펀드가 STX 계열사 채권을 편입한 사실을 알고 즉각 조치를 요구하기도 했다. 수익 때문에 불필요한 리스크를 지기보다 고객의 자산을 지키는데 방점을 두는 신영증권의 철학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해당 펀드는 결국 STX 채권을 모두 매도했고 STX 계열사 법정관리로 인한 충격을 피할 수 있었다.
이런 리스크관리 노력은 불황에 돋보이는 성과로 돌아왔다. 지난 1분기(4~6월) 신영증권은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259억2600만원으로 증권업계 1위에 올랐다. 순익 기준으로는 대형사인 한국투자증권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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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치면 산다" 팀 자산관리 '혁명'=지난해 원종석 신영증권 사장은 자산관리영업 도입 10주년을 맞아 세대별 자산관리 서비스인 '플랜업'을 선보였다. 플랜업 자산관리는 인간의 인생을 4단계로 나눠 각 시기에 맞는 자산관리 방법을 제시하는 서비스로 자녀를 둔 베이비부머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올해 도입한 '팀 자산관리 서비스'도 고객 수익률 제고에 도움이 됐다. '팀 자산관리'란 PB(프라이빗뱅커) 한 사람이 아니라 하나의 팀이 특정 고객의 자산관리를 책임지는 서비스를 말한다. 주식을 잘하는 직원, 채권전문 직원, 세무에 능통한 직원 등 다양한 직원이 팀으로 뭉쳐 고객 한 사람을 응대하는 것이다.
팀 자산관리 서비스는 사실 모험에 가까웠다. 전통적인 개인 브로커리지 위주의 주식 영업 관행에서 탈피해 새로운 자산관리를 체득한다는 것이 영업직원들에게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개인의 성과를 팀 성과로 대체하는 부분도 논란이 있었다.
하지만 신영증권의 시도는 직원들의 호응으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 결과 올해 5월 '팀 자산관리 서비스'를 시행한 후 두달 만에 5000계좌가 증가했다. 고객 수익률도 개선됐다.
신영증권의 자산관리는 상품전략협의회와 리스크관리위원회에서 시황별 상품포트폴리오를 분석, 고객에게 특정 상품을 권하는 방식이 아니라 안정적인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신요환 리테일사업본부 전무는 "하루하루의 브로커리지 수익을 중시하는 증권업계에서 고객의 장기 수익률을 지켜간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신영증권은 말이 아니라 실천으로 보답하는 고객 자산관리의 동반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