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간 영부인으로 활동하며 청소년 마약퇴치 캠페인에 힘써…금실 좋은 부부로 유명

고(故)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영부인 낸시 레이건 여사가 6일(현지시간) 오전 향년 94세로 별세했다.
레이건 대통령 기념 도서관 측은 "낸시 여사가 오늘 오전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의 벨에어 자택에서 울혈성 심부전(congestive heart failure)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1921년 뉴욕 출생인 낸시 여사는 1940∼50년대 할리우드에서 영화배우로 활약하던 중 당시 유명 배우였던 레이건 전 대통령과 만나 1952년 결혼했다. 1957년 남편과 함께 주연한 영화 '해군의 말괄량이들'(Hellcats of the Navy)을 끝으로 연예계에서 은퇴했다.
이후 낸시 여사는 레이건 전 대통령이 정계에 진출해 두차례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거쳐 대통령에 오를 때까지 남편의 곁을 지켰다. 레이건 전 대통령이 재임했던 1981년부터 1989년까지 8년간 영부인으로 활동했다.
레이건 부부는 특히 금실 좋은 부부관계로 유명했다. 52년간의 결혼생활 동안 레이건 전 대통령과 낸시 여사는 서로를 '마미'와 '로니'로 부르며 애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영부인으로 활동할 당시 낸시 여사는 젊은층의 약물남용을 사회 문제로 부각시키는 데 크게 공헌했다. 그는 1980년대 마약 퇴치 캠페인 '안된다고 말하라'(Just Say No)를 실시하고 미국 전역의 공공 치료소를 찾아다니며 마약중독의 위험성을 알렸다.
1994년 레이건 전 대통령이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자 낸시 여사는 남편과 함께 '로널드 앤드 낸시 레이건 연구소'를 설립하고 알츠하이머 연구를 지원했다. 레이건 전 대통령이 2004년 별세하기까지 10년간 그의 곁을 지켰다. 이 기간 동안 알츠하이머 치료를 위한 배아줄기세포 연구 지원을 촉구하기도 했다.
또 70세의 나이에 유방암 판정을 받자 유방 절제 수술을 하고 이 사실을 언론에 공개했다. 당시 사망 위험에도 불구하고 주변 시선 때문에 수술을 꺼리던 여성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서였다.
한국과도 특별한 인연이 있다. 낸시 여사는 1983년 레이건 전 대통령과 함께 방한하면서 한국의 심장병 어린이 두명을 미국으로 데려가 치료를 받도록 돕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