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하남 미사 등 경쟁률 신기록…대기수요 많아 규제효과 제한적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비롯한 일부 분양시장의 과열을 잠재우기 위해 정부가 중도금 대출 보증 규제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세종시와 수도권 신도시에서 잇달아 청약 경쟁률 신기록이 나오는 등 과열 진정 기미는 좀체 나타나지 않고 있다.
11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8일 세종 신동아 파밀리에 4차 1순위 청약접수에는 특별공급을 제외한 105가구 모집에 2만1180명의 청약 신청자가 몰렸다. 평균 경쟁률은 201.71대1. 세종시 청약 사상 최고 경쟁률이다. 이전 기록인 지난해 8월 '더 하이스트'의 58.65대1과의 차이도 상당하다.
기대를 크게 웃도는 흥행 성적이다. 당초 세종 신동아 파밀리에 4차는 세종시 내 핵심 입지로 꼽히는 3-2 생활권에 위치한 데다 청약조건 완화가 처음 적용되는 단지로 주목받았지만 청약접수 직전 분양권 불법 거래 단속과 중도금 대출 보증 제한 등 잇단 규제 소식이 전해지며 흥행을 장담할 수만은 없는 상황에 처했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분양권 거래 단속이 이뤄지고 중도금 집단대출 조건이 바뀌는 등 청약 수요를 위축시킬 만한 변수가 생겼지만 실제 청약 수요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같은 날 경기 하남에서도 경쟁률 신기록이 나왔다. 8일 하남 미사 신안인스빌 1순위 청약에서는 561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4만3499명이 접수를 마쳤다. 평균 경쟁률은 77.54대1. 역시 미사강변도시 분양 사상 최고 경쟁률이다.
공교롭게도 미사강변도시에서는 지난 1일 중도금 대출 보증 규제 시행 이후 청약 경쟁률 신기록 행진이 거듭되고 있다. 지난 6일 미사강변 호반 써밋플레이스가 54.1대1로 미사강변도시 청약 경쟁률 기록을 세우더니 이틀 만에 신안인스빌이 이를 다시 갈아치운 것.
앞서 지난 6일 진행한 흑석뉴타운7구역 '아크로리버하임' 1순위 청약도 올해 서울 청약 경쟁률 기록을 새로 썼다. 287가구 모집에 2만5698명이 접수, 평균 89.54대1의 경쟁률로 이전 래미안 루체하임의 50대1을 가볍게 뛰어넘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들의 청약 흥행이 이미 예견됐던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대출 보증 규제가 서울이나 수도권 신도시, 세종시와 같이 청약 수요가 넘쳐나는 곳에는 영향을 주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대출 보증 규제를 통한 청약 과열 억제는 당장 눈앞의 급한 불만 끄고 보자는 단기 처방일 뿐"이라며 "이마저도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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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은 "최근 청약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서울, 수도권 신도시, 세종시 등 이른바 되는 지역은 일회성 분양권 거래 단속이나 대출보증 규제 등으로는 청약 열기를 억누르기 어렵다"며 "청약조건 완화와 저금리 기조가 지금 청약과열의 출발점이라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서울이나 수도권 신도시의 경우, 워낙 대기 수요가 많은 데다 자금력이 탄탄한 투자자들이 많이 몰린다"며 "단편적인 과열 억제책으로는 수요를 분산시키기 쉽지 않다"고 꼬집었다.
양 실장은 "수요가 부족한 지방 청약시장에 과도한 충격을 주지 않는 한도 내에서 수도권 등의 과열을 진정시킬 수 있는 보다 세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