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출산휴가 등 모성보호급여 95%가 실업기금서 전용…국회, 법 개정 움직임

정부가 출산전·후 휴가 및 육아휴직 등 모성보호사업 정책을 매년 확대시행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예산 확충이 뒷받침되지 못해 고용보험기금 실업급여(이하 실업기금) 계정에서 비용이 충당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국회 등에 따르면 현재 정치권에선 고용보험기금 건정성을 위해 여성보호급여에 대한 국고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남녀고용평등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8조에 따르면 출산 전·후 휴가급여 등 모성보호급여를 지급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은 국가재정이나 사회보험에서 분담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출산전·후 휴가 및 육아휴직과 같은 모성보호사업에 실업기금을 끌어다 쓰고 있다. 모성보호사업에 들어가는 사회보험은 원칙적으로는 국민건강보험에서 지출해야하는 것이 맞지만, 2001년 육아휴직급여제도를 도입할 당시 사회보험기금 중 재정상태가 상대적으로 좋았던 고용보험기금에서 끌어서 쓰던 관행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 사이, 2002년 250여억 원이었던 모성보호사업 급여는 지난해 6500여억 원까지 늘어났다. 모성보호사업에 들어가는 실업기금 액수도 천문학적으로 늘었다. 아울러 육아휴직 급여 상승, 육아휴직 대상 확대, 아빠육아휴직제 도입 등과 같은 정책이 시행됨에 따라 모성보호사업으로 전용되는 실업기금 액수는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2006년 5조5398억 원이었던 실업기금 적립금은 2012년 1조7222억 원으로 급감했다. 결국 실업기금은 법정 적립금조차 채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용보험법에 따르면 실업기금은 대규모 실업사태에 대비, 지출액 대비 1.5~2배의 적립금을 보유토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육아휴직 급여 등 건강보험으로 이관 △고용보험기금 내 모성보호 계정 신설 △부모보험 신설 등의 대안이 제기되고 있지만 논의가 진전되고 있진 못하다.

상황이 이렇자 국회에선 실업기금의 모성보호 급여로의 전용을 막는 방안이 추진 중이다. 한정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모성보호급여 비용의 40% 이상을 일반회계에서 지급하도록 하는 내용의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지난해 11월 발의한 상태다.
아울러 같은 당 장하나 의원 역시 실업기금의 모성보호 급여로의 전용을 막기 위해 관련 법 발의를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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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재 한 의원의 개정안은 소관 상임위인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잠자고 있다. 지난 2월 법안소위에 회부됐지만, 다른 사안들에 밀려 아직 제대로 된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한 것이다.
정부는 당장 수천억 원의 재정 부담을 이유로 개정안 통과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노위 야당관계자는 "정부가 모성보험사업 정책을 매년 확대 시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실업기금에서 비용을 끌어다 쓰는 것은 문제"라며 "정부 예산이 아닌 기금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관련 예산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회 관계자 역시 "모성보험급여 일반회계 분담비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 있는 것은 감안해야 한다"면서도 "7000억원 상당까지 육박하는 모성보호급여에는 상당히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개정안의 취지를 반영한 점진적인 노력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