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전역에서 약탈·폭력 시위…마크롱 "엄중 대응"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전역에서 물가 불안과 생활고를 이유로 한 대규모 시위가 발생해 1200명이 체포됐다. 학교 정상화를 요구하는 학생 집회와 맞물린 이번 시위는 명품 매장 약탈, 경찰 병력과 유혈 충돌 등 폭력 사태로 변질됐다.
AFP 등 보도에 따르면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는 이날 프랑스 전역에서 일어난 시위로 1200명이 체포됐으며 경찰관 150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18일 밝혔다.
앞서 "극도의 폭력 사태"라며 시위대를 비판한 르코르뉘 총리는 경찰관들과 만나 "인명 피해가 더 많지 않았던 것은 기적"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전국 관공서·상점 약탈…"파리 거리 황폐화"
AFP통신은 "파리, 마르세유, 니스, 보르도, 릴 등 여러 도시에서 슈퍼마켓과 약국, 명품 매장, 가전제품매장 등 수많은 상점이 약탈당했다"며 "시청 청사도 공격 대상이 됐다"고 전했다.
에마뉘엘 그레구아르 파리시장은 "마스크를 쓴 젊은 남성들이 주차된 차량에 불을 지르고 상점 다수를 약탈했다"며 "파리 거리 전체가 황폐화됐다"고 말했다.
프랑스 서부에 위치한 도시 리모주에서는 복면을 쓴 시위대가 140년이 넘은 시청 청사에 불을 질러 청사 종탑이 무너졌다. 기욤 게렝 리모주 시장은 "너무나 비열한 행위"라며 "국가 전체가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리옹에서는 121년 된 관광 사무소 건물을 대상으로 방화가 있었다. 마르세유에서는 시위대 수십명이 "혁명이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시청 청사에 침입해 시설을 파손했다. 베누아 파얀 마르세유 시장은 "이런 종류의 폭력은 참을 수 없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엑스 게시글에서 "기물 파손 행위, 행정기관 또는 기업을 향한 공격과 약탈을 자행한 이들은 처벌받을 것"이라며 엄중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시위대도 인명 피해…"10대 소년 팔 절단"
시위대 측에서도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남부 도시 생테티엔에서 시위에 참가한 17세 소년이 경찰이 투척한 시위 진압용 수류탄에 맞아 오른팔이 절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내무부는 이번 시위에 55만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프랑스의 대표적 노동자단체 노동총연맹은 시위 참가 인원이 80만명이라고 주장했다.

극우 르펜 "좌파 폭력으로부터 국민 지켜야" 극좌 멜랑숑 "우리 방식 아냐"
오는 4월 대선을 앞두고 지지율을 올리고 있는 극우파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의원은 시위대의 폭력을 비난하며 "대통령이 된다면 극좌 세력의 폭력으로부터 국민들을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르펜의 대선 상대인 극좌 성향 장뤼크 멜랑숑 굴복하지지않는프랑스(LFI) 대표는 "우리 방식과 어긋나는 행위"라며 시위대를 향해 폭력 행위를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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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는 시위대의 가장 주된 불만은 물가 상승과 생활고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정치권을 향한 불신과 양극화에 대한 불만이 겹친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는 지난 2년 간 총리가 5번 교체될 정도로 극심한 정치 불안을 겪었다. 이번 시위 직전엔 학생들이 예산 부족으로 급격히 악화된 공교육을 정상화할 것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서유럽 각지서 시위 물결…이탈리아·벨기에·포르투갈로 확산
경제 불만에 대한 시위는 국경을 넘어 이탈리아, 벨기에, 스페인, 포르투갈 등 주변국으로 번지고 있다.
이탈리에서도 17일 로마, 밀라노, 토리노 등 전국 각지에서 고물가 등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밀라노에선 시위대가 시내 고급 상점들을 약탈하고 사유지에 불을 저지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물대포와 최루가스를 발사하면서 시위 군중 해산 작전을 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시위의 자유는 존중하지만, 도시를 불태우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폭력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벨기에에서도 동부 리에주를 중심으로 교육 예산 삭감, 열악한 교육 환경에 항의하는 학생 시위가 계속되는 상황이다.
포르투갈에서도 물가 상승과 집값 급등으로 인한 주거비 부담에 항의하는 시위가 리스본과 포르투 등에서 열렸다. 수천명의 시위대가 거리로 나와 임금 인상, 연금 개선, 저렴한 주택 공급 확대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