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점검 '지방주택시장 <2>부산]"당첨되면 웃돈" 가수요에 투기수요 가열…실수요자들만 피해


#지난 15일 부산 사하구 당리동 ‘e편한세상 사하2차’ 모델하우스. ‘전타입 1순위 마감, 최고경쟁률 328:1’이라고 쓴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하지만 현수막 내용과 달리 모델하우스 안에 있던 한 분양상담사는 “일부 남아있는 미계약 물량을 지난 7월부터 선착순 분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첨만 되면 웃돈이 수천만 원이 붙으니 일단 청약을 넣고 보자는 사람이 많았고 청약 부적격자 등을 거르니 일부 미분양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수백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부산시내 신규아파트에서 미계약 물량이 속속 나오는 등 ‘청약 거품’이 끼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금융결제원과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따르면 지난 7월 분양한 ‘e편한세상 사하2차’는 12.41대1의 경쟁률로 1순위에서 마감했지만 초기계약률은 40%대에 머물렀다.
지난 4월에 공급된 ‘동래삼정그린코아포레스트’ 역시 30대1의 높은 경쟁률에도 계약률은 88.8%였다. 올해 부산에서 분양한 ‘골든뷰센트럴파크’ ‘감천오펠리움’ ‘토성동경동리인타워’ ‘광안역예서더불어’ 등도 모두 1~2순위에서 마감했지만 계약률은 100%를 달성하지 못했다.
이처럼 미분양 단지가 늘면서 부산 전체 미계약 물량도 늘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부산시내 미분양 아파트는 지난 6월 987건에서 7월 1371건으로 38% 급증했다.
높은 경쟁률에도 오히려 미분양이 늘어나는 기현상이 나타난 것. 현지 중개업계는 부산 부동산시장이 과열되면서 일단 청약을 넣고 보자는 가수요와 투기수요가 커진 탓이라고 입을 모았다.
사하구 당리동 H공인중개소 대표는 “원하는 동·호수가 나오지 않아 계약을 포기하면서 미분양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경쟁률에도 허수가 많다”며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모두 실수요로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김성태 의원(새누리당)이 금융결제원으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전국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1명이 20회 이상 과다청약한 건수는 2만699건이었으며 이중 48%인 1만23건이 부산에서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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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전입, 청약통장 매입 등 부정한 방법으로 청약을 넣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부산의 높은 청약경쟁률에 거품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
불법·과다청약 등 경쟁률이 높아지면서 정작 내집을 마련하려는 부산시민들만 피해를 본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래꿈에그린’ 모델하우스에서 만난 전모씨(67)는 “청약했는데 경쟁률이 워낙 높아 떨어졌다”며 “분양권을 알아보려고 현장에 나왔는데 벌써 웃돈만 1000만원 이상 붙었다는 말을 듣고 포기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부산의 아파트 분양시장 과열현상을 우려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팀장은 “지방의 민간택지 전매제한이 사라지고 청약조건이 완화되는 등 부동산 규제완화 정책이 이어지면서 부산의 부동산시장도 상승세에 있다”며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보니 허수청약이 생기면서 청약경쟁률도 어느 정도 부풀려졌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청약경쟁률에 비해 계약률이 높지 않음을 볼 때 수급 측면에서 청약열기가 과열된 것같다”며 “지자체에선 거주자 우선공급 등 자격요건을 강화해 과도한 가격상승을 억제하는 제도를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