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 전자지급 결제업체 등 여전히 공인인증서 요구..의무 사용만 폐지됐을뿐
외국인들의 한국 온라인 쇼핑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던 공인인증서 의무 사용 규정이 결국 폐지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3월 규제개혁 끝장토론에서 외국인이 한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고 싶어도 공인인증서 탓에 살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 공인인증서는 고쳐야 할 규제의 대명사가 됐다. 실제로 꼬박 두 달만에 공인인증서 의무 규정은 사라졌다.
하지만 대통령의 지적에도 불구, 결제 보안인증시스템을 쥐고 있는 신용카드사들과 전자지급 결제업자(PG)들은 공인인증서를 대신할 만한 대체인증수단 개발을 꺼리고 있어, 공인인증서 없는 온라인쇼핑은 여전히 기대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기존 결제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카드사와 PG업체가 제 밥그릇을 지키려고 간편한 결제를 원하는 고객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인인증서요? 계속 쓰는데요!"=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0일 30만원 이상 카드 전자상거래시 공인인증서 사용을 의무화했던 '전자금융감독규정 시행세칙'을 개정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카드사와 전자지급결제대행업자(PG)들이 공인인증서 사용 여부를 자율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하지만 이 의무 사용 규정 폐지는 반쪽짜리라는 지적이다. G마켓과 옥션, 11번가 등 국내 오픈마켓 3사와 롯데닷컴 등 대형 온라인몰은 30만원 이상 결제 시 종전 그대로 공인인증서를 통한 보안인증 절차를 요구하고 있어서다. 공인인증서를 실질적으로 없애려면 이를 대체할 결제안전장치가 마련돼야 하는데 개발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A오픈마켓 관계자는 "결제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대체수단이 마련될 때까지 공인인증서를 계속 쓸 수밖에 없다"며 "신용카드사나 PG사로부터도 공인인증서 의무제 폐지와 관련해 아무런 의견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카드사도 입장은 다르지 않다. B카드사 관계자는 "공인인증서를 사용하지 않으면 보안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당분간은 계속 공인인증서를 사용하는 결제시스템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공인인증서를 대신할 결제안전수단 개발이 과연 가능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C카드사 관계자는 "보안성이 검증된 대체수단이 언제쯤 개발될 지 장담할 수 없는 상태"라며 "ARS 인증을 공인인증서와 병행해 사용하는 방법을 검토 중이지만 이마저도 도입 시기를 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해외에서 천송이 코트 사려면?=오픈마켓 등 대형 온라인몰은 공인인증서 대체수단 개발이 늦어지는 대신 간편결제시스템을 확충해 결제 불편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오픈마켓 11번가의 '페이핀'을,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스마일페이'를 운영하고 있다. 페이핀이나 스마일페이를 이용하면 카드번호를 최초 한번만 입력하면 이후부터는 휴대폰 인증만으로 온라인 결제가 가능하다. 액티브X 등 별도의 프로그램 필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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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간편결제 역시 근본 대책은 아니라는 지적이 많다. 간편결제도 30만원 이상 결제할 때는 공인인증서를 의무 사용해야 하는 데다 소셜커머스나 소규모 온라인몰은 이마저도 도입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