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정부 AI 대응 비논리적" 맹비난

AI(조류독감) 앞에 정부가 보인 근거없는 '철새탓' 무자비한'살처분'에 비판이 거세다. 6일 동물보호시민단체들과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환경운동연합 등은 성명을 내고 정부의 AI 대응이 비논리적이었다고 강력히 질타했다.
이날 성명에서는 "동물을 대하는 한국사회의 태도가 한국의 품격이고 지속가능성임을 기억해야 한다"며 "정부는 AI 대응시 동물복지를 고려하고 공장식 축산 등 근본적인 문제를 성찰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지난 16일 전북 고창 오리 농장에서 시작된 AI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21일 동안 가금류 280만 마리를 살처분했다. 이 과정에서 동물을 산 채로 매장하는 등 동물복지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고 환경보호단체들은 지적했다.
한국 등 전세계 178개국이 가입한 세계동물보건기구(OIE) 규약에 따르면 동물 전염병 발생 시 살처분 과정에서 동물복지는 중요 고려 대상이다. 국내 동물보호법 및 AI 긴급행동지침에는 도살 시 고통을 최소화하라는 내용만 다루고 있을 뿐 살처분 과정에서 야기될 수 있는 동물복지 저해요인은 언급하지 않고 있다.
환경연합은 "살처분 담당 공무원조차 조류인플루엔자 긴급행동지침에 따른 살처분 기준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며 "오리가 살아있는 채로 자루에 담기고 매몰되는 등 산 채로 생매장 하는 모습은 여전했다"고 질타했다. 살처분을 담당한 공무원이나 군인 등에게 발생할 2차피해에 대한 고민 또한 없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환경단체들은 AI의 원인을 '철새탓'으로 돌리는 것은 비논리적인 '회피책'이라고 입을 모았다. 철새 도래 시기와 철새 AI 발병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철새가 AI를 몰고 왔다는 정부 주장은 앞뒤가 안 맞는다는 설명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AI 원인 조사에서 비위생적으로 밀식 사육되는 가금류 실태나 출처 불명의 외국산 사료의 영향, 수입된 종란이나 종오리 문제 등은 조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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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연합은 "지난 3일부터 현재까지 AI 양성으로 밝혀진 닭오리 사육 농가 13건 가운데 철새로부터 감염됐다는 경로를 밝힌 사례는 단 하나도 없다"며 "결국 AI가 전국으로 확산한 것은 철새탓을 하며 다른 전염 경로를 전혀 조사하지 않은 농림부의 무능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문제는 인간이 만든 인위적인 공장식 밀집 사육축산"이라면서 "연구결과 저병원성 바이러스가 공장식 농장에 유입될 경우 몇시간 이내에 고병원성 바이러스로 변이하는 양상을 보였다"고 전했다.
세계동물보건기구(OIE)가 발표한 고병원성 AI 발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베트남, 태국, 방글라데시, 루마니아, 인도네시아, 네팔, 터키 등에 이어 세계에서 11번째로 AI 발생건수가 높았다. 이를 근거로 환경단체들은 '후진국형 축산정책'에서 AI가 비롯됐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이제라도 철새를 인간과 함께 공존해야할 존재로 인식해야 한다"며 "생물다양성 사업 확대 등을 통해 철새들에게 안전한 공간을 확보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