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보다 비싼 사립대 기숙사비, 법으로 잡는다

원룸보다 비싼 사립대 기숙사비, 법으로 잡는다

황보람 기자
2015.03.15 06:08

[the300]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등 기숙사비 인하 관련법 다수 발의돼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제2의 등록금이라 불릴만큼 치솟은 대학 기숙사비를 잡는 법안이 잇따라 국회에 발의됐다. 대학에 기숙사 관련 세제 혜택을 주는 '당근'과 기숙사비 책정 근거를 공개하도록 하는 '채찍'등 다양한 내용을 담은 법안들이 향후 기숙사비 인하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5일 국회에 따르면 19대 국회 들어 '기숙사비 인하'를 목적으로 한 관련 법안이 총 7개 발의됐다.

법안 내용은 크게 대학에 세제 혜택을 줘 기숙사비 인상 요인을 억제하는 방안과 기숙사비의 책정 근거를 공개하도록 적정 가격을 이끌어 내는 내용으로 나뉜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강은희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5일 발의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은 모든 대학의 기숙사 건립에 부가가치세 영세율(세금 부과 대상에는 포함하되 세율을 0%로 적용)을 적용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현행 조세특례제한법에서는 2015년 12월까지 공급되는 국립대학 기숙사에 한해서만 부가가치세 영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강 의원 법안은 현행법의 적용 시점을 연장하고 민간 기숙사로까지 확대하는 방안이다.

일반적으로 부가가치세는 최종사용자(대학교나 학생)가 전액 부담해 사용료를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번 개정안은 모든 거래 단계에서 부가가치세에 영세율을 적용해 부가가치세 부담을 완전히 제거하고 결과적으로 사용자 부담을 최소화 한다는 원리다.

강 의원은 "대학 기숙사 확충과 기숙사비 인하는 주요 대선공약의 하나"라면서 "기숙사비 부담의 실질적인 경감과 대학생들의 주거안정 등을 위해 동 법안이 시급히 통과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숙사 부가가치세 영세율이 '원가'를 낮추는 효과는 있지만 직접적으로 기숙사비 인하 요인으로 작용할 지는 미지수라는 의견도 있다.

민달팽이유니온 세입자네트워크팀 조현준씨는 "조세개정을 통해 마치 기숙사비를 인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론적으로 현상유지를 위한 법안"이라며 "애초에 공공의 기금이 아닌 민자로 지어지는 기숙사는 공급방식의 한계로 세수부담이 학생들에게 전가된다"고 말했다.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서울시내 주요 대학 1인실 기숙사비는 웬만한 원룸 임대료를 상회했다. 연세대의 경우 기숙사비가 62만원이었고, 고려대 50만2000원, 한양대 42만4000원 등이었다.

연세대의 경우 부영그룹으로부터 100억원 상당의 건축비를 기부받아 직영 운영하는 '우정원'조차 1실당 월 임대료가 69만원이었다. 기부받은 건축비가 최종 기숙사비에는 반영되지 않았다고 연세대 총학생회 측은 주장한다. 연세대는 또 오래된 기숙사인 무악학사와 신축 건물인 우정원을 묶어 감가상각비를 책정하고 이 비용을 학생들에게 부담시켰다고 민달팽이유니온은 설명했다.

한편 이러한 '묻지마식 기숙사비 책정'을 막는 법안도 국회에 계류중이다. 이미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발의한 '교육관련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에서는 대학이 학생기숙사비의 산정근거 및 기숙사 수용 현황에 관한 사항을 공시하도록 했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도대체 기숙사를 짓는데 얼마가 드는지 기숙사비는 어디에 쓰이는지 최소한의 정보도 공개돼 있지 않다"며 "기숙사비 관련 사항이 공개되면 이후에는 기숙사비 인하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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