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대중화 멀었다.."초창기 PDA 수준"

웨어러블 대중화 멀었다.."초창기 PDA 수준"

차예지 기자
2015.03.15 06:05
/사진=애플 웹사이트 캡쳐
/사진=애플 웹사이트 캡쳐

기대를 모았던 애플의 스마트워치인 애플워치가 다음달 발매를 앞두고 있지만 웨어러블 기기의 대중화 시대에는 아직 걸림돌이 많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14일자)를 통해 스마트워치와 다른 웨어러블 기기가 스마트폰 개발 전 사라진 초창기 PDA 수준에 불과해 대중화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이같이 밝혔다.

시장조사업체인 IDC는 지난해 2100만대의 웨어러블기기가 팔린 것으로 집계했다. 스마트시계 등 손목에 착용하는 웨어러블기기가 대세였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 분야는 운동선수와 '괴짜'를 위한 틈새 시장으로 남아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잡지는 애플워치가 사용자가 사적인 용도나 기업과의 공유를 위해 방대한 개인 정보를 수집하는 '자가 측정 시대'의 초기 단계에 왔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스포츠용품 업체인 아디다스의 웨어러블 담당 부사장인 스테이시 버는 "웨어러블 기기는 최초의 PDA였던 '팜 파일럿'과 비슷한 단계에 와있다"고 말했다.

◇애플워치 킬러앱 부재..패션제품으로도 부족

애플은 지난 9일(현지시간) 첫 스마트워치인 애플워치를 공개했다. 애플은 그동안 맥컴퓨터(1984), 아이팟(2001), 아이폰(2007)과 아이패드(2010) 등 혁신적인 제품을 출시하며 히트 상품 제조기업이 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애플이 스마트시계 대중화에 필요한 앱 생태계 조성과 배터리 문제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삼성과 모토로라, 마이크로소프트와 화웨이 등 대기업 뿐 아니라 페블 등 중소기업까지 이미 스마트워치 생산에 뛰어들었지만 누구도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애플워치는 호평과 악평을 동시에 받고 있다. 그러나 애플워치는 웨어러블의 한계를 보여줘 애플의 전작들만큼의 대성공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웨어러블 확대의 장애물로 꼽혔던 킬러앱이 없는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애플과 구글이 스마트워치용 운영체제(OS) 선점을 두고 다투는 가운데 앱 개발자들은 투자에 앞서 어느 쪽이 승리할지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스마트폰에 비해 앱이 크게 부족한 것과 더불어 짧은 배터리 수명도 장애물이다. 게다가 애플워치는 기본적인 기능만 사용할 시 1회 충전으로 18시간 사용에 그친다.

차세대 패션제품으로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다. 애플은 시계의 케이스를 18K 로즈골드, 옐로골드, 스테인레스 스틸, 알루미늄으로 다양화하는 등 패션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 버버리와 이브생로랑의 최고경영자(CEO) 출신을 패션업계 전문가를 모셔오며 디자인 역량 강화에도 큰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애플워치를 IT기기가 아닌 패션제품으로는 보기에는 무리라는 평가가 많다. 애플 뿐 아니라 구글도 패션 모델을 동원해 구글글라스를 스타일리시한 제품으로 만들려고 했지만 실패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스마트워치가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게 해준다는 말도 사실이 아니라고 잡지는 전했다. 스마트워치용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웨어를 개발한 구글은 스마트워치가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더 함께 할 수 있게 해준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시계와 스마트폰을 동시에 들여다보려면 사람들과 더 멀어지게 할뿐이라는 지적이다.

팀 쿡 애플 CEO는 애플워치가 "역대 최대의 진보적인 시계"라고 자신하고 전자결제, 심장박동 측정을 포함한 건강관리 기능을 갖췄지만 웨어러블 기기를 왜 사야하는지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명품을 지향한 애플워치 골드에디션. 가격이 1만달러(약 1100만원) 이상이다./사진=애플 웹사이트 캡쳐
명품을 지향한 애플워치 골드에디션. 가격이 1만달러(약 1100만원) 이상이다./사진=애플 웹사이트 캡쳐

◇웨어러블 미래는 디즈니 '매직밴드'..밴드 착용시보험료 할인 회사도

현 단계에서 웨어러블 기기가 피트니스 기능에 집중된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손목이나 목에 거는 형태의 작은 웨어러블 기기가 대세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운전면허증, 신용카드, 집열쇠, 차열쇠, 컴퓨터 등의 기능을 한데 모아놓는 식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올랜도 월트디즈니월드의 팔찌형 웨어러블 기기인 매직밴드를 예로 들었다. 매직밴드를 착용한 방문객은 디즈니월드에서 음식이나 기념품을 살 때 손목만 보여주면 된다. 놀이기구 예약과 호텔방 키 역할도 가능하다. 디즈니는 매직밴드 시스템에 10억달러(약 1조1300억원)를 쏟아부었다.

여러 업계에서도 디즈니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손목시계의 원격 제어로 엔진 시동을 걸거나 문을 열고 닫을 수 있는 기능을 갖춘 스마트워치용 '블루링크 앱'을 공개했다.

웨어러블 기기는 항공업계와 금융권에서도 업무용으로 쓰일 전망이다. 지난해 7월 일본항공은 탑승구에 있는 직원이 스마트시계로 업무 지시사항을 전달받는 모습을 시연했으며 이에 앞서 버진애틀랜틱은 구글의 스마트안경인 '구글 글라스'를 착용한 직원이 고객을 대하는 실험을 했다.

향후 은행들이 신용카드 사기를 방지하기 위해 신원 확인이 가능한 기기를 사용하는 고객에게 혜택을 줄 수도 있다. 또 한 미국의 보험회사에서는 이미 체력단련을 하는 고객에게 보험료를 덜 내게 하는 건강관리 밴드를 이미 출시했다.

그밖에 영국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인 큐트서킷이 개발한 문자 수신 시 포옹한 것과 같은 느낌이 전달되는 '허그 셔츠'도 있다. 스페인 퍼스트비전은 선수들의 유니폼에 카메라를 달아 운동 선수의 시점에서 경기를 볼 수 있는 스마트 셔츠를 개발했다.

지난 10년간 소비자가 공유경제 앱인 에어비앤비와 리프트 등으로 기술 트렌드를 주도해온 것과 달리 앞으로 웨어러블기기는 기업이 주도할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예상했다.

기업들은 직원에게 제공하는 기기 가격보다 정보를 처리하는 컴퓨터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더 많은 비용을 쓸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앱 한 개당 50만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웨어러블 기기의 리스크로는 개인정보 유출 문제가 꼽혔다. 현재로써는 웨어러블 기기가 분실될 경우 그 안에 담긴 정보를 삭제할 방법이 없어 생체 정보 등 민감한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우려했다.

LED 전구가 달려 춤추면 아름답게 보이는 큐트서킷의 K드레스./사진=큐트서킷
LED 전구가 달려 춤추면 아름답게 보이는 큐트서킷의 K드레스./사진=큐트서킷

허그셔츠./사진=큐트서킷 홈페이지.
허그셔츠./사진=큐트서킷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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