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지도반출에 확연한 입장차…커지는 반발 여론

구글 지도반출에 확연한 입장차…커지는 반발 여론

이해인 기자
2016.08.08 18:27

구글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업계·학계 "안보 위협 및 국내 기업 역차별" 반발

구글의 지도데이터 국외 반출 허용 여부가 곧 결정될 가운데 8일 이우현 민홍철 국회의원 공동 주최로 개최된 '공간정보 국외반출 정책 토론회'에서 지도데이터 반출을 요구하는 구글과 이를 반대하는 국내 산업계와 학계의 입장차가 확연했다. 사진은 토론회 참석 패널들에게 구글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는 권범준 구글지도 프로덕트 매니저 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왼쪽).
구글의 지도데이터 국외 반출 허용 여부가 곧 결정될 가운데 8일 이우현 민홍철 국회의원 공동 주최로 개최된 '공간정보 국외반출 정책 토론회'에서 지도데이터 반출을 요구하는 구글과 이를 반대하는 국내 산업계와 학계의 입장차가 확연했다. 사진은 토론회 참석 패널들에게 구글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는 권범준 구글지도 프로덕트 매니저 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왼쪽).

정부가 이달 구글 지도데이터 국외 반출 허용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인 가운데 이를 둘러싼 논란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한치 양보 없이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하는 구글에 반발 여론만 더욱 거세지는 모양새다.

8일 이우현(새누리당)·민홍철(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주최로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공간정보 국외반출 정책 토론회’에서는 지도데이터 국외 반출을 요구하는 구글과 이를 반대하는 국내 산업계·학계의 입장 차가 확연했다. 이날 구글은 국내에 글로벌 혁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한국의 지도데이터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러나 관련 업계나 유관기관, 학계에서는 안보 위협과 국내 기업들에 대한 역차별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더 컸다. 특히 이날 구글이 자사의 원칙을 변경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절충안조차 찾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구글 “혁신 서비스 제공 위한 것…원칙 변경은 불가”=이날 기조발제를 맡은 권범준 구글 지도 프로덕트 매니저 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전 세계에 제공하는 혁신적인 지도 서비스를 한국에서도 제공하고 싶다”면서도 “한국 정부는 법적 요구사항을 넘어서 추가적인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도 상세 데이터 외에 구글 위성지도 서비스에 민감 정보를 삭제해달라는 우리 정부의 요구를 빗댄 말이다.

정부는 구글이 서비스하고 있는 위성지도에 정밀 지도데이터까지 합쳐질 경우 안보 위협이 높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위성지도의 경우 청와대 등 국가 주요 안보시설이 그대로 노출되고 있기 때문. 이에 정부는 지도데이터 반출을 위해 위성지도 상 주요 안보시설 삭제를 조건으로 내건 바 있다. 그러나 권 매니저는 “구글 뿐만 아니라 얀덱스 등 수많은 업체들이 고화질 위성사진을 판매하고 있는 만큼 지도반출로 인한 추가적인 안보위협은 없을 것”이라고 반박하며 정부의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음을 시사했다.

이같은 구글의 입장 고수에 이날 공개 정책 토론회에 모인 각계 전문가들은 우려를 내비쳤다. 윤영찬 네이버 부사장은 “지도반출과 관련된 안보 위협 문제는 구글이 아니라 우리 정부와 국민이 판단해야 할 문제”라며 “한국에서 사업하는 스타트업들은 한국 지도 API를 통해 도보, 자동차 길찾기를 모두 서비스 하고 있듯 혁신은 구글만의 전유물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번 지도데이터 반출 문제를 단순히 글로벌 인터넷 기업과 정부간의 협의 문제로 축소될 수 없다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안보문제를 비롯해 산업과 경제적 측면 등을 다각도로 검토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것.

◇“구글 지도반출 허용은 국내 기업 역차별”=안보문제와 더불어 쟁점 중 하나로 꼽히는 서버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구글은 안정성 향상을 위해 클라우드 서버에 데이터를 분산 저장하는 만큼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하더라도 지도데이터 반출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반면 박병욱 한국측량학회 회장은 “구글이 국내 서비스 사업자와 제휴나 데이터센터 설립 등 여러가지 방법을 통해 한국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국내 서비스를 못하는 건지 안 하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서버 소재 문제는 국내 기업에 대한 역차별 문제로도 언급됐다. 국내 기업들의 경우 한국에 서버를 두고 정기적으로 정부의 관리를 받고 있지만 구글의 경우 서버를 두고 있지 않아 이를 피해갈 수 있다는 것. 공정 경쟁을 위해서는 구글 역시 국내에 서버를 두고 한국 정부의 관리·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구글은 이같은 역차별 지적에 대해 “피해자 코스프레”라고 표현, 일부 토론자로부터 사과요구를 받기도 했다. 신동빈 한국공간정보학회 회장은 “국내 기업들은 국내에 서버를 두고 법을 준수하며 세금을 내고 있다”며 “구글은 서버를 두지 않는 부분에 대한 해명을 명확히 해 역차별을 주고 있다는 인상을 없애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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