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원·학원·스크린골프방도 영세 상인? "매출액 기준으로 변경해야"

한의원·학원·스크린골프방도 영세 상인? "매출액 기준으로 변경해야"

전병윤 기자
2015.10.22 03:30

근로자수 현행 소상공인 분류 기준 10명 중 7명은 개정 요구…업종별로 다양화해야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한의원·치과·입시학원은 소상공인일까.' 현행 기준대로라면 근로자가 5인 미만이면서 소기업으로 분류되는 매출액 기준을 넘지 않으면 소상공인에 포함된다. 정부의 정책 지원 대상이 영세한 소상공인이어야 한다는 여론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상시근로자수를 기준으로 한 현행 소상공인 분류 체계를 매출액이나 소득세 기준으로 개편하거나 병행하는 등 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 리서치업체인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지난 2~3월 사이 주요 6개 업종(PC방·편의점·치킨점·커피숍·제과점·주요소)의 매장 점주와 매니저 460명을 대상으로 1대 1 면접 조사한 결과를 보면 소상공인 분류를 현행 상시근로자수로 유지해야 한다는 비율은 30.7%인데 반해 기준을 변경해야 한다는 응답은 31.1%, 현행 기준 외에 다른 요건을 함께 적용해야 한다는 견해는 38.3%로 나타났다. 소상공인 10명 중 7명은 현재의 기준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보인 셈이다.

현행 소상공인 기준은 소기업에 해당하지 않으면서 제조업과 광업·건설업·운수업은 근로자 10명 미만, 그 외 다른 업종은 근로자 5명 미만으로 돼 있다. 예컨대 음식업을 하는 소상공인은 해당 업종의 소기업 기준인 3년 평균 매출액 10억원을 밑돌면서 근로자가 5명 미만이어야 한다.

소상공인 범위를 구분하는 새로운 기준으로는 매출액(1~3순위 응답 합계)이 57.2%로 가장 높게 나왔다. 소상공인들 사이에서도 큰 돈을 버는 가맹점 사업자들이 소상공인 '대접'을 받고 있는데 대해 모순을 느끼고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일부 업종의 경우 소상공인으로 보기 어렵다는 견해도 나왔다. 해당 설문조사에서 30개 업종 중 어떤 곳이 소상공인 업종인지를 묻는 질문에 '일반의원·한의원·치과', '주유소', '입시·보습학원', '스크린골프방'은 가장 낮은 비중을 차지했다. 소상공인 사이에서도 해당 분야를 부적합한 업종으로 인식한 결과다. 특히 해당 업종은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이 영세한 사업자로 볼 수 없다는 판단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이 때문에 매출액 기준으로 바꾼 소기업 분류처럼 소상공인 범위도 유사한 방식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내년부터 소기업은 기존 상시근로자수에서 41개 업종별로 세분화하고 3년 평균 매출액을 토대로 5개 그룹(120억원-80억원-50억원-30억원-10억원)으로 개편해 적용한다.

현행 소상공인 기준은 공감도가 떨어지는 동시에 인식률도 저조했다. 소상공인 가운데 상시근로자수를 기준으로 소상공인 범위를 구분하는 현행 규정을 알고 있는 비중이 전체의 50.7%로 절반에 불과했다. 이들 중 상시근로자의 정확한 인원수를 인지하고 비율은 22.2%에 그쳤다.

이에 중소기업청도 소상공인의 분류 기준을 개편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내달 결과가 나오면 의견수렴을 거쳐 개정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

중기청 관계자는 "정부의 지원금은 소상공인이라고 해도 전문직 서비스업종은 제외하고 있고 매출이 큰 곳은 심사과정에서 걸러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다만 소상공인의 업종을 어느 정도까지 세분화할지, 또 업종마다 매출액 등의 기준을 적용할 경우 장점과 부작용을 면밀히 점검해 변경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