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자료 사찰 논란 '오해와 진실'

통신자료 사찰 논란 '오해와 진실'

이하늘 기자
2016.03.31 17:25

수사기관 "민감정보 포함안돼…수사위해 필요"vs시민단체 "주민번호 등 민감정보 포함…무분별 수집 제한해야"

통신사들이 수사기관에 제공하는 통신 자료를 두고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국민 개인정보를 과도하게 수집하고 있다며 수사기관 및 이통사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은 물론 헌법 소원까지 제기할 태세다. 수사기관들은 통신자료 열람에 대한 과도한 오해가 불안감을 조성시키고 있다며 해명에 나서고 있다. 통신자료 요청 관행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봤다.

◇통신자료 신상정보 불과 VS 민감정보 아니냐

먼저 경찰 및 수사기관들은 ‘통신자료’라는 용어 탓에 불필요한 오해가 있다는 설명이다. 통신자료는 휴대전화 등 통신 가입자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전화번호 등 이용자 신상정보를 말한다. 착·발신 통신번호 및 상대방 전화번호, 인터넷 로그 기록, 위치정보 등을 담은 ‘통신사실확인자료’, 통화 내용까지 확인이 가능한 ‘통신제한조치’(감청)에 비해 상대적으로 민감하지 않은 정보들이라는 것.

통신사실확인자료와 통신제한조치의 경우, 반드시 법원 영장이 필요하지만 통신 자료 열람은 그렇지 않은 것도 정보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항변한다. 통신자료는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수사당국 4급 이상 관련 공무원의 결제만 있으면 언제든 요청할 수 있다. 기본적인 인적사항 확인마저 제한한다면 수사에 차질이 있다는 설명이다.

강신명 경찰총장은 지난 28일 ‘통신자료 열람요청에 관한 TF(태스크포스)’ 관련 간담회에서 “수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많은 부분을 요청할 수밖에 없다”며 수사기관에 대한 통신자료 제공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시민단체들은 통신자료 역시 민감한 정보를 담고 있는데 수사기관들이 무차별적으로 수집한다고 주장한다. 참여연대 측은 “통신자료가 기본적인 인적사항을 담고 있지만, 주민번호 등을 통해 개인의 민감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일각에서는 통신자료 제공도 통신사실자료 및 감청처럼 영장을 발부받은 경우로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용자들 “왜 수사기관이 내정보 왜?” 답답…요건 절차 개선 시급

수사기관의 통신자료 요청과 이용자들에 제공사실 공개 과정에서의 절차와 내역도 뜨거운 쟁점이다. 현행 법(전기통신사업법 83조 4항)에 따르면 수사기관은 통신 사업자에 통신자료를 요청할 때 그 사유를 명시해야 한다. 하지만 ‘범죄수사’, ‘국가보안법 위반과 관련된 수사’ 등 구체적이지 않은 사유를 명시해 사실상 그 이유를 확인할 수 없다.

국민들이 자신의 정보를 수사기관이 열람할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통신사실확인자료는 당사자에게 의무적으로 사후 통지를 해야 하는데, 통신자료는 제공 사실에 대한 당사자 통지절차도 없다. 수사기관 역시 일반인들의 통신자료 열람 사유 문의에 답하지 않는다.

통신사들이 고객 요청 시 통신자료 제공 여부만을 공지해주기 시작한 것도 지난해 1월 이용자들에게 수사기관 자료 제공현황을 공개하라는 2심 판결 이후다. 그동안 수사 기관들이 ‘수사에 중대한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통신사들의 자료제공현황 공개를 꺼려왔기 때문이다. 통신 3사는 지난해 법원 판결 이후 인터넷 기업들처럼 통신자료 제공요청에 대해 전면 거부하는 방안을 포함해 대응방안을 모색했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연간 1000만건 이상의 통신자료가 수사기관에 넘겨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공의 안녕과 국가안보를 위한 협조하고도 고객정보 관리 부실 기업으로 내몰리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이같은 사태가 재연되지 않기 위해선 법 개정이나 사회적 합의를 통해 통신자료 제공 절차와 요건 등이 보다 명확히 규정돼야한다"고 말했다.

무분별한 통신자료 열람 관행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수사기관들은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강 청장은 “TF 활동을 통해 통신자료 요청범위를 최소한으로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요청 사유 역시 이를 구체적으로 명시하면 수사 보안 침해가 우려되는 부분이 있지만 (사안에 따라) 구체적 기술이 가능한 경우를 정교하게 나눌 수 있는 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20대 국회가 마련되는 대로 통신자료 관련 법 개정 논의에 나설 계획이다. 이미 야당에서는 변재일, 정청래, 유승희 의원 등이 수사기관의 무분별한 통신자료 열람을 제한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내놨다. 여당에서는 황인자 의원이 통신사업자들이 수사기관의 통신자료 요청에 응하도록 강제하는 개정안을 내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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