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금융취약계층 1120만명…500만명 불법시장 내몰려

[단독]금융취약계층 1120만명…500만명 불법시장 내몰려

박종진 기자
2014.02.11 05:30

7등급이하, 연 2000만원미만, 고금리 이용자 총 1120만명…500만명 사각지대

제도권 금융기관을 이용하기 어렵거나 돈을 빌리더라도 비싼 이자를 물어야하는 우리나라 저신용, 저소득 금융취약계층이 모두 1120여만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약 600만명은 서민금융을 공급받고 있지만 나머지 500여만명은 제도권 대출을 전혀 받지 못하는 금융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최근 수년간 지속적으로 저신용자 차주 비중이 줄어드는 등 서민들이 갈수록 돈 구하기가 어려워져 서민금융 지원 강화가 절실하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작년 말 나이스(NICE) 신용평가정보 기준 신용등급 보유자 4230만명 중 7등급 이하 저신용자는 559만명으로 집계됐다. 신용등급 1~6등급이지만 연소득이 2000만원 미만인 저소득자는 451만명이다.

저신용·저소득층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연 20% 이상 고금리 자금을 쓰고 있는 사람들도 111만명에 달했다. 이들 세 그룹을 더하면 약 1120만명, 대한민국 금융취약계층의 규모다. 국민 4~5 명 중 1명꼴로 금융지원을 받아야할 처지라는 얘기다.

이 가운데 가계대출을 쓰고 있는 사람은 약 608만명으로 184조원(대부업체 포함)의 가계대출을 이용하고 있다. 등록 대부업체를 비롯해 어떤 식으로든 양성화된 업체에서 자금을 공급받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나머지 500만명 이상은 가계대출 잔액이 없다. 이들 중 상당수는 정상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리지 못하고 불법 사금융 시장으로 흘러갔을 가능성이 크다. 국민 10명 중 1명이 금융 소외층인 셈이다.

문제는 서민들에게 흘러가는 돈줄이 점점 더 막히고 있다는 점이다. 2010년 말 전체 대출자 중 7등급 이하 저신용차주의 비중은 22.7%였다. 그러나 매년 꾸준히 줄어 작년 말에는 18.5%까지 떨어졌다.

저신용·저소득층들이 제도권 금융사에서 지속적으로 밀려나고 있다. 대부금융협회가 작년 실시한 대부금융이용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신용도가 낮아 제도권 금융사에서 대출을 거절당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34%다.

대부업체라고 저신용자를 다 받아주는 것도 아니다. 작년 상위 5개 대부업체의 대출 승인율은 22%에 불과하다. 정식 등록된 대형 대부업체는 대출심사가 제법 깐깐하다.

게다가 대부업 최고금리도 연 34.9%로 내려간다. 중하위권 대부업체의 폐업 등으로 서민들의 돈 빌리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올해부터 서민금융상품인 햇살론의 정부 보증비율도 내려간다. 이 역시 서민금융 위축 요인이 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어느 곳에도 기대지 못하는 금융소외계층을 추려내 정밀한 지원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조만간 서민금융총괄기구를 설립해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지원을 대폭 확충할 계획이다.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서는 서민생활 안정이 필수 조건 인만큼 보다 체계적인 지원정책을 펼치겠다는 목표다.

한 전직 관료는 "단순히 자금지원만 해주는 게 아니라 취약계층이 자립할 수 있도록 채무·신용 관리 교육부터 취업교육, 일자리 알선까지 종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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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기자

재계를 맡고 있습니다. 개인이 잘되고 기업이 잘되고 그래서 나라가 부강해지는 내일을 위해 밀알이 되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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