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기업 팔 비틀기', 애플 아이폰 잠금해제도 풀까

트럼프 '기업 팔 비틀기', 애플 아이폰 잠금해제도 풀까

조성은 인턴기자
2016.12.08 14:52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일 캐리어의 인디애나 주 공장을 방문해 멕시코 공장 이전 계획 철회를 발표하고 있다./사진=블룸버그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일 캐리어의 인디애나 주 공장을 방문해 멕시코 공장 이전 계획 철회를 발표하고 있다./사진=블룸버그

대통령 선거기간 중에 포드와 애플 등 민간기업의 경영전략을 비판하며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이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경고를 날린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가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관련 기업들에 대한 전방위 압박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의 압박에 에어컨 제조업체 캐리어(Carrier)는 인디애나 주의 공장을 멕시코로 이전하려던 당초의 계획을 철회했다. 대신 향후 10년간 총 700만 달러 규모의 세금 감면 혜택을 받기로 했다. 특히 캐리어의 모회사인 유나이티드테크놀러지스(United Technologies)는 총 매출의 10%인 560억 달러(약 65조원)의 수익이 국방부 사업 수주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트럼프의 압박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실정이다.

트럼프는 4일(현지시간) 캐리어 이외에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려는 다른 기업에 대해서도 “그에 상응한 보복과 그 대가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며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려는 계획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겠노라고 엄포를 놓았다. 그는 지난 6월 멕시코로 공장을 이전하려는 자동차 제조회사 포드에게 "35%의 징벌적 관세를 매기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중국 등 해외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기업들도 트럼프의 타깃이 됐다. 그는 대통령 선거기간 중 이들 기업들에게 해외공장을 미국 내로 들여올 것을 강력히 주문했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애플을 콕 집어 맹렬히 비난했다.

그러자 애플은 지난 6월 아이폰 위탁생산업체인 대만의 폭스콘 등에 아이폰 생산공장의 미국 이전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폭스콘은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공장 이전을 위한 예비회담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의 이러한 처사는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2010년 애플에 해외 공장 이전을 요청했을 때 당시 CEO였던 스티브 잡스(Steve Jobs)가 일언지하에 거절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다른 모습이다.

트럼프의 기업 압박은 애플의 아이폰 암호 정책에도 미쳤다. 지난해 12월 샌 버나디노에서 총기테러가 발생해 14명이 사망하자 미연방수사국(FBI)은 테러범이 사용하던 아이폰에서 범죄단서를 찾기 위해 애플 측에 해당 아이폰의 암호화 잠금해제를 요청했다. 법원도 애플에 아이폰 암호를 풀어주라는 명령을 내리며 FBI의 손을 들어 줬다.

그러나 애플은 “FBI의 요구는 ‘마스터 키’를 만들어 달라는 것과 다름없고, 이 요구를 들어주면 중국과 러시아 같은 다른 국가들에서도 똑같은 요구를 해올 것”이라고 항변하며 보안상의 이유를 들어 FBI의 요청과 법원의 명령을 모두 거부했다.

이에 트럼프는 "아이폰을 사용하지 않겠다. 아이폰 불매운동(보이콧)을 전개하겠다"며 애플을 맹비난했다. 하지만 애플은 끝내 입장을 바꾸지 않았고, FBI는 결국 이스라엘의 한 보안업체의 도움을 받고서야 아이폰의 암호 잠금해제를 풀 수 있었다.

그런데 트럼프가 당선된 이후 업계에서는 애플이 과연 아이폰 암호 정책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트럼프는 당선 이후 애플의 아이폰 암호화 잠금해제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뉴욕 맨해튼 지방 검사 사이러스 밴스(Cyrus Vance)는 최근 "범죄수사에 용이하도록 모바일 기기나 운영체제를 만드는 회사에 암호화 해제를 강제하는 연방입법이 시급하다"며 정부기관에 협조하지 않는 애플의 태도를 비판하고 나섰다. 밴스 검사는 애플이 암호를 풀어달라는 요구에 응하지 않아 뉴욕주에서만 압류된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수가 2014년 10월 이후 423대에 달한다고 밝혔다.

게다가 공화당 소속의 상원 정보위원회(Intelligence Committee) 의장 리차드 버(Richard Burr) 상원의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뒤 애플 등에 암호를 풀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구축하는 것을 요구하는 '암호화 입법'을 재발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편, 정치권과 업계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자신의 정책을 실현할 목적으로 기업의 팔 비틀기가 계속된다면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 민간기업의 경영권이 심각하게 침해될 수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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