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입장벽 등 규제 완화 지나 '활성화' 단계..하반기부터는 새로운 서비스 본격화 기대
"뱅크월렛카카오가 무슨 핀테크냐. 다음카카오를 핀테크 기업이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부끄럽다."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가 최근 한 세미나에서 했다는 발언이다. '뱅크월렛카카오'는 사실상 한국에 핀테크(FinTech) 논의를 촉발한 서비스이지만 정작 다음카카오 대표는 실망감을 표시한 셈이다. 규제로 인해 서비스 출시가 늦어졌고 중국의 알리바바에 비하면 할 수 있는 사업에도 한계가 많다는 지적이었다.
우리 정부가 '핀테크' 활성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지만 이 대표의 지적처럼 여전히 한국의 핀테크 토양은 척박하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금융당국은 곤혹스러워 하면서도 오해가 적지 않다는 입장이다. 핀테크 기업의 출현을 막았던 진입장벽을 거의 허물었고 생태계 조성을 위한 각종 지원시스템도 구축된 만큼 이제는 핀테크 기업들과 금융회사간 연결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들이 출현할 기반이 갖춰졌다고 평가한다.

◇너무 잘 갖춰진 금융시스템, 핀테크 체감이 안된다?= 국내의 경우 은행 고객 중 인터넷뱅킹 이용자 비중은 약 94%에 달한다. 창구를 이용하지 않고 자동화기기나 인터넷뱅킹 등을 통해 거래하는 비대면 거래 비중은 약 90%에 달한다. 또 신용카드를 통해 편의점, 택시비 등 대부분의 거래가 가능하다.
전 세계적으로 핀테크 산업이 발전한 국가들은 우리 같은 금융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곳들이 많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경우 타행 송금의 경우 통상 1~3일 정도가 걸린다. '뱅크월렛카카오' 같은 서비스가 등장해도 국내 소비자들이 크게 편해졌다고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다. 같은 이유로 한국은 핀테크 서비스가 발전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새로운 핀테크 서비스가 출현할 수 있는 길이 막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개인정보 보호, 보안 등을 중시하면서 규제가 강화돼 왔고 금융회사들도 향후 책임 문제가 불거질 수 있어 새로운 서비스 도입에 보수적이었기 때문이다.
◇핀테크 기반은 닦았다, 하반기부터는 본격화?= 금융당국은 △핀테크 산업 진입장벽 완화 → △핀테크 생태계 조성 → △오프라인 중심의 규제 패러다임 전환 → △새로운 핀테크 활성화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 3~4단계에 와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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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보안프로그램(액티브-X), 공인인증서 의무 사용을 폐지하고 보안성심의 폐지, 전자금융업 등록 기준 완화 등을 통해 진입장벽을 낮춰 핀테크 기업들이 뛰어들 수 있는 기반은 마련됐다. 올해 전자금융업 등록건수는 74개 업체(130개 업종)로 지난해 연간 등록건수(67개사)를 넘어섰고 국내 카드사들도 외국과 동일한 간편결제서비스들을 이미 출시했다.
금융당국은 이제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각종 핀테크 서비스를 활성화는데 주력하고 있다. 다음 달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방안이 발표되고 9월에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 출시를 위한 가이드라인이 나온다. 12월에는 온라인 보험 슈퍼마켓도 도입된다.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투자형 크라우드 펀딩(개인투자자 대상 자금 유치)도 가능해진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핀테크 기업들이 막상 금융회사를 찾아가 이야기를 하면 내부 절차나 책임 문제 때문에 기피하는 경우가 많다고 호소하고 있다"며 "금융회사의 내부 업무 프로세스 및 관행 개선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