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째 법안 방치하더니…CJ E&M 사태 자초

1년째 법안 방치하더니…CJ E&M 사태 자초

심재현 기자
2014.04.04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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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공개정보를 이용한 주식매매를 광범위하게 규제하는 법률 개정안이 1년 가까이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개정안 통과가 지연되면서 CJ E&M 실적정보 사전유출 사건 등 불공정거래에 대한 규제 공백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국회에 따르면 김재경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통법) 개정안은 공개되지 않은 투자 정보를 상장증권이나 장내파생상품 등 금융투자상품 거래에 이용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알려 이용하도록 하는 것을 금지하는 신설 조항을 담고 있다.

현행 자통법이 기업 내부자에게 미공개정보를 넘겨받은 1차 정보수령자만 규제한 것을 모든 정보수령자로 확장, 강화하는 내용이다. 시장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하고 불공정거래로 얻은 이익을 몰수·추징하는 처벌 조항도 담았다.

이 개정안은 그간 공공연하게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취한 시장의 관행을 근절하기 위한 조치로 마련됐다. EU(유럽연합)는 이미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취할 경우 1차 정보수령자뿐만 아니라 2·3차 정보수령자까지 제재하고 있다. 미국 역시 2000년 10월부터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공정공시규정(레귤레이션 FD)을 통해 특정인에게 투자정보를 미리 제공하는 행위를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문제는 개정안이 지난해 6월 국회에 제출된지 10개월 동안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하면서 불공정거래 규제 공백이 길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개정안은 발의 반 년만인 지난해말 소관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에 상정돼 소위원회에 회부됐지만 이후 진전이 없는 상태다.

시장에서는 국회의 직무 유기라는 말이 나온다. 애널리스트가 기업 IR(기업홍보) 담당자에게 받은 미공개정보를 펀드매니저에게 흘렸다 적발된 CJ E&M 실적 사전유출 사건도 개정안 통과가 늦어지면서 논란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사건으로 애널리스트와 IR 담당자 등 4명이 검찰에 고발된 반면 실질적으로 이 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거둔 펀드매니저는 현행법상 2차 정보수령자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어 징계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됐다면 불공정거래 근절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금융투자업계에 좀더 명확히 전달됐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애널리스트가 펀드매니저에게 미공개정보를 먼저 전달하는 관행은 반드시 고쳐야 하지만 아무런 사전 고지 없이 갑자기 감독을 강화하니 당혹스럽다"며 "현행법상 징계 대상이 모호하고 불공평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정윤모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CJ E&M 사건처럼 미공개정보가 일부에게만 미리 제공돼 부당이득을 거두는 거래로 이어지는 일이 반복되면 자본시장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며 "법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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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 특파원

머니투데이 뉴욕 특파원입니다. 뉴욕에서 찾은 권력과 사람의 이야기. 월가에서 워싱턴DC까지, 미국의 심장을 기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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