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기반 헬스케어①] 기술, 의료를 혁신할 수 있을까?

[데이터기반 헬스케어①] 기술, 의료를 혁신할 수 있을까?

테크앤비욘드 편집부
2014.11.15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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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Technology Review 제휴

[편집자주] 기술의 발전으로 환자의 환경, 행동 및 분자유전학적 정보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과연 의료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The Big Question

기술, 의료를 혁신할 수 있을까?

의료데이터가 벤처투자와 제품혁신의 화두로 떠올랐다. 목표는 ‘의료 혁신’이다.

수십 년간 신기술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느린 편이었던 의료 분야에도 빅데이터 시대가 열렸다. 게놈 서열분석, 모바일, 센서 기술과 분석 소프트웨어 등의 발전으로 이제 개인의 체질은 물론이고 주위 환경 등에 관한 방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같은 정보의 취합은 의료분야의 획기적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금까지 의료의 목표가 환자 치료였다면, 이제는 환자별 맞춤치료와 자기관리 확대 등으로 범위가 넓혀지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빅데이터가 의료 혁신을 촉진할 수 있는지 여부다. 에드 마틴 UC 샌프란시스코 의과대학 정보서비스부 부장은 “많은 데이터가 수집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면서 “데이터를 실제로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응용프로그램들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의료데이터 활용 기술의 잠재적 시장규모는 연간 3000~45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애플, 퀄컴, IBM 등 굴지의 기업들이 데이터 수집을 위한 스마트폰 앱부터 수십억 달러짜리 분석시스템에 이르는 관련기술에 앞 다퉈 투자하고 있는 이유다. 의료 벤처기업 붐도 크게 일고 있다. 머콤캐피털그룹의 추산에 따르면 그레이록파트너스, 클라이너퍼킨스 등의 벤처캐피털과 구글, 삼성, 머크 같은 대기업의 벤처펀드는 2013년 초부터 의료IT분야에 3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이는 전년 대비 크게 증가한 수치다.

이번 ‘비즈니스 리포트’에서는 의료분야 빅데이터 붐에서 살아남을 유망 기술과 기업을 살펴보고, 의료 혁신의 과정에서 나타날 과제를 예측한다. 오늘날 가장 많은 의료데이터를 관리하고 있는 곳은 보험회사와 의료기관이다. 이들의 데이터 분석은 이미 의료분야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미국인 9000만 명의 약제 급여와 연간 14억 건의 처방전을 관리하는 ‘익스프레스 스크립츠(Express Scripts)’가 대표적이다.

병원, 약국, 연구소 등의 데이터를 면밀히 분석하고 패턴을 추출해 약물 간 상호작용과 부작용 등 처방 관련 정보를 의사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제 의사는 환자 중 누가 12개월 후 약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을지 98%의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다. 이처럼 한발 앞선 조치를 취하면 환자의 건강 상태를 개선하고 불필요한 응급실 이용을 예방하는 등 미국에서만 연간 3170억 달러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의료기관과 기업은 정밀한 환자 맞춤형 의약품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정보를 축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의료기관은 모바일 기술을 이용해 환자의 일상 속 행동과 건강 정보를 점검해 환자에게 건강 관련 조언을 제공하는 주기를 단축할 수 있다. 검사결과, 병력 등 전산화된 건강기록 데이터를 활용하면 진단에 도움이 된다. 나아가 유전정보 데이터를 활용하면 환자가 어떤 질병에 걸리기 쉬운지, 특정 치료제에 어떻게 반응할지 예측하는 것도 쉬워진다.

의료분야 기업에 투자하는 록헬스의 말레이 간디 상무는 “의료관련 업무라고 하면 실증적일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의료가 예전보다 분석과 실증적 데이터를 중심에 둘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고 내다봤다.

데이터는 치료과정에서 환자의 참여도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환자가 자신의 치료 과정에 참여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기술로 수면 패턴, 심박 수, 활동 수준 등을 점검하는 것도 환자의 참여 방법 중 하나다. 혈중 산소, 포도당 수치, 심지어 스트레스 수준까지 상시 측정할 수 있는 첨단 기기들도 개발되고 있다. 현재 애플을 비롯한 여러 기업들은 소비자가 자신의 건강을 점검하며 개선하도록 돕는 헬스케어 서비스 시장을 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다.

자신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도움이 되지만 특히 당뇨, 심장병, 우울증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수백만 명의 환자들에게는 거의 필수적이다. 의료감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웰닥(WellDoc)이 개발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환자 코칭’ 시스템은 눈에 띈다. 사용자 스마트폰에 기록된 혈당 수치, 최근 식단, 운동 정보 등을 바탕으로 당뇨병 환자에게 적정 인슐린 투여량을 알려준다. 웰닥은 현재 저혈당을 예측해 예방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도 개발 중이다.

한편 진저(Ginger)는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동의하에 전화기와 센서로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한다. 환자의 수면시간, 통화 내역 등 여러 정보를 바탕으로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의사나 보호자에게 경보를 보낸다.크리스 버그스트롬 웰닥 전략본부장은 개발 중인 헬스케어 시스템을 두고 “인위적 환경이 아니라 실생활에서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역사상 최대의 임상 실험”이라고 설명했다.

22번 염색체 중 일부가 없어져 학습·기억 장애를 보이는 희귀병 펠런맥더미드(Phelan-McDermid) 증후군 환자 가족들은 게놈 검사, 임상 의료기록, 가족 병력 및 설문조사 등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다. 이들은 연구자들이 다양한 데이터 소스를 동시에 검토할 수 있도록 하는 종합데이터 구축이 목표다. 연구자들이 펠런맥더미드 증후군과 자폐증을 비롯한 여러 증상들 사이의 연관성에 주목함에 따라 이러한 종합데이터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한 연구자의 실험실에만 보관되어 있었던 데이터를 다수의 전문가들이 공유하게 된 것도 분명한 발전이다.

인간 염색체 중 최초로 22번 염색체의 염기서열 분석이 완료되고 불과 2년 후인 2001년 자신의 딸 샤넌의 병명을 알게 된 미건 오보일은 “이미 나와서 활용되기를 기다리는 데이터가 정말 많다”고 말했다.

글 너넷 번즈

;Q+A;

모바일 기기 사용자 늘수록 의사 줄어든다

‘벤처캐피털의 전설’로 불리는 비노드 코슬라는 모바일 기기가 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짐에 따라 의사들은 대부분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 창업자로 유명한 비노드 코슬라는 지난 28년 동안 벤처캐피털에 몸담았다.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클라이너퍼킨스의 파트너로 인터넷 기술개발에도 참여했다. 올해로 59세인 그는 현재 코슬라벤처스 대표로, 벤처투자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발휘해 디지털 의료벤처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 6월 제이슨 폰틴 MIT테크놀로지리뷰 편집장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MIT테크놀로지리뷰 디지털 서밋에서 코슬라 대표를 인터뷰했다. 그는 친환경 기술 기업에 투자했다 실패한 것을 비롯한 자신의 투자 실패 사례 언급에도 거침이 없었다. “실패는 두렵지 않다. 하지만 성공할 거라면 아주 크게 하고 싶다”는 코슬라 대표의 인터뷰 편집본이다.

Q: 헬스케어 분야로 눈을 돌렸을 때 가장 놀라운 점은 무엇이었나?

A: 우선 이 분야의 수준이 낮은 것에 놀랐다. 연구진이 같은 데이터를 40명의 심장 전문가에게 보내고 “이 환자에게 지금 심장 수술이 필요한가?”를 물은 적이 있다. 절반은 필요하다고 대답하고, 나머지 절반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결국 환자의 수술 여부가 어떤 의사를 만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끔찍한 일이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2년 뒤에 예전과 같은 데이터를 같은 사람들에게 보여줬는데, 40%가 이전과 다른 대답을 했다. 비슷한 예를 들라면 100가지도 넘게 얘기할 수 있다.

Q: 의사가 하는 일의 80%는 기계로 대체할 수 있다고 언급한 적이 있지 않나. 기계로 대체할 수 있는 일과 대체할 수 없는 일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A: 아툴 그완데는 최고로 손꼽히는 외과의사다. 그는 진단을 내리고 올바른 처방전을 써 주는 등 의료의 인지적 측면에서는 기계가 훨씬 낫다고 한다. 윤리적 문제의 해결이나 환자에게 위안을 주는 역할은 인간이 훨씬 잘한다. 이런 점 때문에 항상 의문점이 생기고, 내 질문을 받은 의사는 골머리를 앓는다. 만약 사람이 제공하는 의료서비스를 받고 싶다면 가장 인간미 넘치는 의사에게 서비스를 받아야 하지 않나.

Q: 의사라고 해서 전부 실력이 있는 건 아니다.

A: 명문 의대에 들어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지능지수와 근면성을 근거로 선발하지, 동기부여가 얼마나 잘 되었는지는 고려하지 않는다. 아직 역할이 명확하게 구별되지는 않았다고 본다. 인간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얘기가 아니다. 만약 병원에서 정말 바쁘게 일하는 사람에게 의사가 필요하냐고 물어본다면 어떤 대답이 나올까? 당연히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인간과 컴퓨터를 동시에 활용하는 편이 나을지(물론 반경 80km 내에 의사가 한 명도 없는 오지에서는 컴퓨터를 이용하는 편이 훨씬 낫겠지만)는 예측하기 어렵다.

Q: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기 제조회사인 셀스코프 이외에도 관련 서비스 기업 여러 군데에 투자했다. 시장성이 있다고 보는 건가?

A: 물론이다. 의료 분야에서 내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고객이 직접 자신의 건강을 돌보는 CEO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스스로 진단을 내리라는 얘기는 아니다. 각 가정마다 6~12개 정도의 기기를 갖춘 ‘디지털 구급상자’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셀스코프(CellScope)와 얼라이브코(AliveCor)의 귀 이미지 촬영기기, 심전도 측정기나 사마귀가 생겼을 때 피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기를 예로 들 수 있다.

Q: 의료 혁신이 일어난다면 어떤 것이 변할까?

A: 앞으로는 훨씬 정밀한 의료가 가능해질 것이다. 현대인들은 온종일 스마트폰을 들고 있기 때문에 이것으로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다. 정신과 의사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진저라는 헬스케어 기업은 환자의 동의를 받아 스마트폰을 모니터링 한다. 그러면 하루에 수천 개에 달하는 데이터가 수집된다. 이 데이터를 분석해 일주일 중 언제 어머니에게 전화를 하는지 알아낸다. 목요일 저녁에는 뭘 하는지, 주말 약속을 잡기 위해 친구들에게 연락하는지, 이번 주 음식을 먹었는지, 침실에서 부엌으로 이동한 적이 있는지도 파악한다. 전부 스마트폰을 통해 알아낼 수 있는 정보다. 또 정신적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수백 개의 상세한 행동 패턴을 발견해 낸다. 만약 일정 기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한다면 환자를 더 건강한 상태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내가 생각하는 변화다. 이와 같은 헬스케어는 의료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오늘날의 의료는 그저 병이 나면 치료해주는 행위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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