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경제' 이끌 신기술]③성장하는 IoT, 미래는?

# 퇴근 30분을 앞두고 A씨의 스마트폰이 울린다. 발신자는 A씨의 냉장고다. 매일 아침 한 잔씩 마시는 오렌지주스가 다 떨어졌다는 신호다. 집에 들어가기 전 근처 마트에 들리기로 생각한 A씨는 내친김에 냉장고 내부에 장착된 카메라 화면을 스마트폰으로 불러내 식품들을 살펴본다. 얼마 전에 사둔 달걀의 유통기한이 내일이다. 자연스레 오늘 저녁 메뉴까지 정해졌다.
이제 곧 현실이 될 일상 속 사물인터넷(IoT) 활용의 쉬운 예다. 달리 말해 지능형 네트워크라고 표현할 수 있는 IoT는 1999년 케빈 애슈턴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자동ID센터장이 개념을 창시한지 20년도 되지 않아 보편화될 채비를 갖췄다. 기업들 역시 IoT에 큰 기대를 걸고 관련 제품 개발 및 출시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이다. 이달 6일부터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의 올해 화두 역시 IoT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서 중국 가전업체 하이얼의 일본법인 하이얼아시아의 이토 요시아키 사장은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적으로 백색가전분야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은 거의 없다"며 IoT를 통해 새 비즈니스모델을 구축 중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미국 최대 통신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스코는 IoT로 비용절감 및 수익 측면에서 2022년까지 14조4000억달러(약 1경6956조원)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전 세계 IoT시장 규모가 2025년까지 연간 최소 3조9000억달러(약 4592조원)에서 최대 11조1000억달러(약 1경3070조원)까지 이를 것으로 관측했다.
하지만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의 관점은 다소 다르다. 2014년 내놓은 저서 '한계비용 제로 사회'에서 그는 IoT로 더욱 빠르게 재화와 서비스가 거의 무료 수준인(한계비용 제로인) 시대로 이동해 협력적 공유사회가 경제생활을 조직하는 지배적 모델로 자리 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IoT가 소유권 중심의 기존 자본주의를 접근권 중심의 공유경제로의 전환을 가속화시키는 촉매가 될 것이란 주장이다. 이 과정에서 기업들이 얻었던 이윤은 공유경제로 인해 감소한다는 설명이다.
대표적인 예가 출판산업이다. 전자책이 나타나며 생산 및 배송의 한계비용을 감소시키자 소매가격이 떨어져 수익 감소를 못 버틴 소형 출판사 및 소매서점들은 고사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후 자신의 저서를 무료 및 무료에 가까운 가격에 배포하는 카피레프트 출판이 나오면서 전차책조차 수익성을 위협 받는 처지에 이르렀다. 자본주의 기업들이 IoT로 인해 시장에서 점차 밀려나고 그 자리를 공유경제가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출판 뿐만 아니다. 음악, 영화, 신문산업 등도 P2P사이트, 유튜브,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등에 밀려 같은 어려움에 직면한 상태다.
IoT는 이 같은 공유경제 확대 현상을 모든 상업 영역으로 퍼뜨리는 매개가 되고 있다. 리프킨은 어떤 영역이든 공유경제가 10~30% 가량 점유율을 차지하게 되면 해당 영역의 수직 통합형 기업들은 급격히 소멸할 것이라고 단언한다. 이에 따라 기존 자본주의 시장도 글로벌 교역에 대한 지배적 지위를 점차 상실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독자들의 PICK!
이처럼 자본주의 사회가 지속적으로 쇠퇴할 것이라는 예측을 우리는 두려워해야 할까. 리프킨이 내놓은 답은 '아니오'다. 그는 한계비용이 제로에 가까워진다는 것은 곧 희소성이 풍요로 대체된다는 뜻이라고 설명한다. 돈을 지불하지 않고도 필요한 재화를 충분히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경제생활도 희소성과 교환가치가 아니라 풍요와 사용가치 및 공유가치 중심으로 바뀐다고 리프킨은 내다봤다.
결국 IoT는 공유경제를 통해 인류를 풍요로 잇는 연결고리인 셈이다. 다만 이를 위협하는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고 리프킨은 지적한다. 바로 사이버 테러리즘이다. IoT가 급속도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정부 및 기업, 인터넷인프라를 겨냥한 사이버 공격의 피해 역시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IoT 기기수는 작년보다 30% 증가한 64억개에 도달한 뒤 2020년에는 200억개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만큼 해커들의 공격 목표가 많아진 셈이다. 포티넷의 데렉 맨키 글로벌보안분야 투자전략가는 "IoT기기 및 서비스들의 다수가 보안은 뒷전"이라며 취약한 사이버보안을 지적했다.
사이버 보안산업 규모가 날로 성장하고 있는 점은 그나마 안심스러운 측면이다. 투자은행 모간스탠리의 연구조사에 따르면 2012년 611억달러(약 71조9452억원) 수준이었던 세계 사이버 보안시장 규모는 2030년에 1000억달러(약 117조7500억원)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