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이름·목소리…'퍼블리시티권', 법으로 명확히

얼굴·이름·목소리…'퍼블리시티권', 법으로 명확히

박상빈 기자
2014.11.12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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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퍼블리시티권 입법 성공할까①]제정안 마련 움직임…'표현의 자유' 보장돼야

길정우 새누리당 의원./사진=뉴스1
길정우 새누리당 의원./사진=뉴스1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 등의 초상이나 이름, 목소리 등 인격적 요소에서 파생하는 재산적 가치를 권리자가 독점적으로 지배하도록 하는 '퍼블리시티권'(Right of Publicity)을 둘러싸고 수년째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회에서 '퍼블리시티권'에 대해 근거와 이용 규정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11일 국회에 따르면 길정우 새누리당 의원은 최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엔터테인먼트법학회(회장 남형두 연세대 로스쿨 교수)와 함께 '퍼블리시티권 보호에 관한 법률안 제정을 위한 공청회'를 열고 제도 마련에 본격 돌입했다.

퍼블리시티권 입법 움직임이 처음은 아니다.

19대 국회에는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지난해 7월 박창식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저작권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계류중이다. 이 개정안은 초상이나 성명을 저작물에 준해 보호하고, 사용권을 저작재산권으로 인정해 통제할 수 있도록 권리를 갖게 한다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한다.

이외에 '콘텐츠산업진흥법' 개정안을 통해 퍼블리시티권을 보호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연예인의 초상과 성명, 음성 등을 '콘텐츠'로 보아 입법 방안을 모색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회 입법조사처는기존 법률을 통한 규정 방안의 한계를 지적했다.

우선 저작권법 개정안의 경우 성명과 초상 등이 기존 법에 규정된 '지적 재산물'의 범주에 포함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콘텐츠산업진흥법 개정을 통한 방안도 기존 법에서 규정하는 콘텐츠가 '부호·문자·도형·색채·음성·음향·이미지 및 영상 등의 자료 및 정보'를 뜻하거나 저작권법에서 정하는 저작물을 의미하고 있어 초상과 성명, 음성 등을 보호대상으로 명확히 담지 못한다는 것이다.

지난달 29일 길정우 새누리당 의원과 한국엔터테인먼트법학회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퍼블리시티권 보호에 관한 법률안 제정을 위한 공청회'./사진=박상빈 기자
지난달 29일 길정우 새누리당 의원과 한국엔터테인먼트법학회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퍼블리시티권 보호에 관한 법률안 제정을 위한 공청회'./사진=박상빈 기자

입법조사처는 이에 따라 별도의 법률 제정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퍼블리시티권 보호 및 이용에 관한 법률'(가칭) 제정을 통해 재판 실무와 관련 산업의 혼란을 해결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특히 저작권법적 요소와 상표법적 요소, 인격권 관련 법리 등이 퍼블리시티권 논의에 혼재된 점도 제정안 추진의 이유다.

길 의원과 함께 제정안 마련을 추진하는 남형두 한국엔터테인먼트법학회장은 "퍼블리시티권은 일선 현장에서 이미 인정돼 사용하는 개념"이라며 "근거가 없어 재판 등에서 혼란이 일어나는 만큼 퍼블리시티권 보호에 대한 법률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남 회장은 "퍼블리시티권을 입법해야 한다는 주장은 '강력 보호'가 아니라 '안정화'에 핵심을 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 회장은 공청회를 통해 제정법안(인격표지권 보호 및 이용에 관한 법률·가칭)을 공개했다. 총 21개 조항에 걸쳐 "인격표지권(퍼블리시티권)의 적정한 보호"라는 내용을 명시하고, 권리 주체와 이용자 간의 이해충돌을 방지할 수 있는 상속 및 보호기관, 범위 등에 대한 규정을 담았다. 법안명에는 생소한 외국어(퍼블리시티권)가 포함될 수 있다는 일부 지적을 수용해 '인격표지권'이라는 용어가 선택됐다.

'상속' 조항은 유명인의 퍼블리시티권이 그의 사후나 은퇴 후에도 인정될 수 있는 점에서 상속이 가능하도록 규정됐다. '보호기간' 조항은 퍼블리시티권을 소유한 이가 사망한 후 30년까지 권리가 존속된다고 규정했는데 이는 책 등의 저작물이 저작권법에 의해 사후에도 일정기간 보호 받는 것과 유사하다.

퍼블리시티권이 제외되는 경우도 강조됐다. 방송과 신문을 통한 시사보도와 적법하게 허락을 받은 제품 판매 및 여러 사람의 한 사람으로서 일부에 그친 사진 등이 규정으로 제안됐다. 이는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를 줄이기 위한 내용이다. 그러나 패러디 등 판단이 엇갈릴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도 폭넓게 표현의 자유가 인정돼야 하는 만큼 더 구체적인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길 의원은 이르면 이달 중 퍼블리시티권 제정법안을 대표 발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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