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입주기업 피해 눈덩이…보상법은 4년째 국회 계류

개성공단 입주기업 피해 눈덩이…보상법은 4년째 국회 계류

구경민 기자
2016.02.18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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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런치리포트-국회서 잠자는 남북경협 피해보상법①]

개성공단 폐쇄에 따라 입주기업의 피해를 보상하기 위한 입법 지원이 국회에서 다시 추진되고 있다. 2010년 천안함 침몰 사고에 따른 5·24 대북 제재 조치 이후 6년만이다. 하지만 피해 보상을 위한 관련법안들이 19대 국회서 발의됐음에도 해당 상임위에서조차 제대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이번에 법적 근거 마련이 제대로 이뤄질지 우려가 나온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개성공단 폐쇄의 최대 피해자는 한국경제다. 20대 총선에서 승리해 그 책임을 묻고 '개성공단부흥법'을 만들어 개성공단을 부활시키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당차원에서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 조치에 대한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추진하고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들의 피해 보상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검토키로 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특별법을 마련해 근로자들에게 지원이 아닌 적합한 보상을 해 줘야 한다"면서 입법 지원을 약속했다.

이미 4년 전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피해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관련법들이 발의된 상태다. 이 법안들은 국회에서 비중있게 다뤄지지 못하면서 몇년째 잠을 자고 있다.

원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2년 9월 '남북경협력사업 손실 보상 특별법'을 발의한 바 있지만 4년이 지나도록 국회에 계류 중이다. 원 의원은 당시 "우리 중소기업의 집단 도산과 같은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치르지 않기 위해서라도 사회 정의의 관점에서 더 늦기 전에 손실 보상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여야의원 59명이 법안 발의에 동참했다"며 국회에서 이 법이 조속히 통과되기를 촉구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같은해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경영 외적인 사유로 협력사업의 수행이 불가능해지거나 일정기간 동안 사업이 정지돼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 경우에 손실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하거나 융자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전문가들은 개성공단 폐쇄로 인한 피해규모가 2008년 박왕자씨 피격사건으로 중단된 금강산 관광 사태와 2010년 천안함 침몰 사고에 따른 5·24 대북 제재 조치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개성공단 피해 기업 지원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기업들은 실효성 없는 대책이라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대부분 보험금으로 보상을 받는다. 이런 상황을 대비해 입주 기업이 가입할 수 있는 보험은 교역보험과 남북경제협력사업보험(경협보험)으로 나뉜다. 교역보험은 공단 가동이 2주일 이상 중단될 경우 개성으로 보낸 자재비의 70%, 납품 계약액의 10%를 10억원 한도로 보장한다. 하지만 가입한 업체가 전혀 없어 고스란히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 교역보험의 경우 원·부자재 등의 피해 발생 때 보상이 가능하지만 보장금액이 적은 데다 보상 절차도 복잡해 현재 가입한 기업이 1곳도 없다.

설비투자비 등을 최대 90%까지, 70억원 한도로 보장하는 경협보험의 경우 입주 업체는 123개 중 78개에 불과하다. 경협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대부분의 업체는 경협보험 가입 기준에 미달돼 가입을 하지 못한 경우다. 경협보험 가입하기 위해선 정부로부터 경제협력 사업 승인을 받은 업체로, 남북한 주민이 직접 계약 당사자로 돼 있는 거래를 해야 한다.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법령의 위반으로 제재를 받았거나 금융기관의 신용불량정보자, 신청일 현재 자기자본 완전잠식 기업은 경협보험 가입을 위한 신청조차 할 수 없다.

특히 경협보험은 초기 투자자산만을 보상할 뿐, 영업손실은 보상하지 않아 벼랑 끝에 몰린 입주기업을 두 번 울리고 있다.

무엇보다 경협보험은 개성공단에 투자한 지분투자 원금, 대부채권 원금, 권리취득 대금 등의 회수 불능 또는 회수 지연에 따른 손실을 보장하는 투자보험에 국한된다. 기업이 보험금을 받기 위해서는 개성공단에서 완전히 철수해야 하고 기업의 공단 내 투자금에 대한 권리는 남북협력기금으로 이전된다. 개성공단 재가동 시 기업은 보험금을 반납해야만 권리를 되찾을 수 있다.

또 초기 투자자산에 대한 보상도 공단이 재가동되면 반납하도록 경협보험 약관에 정해져 있어 실질적인 피해지원은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2년전 김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남북협력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내놨다. 이 개정안은 영업이익에 상당하는 손실에 대해서도 일정한 수준과 기한을 정해 경협보험을 통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문가들은 개성공단 기업의 피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정경분리 원칙의 법제화를 제시하고 있다.

양문수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남북당국 간 관계가 정치적인 이유로 흔들리더라도 민간의 영역, 경제의 영역은 침해되지 않고 계속 이어져야 한다"며 "정경분리 원칙'의 법제화를 통해 누가 정권을 잡더라도 경제분야를 포함한 지속적인 교류협력을 통해 '한반도 평화증진' '남북경제공동체 구현' '민족동질성 회복' 등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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