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軍영창제 영장주의 도입에 "법리 충돌"…'군 옴부즈맨' 논의 못해

군인의 영창처분에 영장주의를 도입해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추후 무혐의자로 밝혀진 이들에 대한 피해구제를 하도록 하는 법안의 처리가 보류됐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17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진성준 의원이 대표발의한 '군인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심사했으나 처리가 불발됐다.
개정안은 현재 '지휘권 확보'라는 명목 하에 법적 구속절차 없이 지휘관의 명령만으로 이뤄지는 영창집행의 절차상 정당성을 확보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구체적으로 영창처분이 신체의 자유를 구속하는 점을 감안해 군 판사가 영창집행명령서를 발부토록 하고 인권담당 군법무관 소속을 현재 수준보다 높여 영창처분 적법성 심사 업무를 중립적으로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현재는 영창처분의 원인이었던 사실이 무혐의로 밝혀져도 명예회복을 할 수 없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무혐의자에 대해 복무기간 단축 혜택 등을 부여토록 했다.
그러나 이날 개정안 처리는 보류됐다. 영창처분에 대한 불복은 원칙적으로 행정소송의 영역인데, 판사의 영창집행명령을 가미할 경우 사실상 사법체계 틀 속에 들어가게 돼 법리적인 충돌이 발생한다는 이유에서다.
국방부는 군판사 부족 문제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지난해 기준 군판사가 49명인데 매년 1만6796건의 영창처분이 이뤄지고 있어 군판사 1인당 매년 340.7건의 영창집행명령서 발부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잘못된 영창처분 집행에 대한 보상으로 영창 집행일수만큼 복무기간을 단축시키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영창처분 기록이 병적에 남지 않아 현실적으로 침해되는 명예가 없다는 의견이다.
이는 인권·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제기돼온 현행 영창제도의 위헌성 논란과는 동떨어진 주장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자의적 영장처분을 막기 위해 징계양정규정을 마련하고 인권담당 군법무관의 독립성을 강화할 것을 권고했다. 국회 입법조사처도 지난해 "영창제를 폐지할 수 없다면 보완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진성준 의원실 관계자는 "원래 법안이 한 번에 통과되기는 어렵고 국방부와 사실관계를 확인하며 논의를 이어가야 하는 경우가 많다"며 "법리적인 충돌은 다듬어가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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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법안소위에서는 국제법적 구속력이 없는 합의나 약정을 통해서는 군사기밀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는 이른바 '한미일 정보공유약정 재발방지법' 처리도 불발됐다.
역시 진 의원이 대표발의한 이 '군사기밀 보호법 일부개정안'은 최근 한미일 정보공유약정의 경우 국가안보에 직결되는 중대한 군사기밀이 미국을 거쳐 일본에 제공돼도 법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수 없는 점을 개선코자 하는 취지다.
일찍이 안보 관련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군사정보 공유가 국가간 협정이 아닌 국방부 기관 간 약정 형태로 추진되는 것은 군사기밀보호법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며 한미일 정보공유약정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여당 의원들은 군사외교상 필요한 경우에까지 군사정보 제공을 제한하는 것은 지나친 제약이라며 반대 의견을 냈다.
한편 강동원 새정치민주연합이 대표발의한 이른바 '군인사법 개정안'은 소위를 통과했다. 법안은 군인의 임용과 진급, 보직 등 인사관리에 있어 출신지역, 학교, 성별, 신앙, 연령, 신체조건 등 차별을 금지하도록 '차별금지' 원칙을 법률에 명시하는 내용이다.
다만 군인의 특성상 연령, 신체조건, 병력에 따른 차별은 불가피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송영근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군사기밀 보호법 개정안'도 통과됐다. 군사기밀 탐지나 수집, 누설뿐 아니라 반출 행위만으로도 처벌토록 하는 법안이다.
새누리당 소속 황진하 국방위원장이 대표발의한 '군인사법 개정안'과 '군무원 인사법 개정안', '군사기밀 보호법 개정안'도 처리됐다. 군인과 군무원 징계위의 구성, 군사기밀 공개에 대한 사항 등 현행 법에서 하위법령에 포괄위임하던 세부내용을 법률로 규정하고자 하는 취지다.
한편 이날 안홍준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군인권보호법안' 등 '군 옴부즈맨 관련 법안 4개 포함 10개 법안은 심사 대상에 올랐으나 중도에 의원들 이탈로 의결 정족수가 미달돼 심사하지 못했다. 지난 4월 국회에서는 장시간 심사 끝에 일부 내용 보완을 위해 처리가 보류된 바 있다.
국방위는 오는 26일 2차 법안소위를 열고 심사를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