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vs 리모델링" 고민하는 1기 신도시

"재건축 vs 리모델링" 고민하는 1기 신도시

송학주 기자
2016.06.02 05:12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수도권 70여곳 리모델링 대상…"단지 환경에 따라 손익계산 면밀히 검토해야"

리모델링 단지의 대표적인 서울 강남구 도곡동 '쌍용예가 클래식' 내부의 리모델링 전후 모습. / 사진제공=쌍용건설
리모델링 단지의 대표적인 서울 강남구 도곡동 '쌍용예가 클래식' 내부의 리모델링 전후 모습. / 사진제공=쌍용건설

정부가 오는 8월 아파트 리모델링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동별 동의요건을 재건축과 동일한 수준인 2분의 1로 완화한다. 또 올 연말부터는 안전진단 비용 등 초기 사업비를 지자체 도시정비기금에서 지원할 수 있게 된다.

일산·분당 등 1기 신도시에 지어진 아파트들이 노후화됨에 따라 리모델링 추진을 활성화하기 위해 나선 것이지만 기대와 다르게 일선 단지들은 여전히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재건축 연한 단축 등 관련 요건이 완화된 만큼 리모델링보다는 재건축이 사업성이나 주거여건 면에서 여전히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어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31일 리모델링 산업 활성화를 담은 '2016년 주거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는 동별 동의요건 완화, 초기 사업비 지원과 함께 리모델링 절차 간소화, 과도한 규제 개선 등이 포함됐다.

오는 8월부터 주택사업승인시 리모델링 절차를 간소화하고 기본계획 수립시 '도시경관 관리방안'을 제외하는 등 과도한 규제를 개선한다. 도시경관을 위해 건축물의 층수와 높이를 제한하던 규제가 리모델링엔 적용되지 않는 것이다.

이런 행정적 여건이 마련되면 리모델링 예정 단지들이 기대감을 키우며 사업에 속도를 높일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대상은 주택법상 지은 지 15년 이상된 15층짜리 중층 아파트들로, 분당신도시를 포함해 수도권에서 70여곳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여전히 리모델링보다는 재건축 사업이 비교우위에 있다는 점이다. 리모델링은 건물을 받치는 기본 구조물을 그대로 활용하면서 나머지 부분을 새로운 형태로 바꾸는 반면, 재건축은 기존 구조물을 모두 부수고 완전히 새로운 건물을 짓다 보니 주거여건 측면에서 재건축이 더 낫다는 분석이다.

사업 연한도 40년에서 30년으로 짧아지면서 리모델링과 연한 차이도 크게 줄어든 만큼 사업성 측면에서도 앞선다. 실제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미도 1차'의 경우 리모델링을 검토하다가 2014년 재건축 연한이 줄어들면서 조건을 채우게 되자 재건축으로 선회했다.

재건축을 하면 용적률이 법정상한선까지 완화돼 기존 가구 수보다 더 많은 물량을 지을 수 있는 반면 리모델링은 가구당 전용면적을 최고 30%까지밖에 늘릴 수 없다. 수직증축이 허용됐지만 안전문제상 최대 3개층까지만 늘릴 수 있다.

그렇다면 실제로 사업성 측면에서 재건축이 리모델링에 비해 유리한 것일까. 1992년 10월 준공된 서울 강남구 개포동 '대치 2단지'(1753가구)의 리모델링 사업보고서를 통해 알아봤다.

조합이 작성한 '대치2단지 리모델링과 재건축 비교 보고서' 자료에 따르면 리모델링 방식으로 조합원 아파트의 전용면적을 9~15㎡ 넓힌 '면적증가형'과 일반분양분을 늘린 '성능개선형'이 가능하다.

면적증가형은 118가구(전용 59㎡ 38가구, 64㎡ 80가구), 성능개선형은 244가구(전용 73㎡ 54가구, 84㎡ 190가구)를 일반분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용적률은 현재 173%에서 리모델링 후 272%까지 늘어난다. 분양가는 주변 시세와 비슷한 3.3㎡당 2700만원으로 산정했다.

예상되는 조합원 분담금은 성능개선형이 860만~3000만원, 면적증가형은 9900만~1억5000만원으로 분석됐다. 반면 이 아파트를 재건축했을 땐 용적률이 법적 상한선인 300%까지 높아지지만 기부채납(공공기여)에 따라 대지면적이 10% 가량 줄어들고 용적률 증가분의 절반을 소형 임대주택으로 공급해야 해 일반분양분이 없다.

조합원 분담금은 현재의 공사비와 사업비로 계산해도 가구당 1억9000만~2억원이 나올 것으로 분석됐다. 결국 리모델링이 재건축과 비교해 조합원 부담금이 약 1억원 가량 절감되며 준공까지 소요기간도 13년 더 빠를 것으로 조합은 추산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기존 단지의 용적률과 노후도, 입지 등 단지의 특장점 그리고 주민들의 경제 수준 등을 고려해 재건축과 리모델링 양쪽 모두의 사업성을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재건축 규제가 대폭 완화됐기 때문에 리모델링이 활성화되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용적률이 낮은 저층 아파트는 재건축이 유리하지만 지상 10~15층의 중층 아파트는 손익계산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