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다른 사행산업과의 형평성 등 논란 소지

지난 5월31일 개장한 서울 용산 화상경마상 장외발매소 문제를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용산화상경마도박장 추방대책위원회와 함께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즉각 폐쇄할 것을 촉구했다. 마사회가 '프리미엄 레저시설'로 운영하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저가 입장권을 판매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야당을 중심으로 화상경마장 규제법을 본격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을지로위원회는 지난달 11일에도 기자회견을 열고 △화상경마장을 외곽으로 이전할 것 △영업을 중단하고 주민들과 대화할 것 △마사회 규제법안을 의결할 것 등을 촉구한 바 있다.
1일 국회에 따르면 현재 한국마사회법 개정안·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 개정안·학교보건법 개정안 등 10건이 넘는 화상경마장 관련 규제 법안들이 발의돼 있다. 그러나 대부분 제대로 논의되지 않은 채 소관 상임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 화상경마장 규제 법안 어떤 내용?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화상경마장 규제법안으로 새누리당의 진영·박인숙 의원, 새정치연합의 김동철·이학영·김광진 의원이 각각 발의한 '한국마사회법' 개정안들이 대표적이다.
진영 의원은 마사회가 장외발매소 감축계획을 3년마다 농식품부 장관에게 제출토록 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박인숙 의원은 학교 주변 1km 이내에 화상경마장 설치를 금지하고 화상경마장 내 현금자동지급기와 자동입출금기를 설치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김동철 의원의 개정안은 1일 마권금액의 상한선을 10만원으로 규정하고 주택이나 학교로부터 2km 이내 장외발매소를 설치를 금지했다. 김광진 의원은 19세 이상 지역주민 전체의 50%이상이 동의해야 장외발매소를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가장 강도가 센 것은 이학영 의원의 개정안이다. 이 의원은 장외발매소를 설치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을 아예 삭제하고 실제 경마장에서만 마권을 발행할 수 있도록 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권한을 강화해 장외발매소를 규제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김태년 새정치연합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사행산업을 허가할 때 사감위의 사전동의를 받아야한다고 명시했다. 박홍근 의원과 배재정 의원의 개정안도 이와 유사하다.
'학교보건법' 개정안도 제출돼있다. 김태년 의원의 개정안은 교육감이나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해야 학교 반경 500m에 사행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황주홍 의원은 필요시 학교환경위생 정화구역의 범위를 현행 200m에서 250m이내로 확대하는 조항을 신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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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장외발매소에 청소년의 출입과 고용을 금지하는 남인순 의원의 '청소년보호법' 개정안, 건축법상 문화시설로 분류되는 장외발매소에 위락·숙박시설과 동일한 건축허가 규제를 적용토록 하는 황주홍 의원의 '건축법' 개정안도 계류 중이다.
◇ 통과 가능성은?
문제는 발의된 법안은 많아도 대부분 논의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현실적으로 통과가 힘들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다른 사행산업과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 과도한 규제란 이유에서다.
마사회 당기순이익의 70%를 차지하는 특별적립금의 대부분을 축산발전기금으로 사용하고 있어 '마사회법' 소관 상임위인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는 논의가 힘들다는 분석도 있다. 마사회 마권판매 매출액의 약 70%는 마권 장외발매소에서 발생한다.
실제로 2012년 11월 국회 농해수위 법안소위에서는 박인숙 의원의 '한국마사회법' 개정안이 논의됐지만 법안소위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다.
당시 오정규 농식품부 제2차관은 "장외발매소는 상업지역에 설치할 수 있도록 돼 있는데 상업지역에서 1㎞ 벗어나서 학교가 없는 데가 거의 없다"며 "결국 이 법대로 가면 장외발매소를 다 없애라는 얘기가 되는 모양이라서 경마를 아예 축소시키는 쪽으로 갈 것이냐 하는 부분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농해수위 법안소위원장이던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은 "(규제를) 하려면 전부 다 사행행위 총량제에 의해서 규제하든가 해야 되는데 로또복권은 초등학교 정문 입구에서 다 판다"며 규제가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당초 이번 6월 국회에서 관련 개정안을 심사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있었다. 박민수 새정치연합 의원은 지난달 16일 열린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 "마권 금액을 제한하거나 장외발매소 설치를 금지하는 마사회법 개정안 등을 이번(6월 국회) 법안소위에서 심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을 둘러싸고 전체 상임위 일정이 조정되면서 관련 법안 논의가 다시 미뤄졌다. 농해수위가 6월 국회 중 추가로 법안소위를 열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한편 한국마사회는 규제입법 논의에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현명관 한국마사회장은 지난달 16일 국회 농해수위에서 "법에 대해 여러 의원님들께서 종합적으로 어떤 효과 미치는지 검토 부탁한다"면서도 "(계속 운영하는 것이) 갈등을 조기에 푸는 방법이라고 확신한다"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