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범 산업인력공단 이사장 취임 2주년 인터뷰…능력중심사회 이끌 NCS 강조

“노동개혁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이번 정부가 안 되면 다음 정부에서라도 다시 추진해야 한다. 능력에 따라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열린 노동시장을 구현해야 청년들이 도전정신을 가지고 진입한다.”
박영범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의 대답은 거침이 없었다. 우리나라의 고용 문제에 있어 가장 시급히 해결돼야 할 것을 묻자, 주저 없이 ‘노동개혁’을 꼽았다. 수십 년간 민간과 공공을 오가며 축적된 고용·노동 전문가로서의 신념이 그대로 묻어 났다.
박 이사장은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세계적 추세나 우리나라의 상황을 보면 노동개혁은 꼭 필요하다”며 “(노동개혁으로) 당장 효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노동시장 참여자들의 의식이 바뀌는 것부터 시작해, 과정에서 해결책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맥락에서 “청년실업의 해법을 너무 단기적으로 찾으려고 하면 안 된다”고도 했다.
국가직무능력표준(NCS), 일학습병행제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정부의 노동개혁과 마찬가지로,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뿌리 깊은 곳부터 노동시장의 변화를 가져올 정책이기 때문이다.
박 이사장은 “NCS나 일학습병행제는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근본적 변화를 가져올 좋은 제도”라며 “기반을 잘 닦아 놓으면 공단 입장에서나 국가적으로도 앞으로 살아갈 큰 먹거리가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박 이사장이 지난 2년간 전력투구한 NCS는 지난달 확정·고시되어 법적인 지위를 얻었다. 24대 직업 분야, 847개 표준과 1만599개 능력 단위가 마련됐다. 직무에 필요한 능력을 국가가 표준화해 기준을 정한 것으로, 기업들이 인재 채용과 평가의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는 “NCS를 바탕으로 교육, 훈련 과정 개선을 하면 아무래도 취업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현장성이 강해져 기업에 맞는 수요가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박 이사장은 NCS를 통해 자유로운 직무 간 이동이 발생할 것으로 봤다. 학벌과 이름값 대신 직무능력을 중요시하는 능력중심의 사회가 NCS를 통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이사장은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전부 초반에 결정이 되고, 외부에서 누군가 들어오는 것을 굉장히 싫어한다”며 “NCS에 기반을 둔 등가성이 확립되면, 삼성에서 20년 일한 것이나 현대에서 20년 일한 것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독자들의 PICK!
이어 “대·중소기업, 정규직·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 등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를 위해서도, NCS의 활용 중요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NCS가 또 다른 스펙(Spec)으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박이사장은 “NCS는 해당 분야에 필요한 능력을 제시하기 때문에 오히려 불필요한 스펙 쌓기에서 벗어나게 된다”며 “구직자가 내가 가고 싶은 길을 가도록 유도하다 보니, 실제 NCS를 기반으로 채용한 회사들은 이직률이 확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권역별로 찾아가는 설명회나 상설 교육과정 개최 등을 통해 오해가 해소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이사장은 NCS의 확산과 아울러 공단의 혁신에도 박차를 가했다. 취임 후 200여개 기업을 직접 방문하고 1300여명인 공단 직원의 3분의 2 이상과 점심을 먹으며 소통에 나섰다.
박 이사장은 “런치톡, 독서간담회, 무비톡톡 등 현장에 기반을 둔 유연하고 수평 중심의 공단 조직문화 개선 활동을 지속해서 해왔다”며 “여성 관리자 육성도 활발히 하고, 교육비 예산을 두 배로 늘려 전문가 육성에도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남은 1년의 임기 동안에도 공단의 체질 개선에 전념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구직자의 취업역량 제고와 고품질 자격관리가 공단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라며 “직원들에게 스스로 찾아가는 서비스 마인드와 함께 지시 받는 관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전문성이나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