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생각하는 ‘에너지 전문가’

미래 생각하는 ‘에너지 전문가’

차홍규 전 칭화대 교수
2016.12.08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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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홍규 교수가 만난사람]기후변화 협약은 다음 세대에 책임 전가하지 않겠다는 의지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원욱 의원은 필자가 사는 화성시의 국회의원이다. 지역구의 한 모임에서 깨끗하게 생긴 젊은 신사가 90도로 깍듯하게 인사하는 등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존중하는 겸허함이 몸에 밴 드문 인격의 소유자다.

필자와 만날 날은 한참 시국이 어수선 할 때라 바쁜 일정으로 점심까지 거르면서 인터뷰에 응해 필자를 감동시켰다. 인터뷰 전 그의 책을 서점에서 구입해 읽어봤다. 제목이 <그래도 정치가 희망이다>로 이 의원의 절실한 마음이 그대로 활자로 전달돼 잔잔한 감동을 줬다. 그는 국회의원임에도 바쁜 시간을 쪼개 화성시 YMCA에서 기후강사 양성교육을 받아 기후 활동가 자격을 취득하고, 국민의 복지에 관심을 두고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을 취득한 철저한 현장 활동가다. 국회에서 ‘신재생에너지포럼’을 주도해 창립할 정도로 환경을 먼저 생각하며 미래의 먹거리에도 높은 식견을 갖춘 의원이어서 신재생에너지부터 질문을 던지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지인들에게 이원욱 의원하면 무엇이 생각나느냐 물어보니 많은 분들이 신재생에너지를 가장 많이 언급하던데, 제가 솔직히 잘 모릅니다.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그런 평가에 대해 늘 고맙게 생각합니다. 심지어 어떤 분들은 저를 에너지전문의원이라는 호칭으로도 불러주십니다. 아마 19대 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많은 관심을 보이고, 관련법을 발의하고 국회신재생에너지포럼의 연구책임의원으로서 연구 활동을 벌이는 등 열심히 행동했기 때문인가 봅니다.

또한 19대 임기 중 제가 두 권의 책을 출간했는데 모두 에너지에 관련된 저작물이었습니다. <신재생에너지 백과사전>과 <미래에너지 백과사전>으로 앞에 것은 신재생에너지의 각 기술전문가들의 연구결과를 모아 청소년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편집했으며, 그 다음 저서는 최근 에너지 분야의 신기술을 에너지전문기자와 같이 저술했습니다. 제가 이 책들의 주요 독자를 청소년으로 선택한 이유는 에너지 분야에 대한 청소년들의 이해를 돕고, 직업을 선택할 때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저는 20대 국회에서는 상임위원회를 국토교통위원회로 옮겨 제 지역구인 화성 동탄신도시를 행복한 도시로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분야에서도 국회신재생에너지포럼을 구성해 신재생에너지 제도 개선을만난사람위한 연구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국회 의원연구단체이지만 관련 정부부처 및 공공기관, 기업, 연구소 등의 구성원으로 운영위원회를 두고 포럼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전현희 의원이 공동대표의원, 김경수 의원이 연구책임의원으로 전문성을 더욱 강화해 파리협약에서 협약한 부분이 잘 이행될 수 있도록 정책을 견인하고 제안하려고 합니다.”

신재생에너지를 말씀하시니 우리 정부의 기후변화 대처에는 여러 문제가 있어 보이네요. 후쿠시마 원전 사태에서 보듯 우리의 원자력 발전소도 자칫 시한폭탄이 될 수도 있다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기후변화는 우리 삶의 토대를 송두리째 흔들고 있습니다. 지난 11월3일 ‘기후변화에 관한 파리협정 비준동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12월3일부터는 효력이 발생됩니다. 이제 우리는 자율적으로 자국의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설정하고, 이를 주기적으로 기후변화협약 사무국에 제출하고 보고해야 합니다. 우리는 온실가스 배출전망치 대비 37%를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약속했으며 이를 이행해야 합니다. 당장 석탄화력 발전을 축소해야 하며 내년 만들어지는 국가에너지계획 및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이 내용을 이행할 계획을 담아야 합니다. 국제사회와의 약속은 지켜져야 하며 이는 결국 미래세대에게 책임을 전가하지 않겠다는 의지입니다. 국회는 비준안에 동의한 만큼 정부가 약속을 제대로 이행할 수 있도록 정책을 제안하고 감시해야 합니다. 저는 그 역할을 할 것입니다. 정부는 여전히 원자력 에너지를 깨끗한 에너지라고 홍보합니다. 하지만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원자력 발전은 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원자력 발전을 위한 설비를 짓거나 해체할 경우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갑니다. 후쿠시마 사태에서 보듯 그간 편하게 원자력에 의존해온 우리의 에너지문제를 다시 돌아봐야 합니다. 에너지문제는 곧 인류의 문제이며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책임지는 중요한 문제임을 인식하고 원자력문제를 공론화해 정부와 시민사회가 함께 의논해야 합니다.”

질문을 다른 쪽으로 돌려 보겠습니다. 이 의원의 블로그를 보면 ‘이원욱이 읽는 시’라는 카테고리가 있습니다. 자주 시를 올리시더군요. 특별히 시를 사랑하는 이유가 있으신지요

“얼마 전 스웨덴 한림원은 노벨문학상의 수상자로 포크송 가수이자 록커로 알려진 밥 딜런을 지명했습니다. 가수가 유수의 노벨문학상을 받는 것에 대해 비판 여론도 있었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밥 딜런의 노래는 그 어떤 문학보다 감동과 울림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노벨문학상을 받아도 모자람이 없습니다. 물론 앞으로 노벨문학상의 행보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문학의 폭을 넓히고 대중화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합니다.

최근 제 블로그에 밥 딜런의 ‘바람만이 아는 대답’ 노래 가사를 올렸습니다. 이 노래는 간절한 마음, 그러나 한계를 지닌 사회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바람만이 아는 대답을 인류가 알아가는 과정이 곧 진보이자 발전입니다. 정치라는 영역 역시 정답이 있지 않으며, 바람만이 아는 대답을 알아가는 과정입니다. 어렵고 먼 길이지만 쉬지 않고 토론하며 걸어가야 하는 길입니다. 결국 모를 수도 있지만 알아가는 과정 자체는 너무도 아름답습니다.

얼마 전 광화문에서 있었던 3차 촛불집회에서 가수 정태춘씨가 무대에 올라 ‘92년 장마 종로에서’라는 노래를 열창했습니다. 광화문과 시청, 을지로에 100만명의 시민이 운집해 정의를 외치는 자리에 음악이 울려 퍼졌습니다.

‘다시는 시청 광장에서 눈물을 흘리지 말자, 물대포에 쓰러지지도 말자, 절망으로 무너진 가슴들 이제 다시 일어서고 있구나, 보라 저 비둘기들 문득 큰 박수 소리로 후여 깃을 치며 다시 날아오른다 하늘 높이 훠이, 훠이…훠이, 훠이…빨간 신호등에 멈춰선 사람들 이마 위로 무심한 눈빛 활짝 열리는 여기 서울 하늘 위로 한무리 비둘기들 문득 큰 박수 소리로 후여, 깃을 치며 다시 날아오른다. 하늘 높이 훨, 훨, 훨… ’

밥 딜런의 노랫말 ‘바람만이 아는 대답’이 정태춘의 노랫말에서는 ‘한 무리 비둘기들’로 표현됩니다. 정태춘 역시 밥 딜런 못지않은 시인입니다. 그의 음악은 시어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말이 길어졌는데, 시는 바람이 되고, 비둘기의 날갯짓이 되어 사람의 마음속을 넘나듭니다. 직설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무엇이 시어로 표현되면 오히려 선명하게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랑해’라는 직설적 표현이 시를 만나면, 제 감정을 더욱 고스란히 담아낼 수 있습니다. 정치를 하면서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하지 않습니다. 직설적 표현을 거르지 않고 토해낼 경우 대중과 언론의 반응이 적절치 않은 경우도 많이 봤습니다. 입으로 토한 말은 그 뜻이 아닌데, 해석이 달리될 수도 있습니다. 제가 정치인 이원욱 블로그에 시를 연속으로 게시하는 이유 중 하나는 시가 가장 적절한 정치적 수사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 생각과 마음을 저를 대신해 시가 해주고 있습니다.

지역 주민들을 만날 때에도 가끔 시를 낭송해드립니다. 긴시는 외우기 힘들지만 나태주 시인의 시 중 아름답지만 짧은 시가 있습니다. 시를 낭송하면 시를 통해 공감대가 형성되고,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네, 맞습니다. 선진국의 교과과정을 보면 시를 중요하게 가르칩니다. 시를 읽고 시를 쓰는 교육을 통해 소통을 배우고 논리를 체득합니다. 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하는데 큰 자산이 됩니다. 이런 교육에 비하면 우리의 시 교육은 많이 부족하지 않습니까

“옳은 지적입니다. 최근 영화 <동주>를 봤습니다. 윤동주 시인의 삶을 담담하게 다룬 영화로, 짧은 생애동안 가장 친한 벗으로 큰 영향을 미친 송몽규와의 우정을 담고 있습니다. 한 사람의 성장사이기도 하며 인간으로서의 정체성 형성의 과정이기도 합니다. 또 일제 강점기를 지나온 우리 청년의 슬픈 역사이기도 합니다.

동주는 시를 좋아하고, 시인을 꿈꿉니다. 그에게 시는 곧 생명입니다. 시를 통해 형성된 정체성은 동주에게 ‘고결함’을 줍니다. 동주는 시 ‘참회록’을 통해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자고 합니다. 창씨개명을 하고, 일본인으로서 살아가는 자신의 삶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생존하기 위해서는 당연한 선택이었지만 그조차 그에게는 부끄러움이었습니다.

시는 부끄러움을 가르치는 가장 좋은 장르입니다. 자신의 감정을 온전히 앞에 놓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단언하건대 선진유럽이 좋은 시민사회로 우뚝 선 데에는 ‘시 교육’이 큰 역할을 해냈다고 생각합니다. 시를 읽고 쓰는 일을 배우면서, 어린 학생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그 과정에서 자신이 갖지 못한 시민으로서의 소양, 좋은 사람으로서의 소양을 갖기 위해 노력했을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부끄러움을 인지했으며 부끄러움을 극복하기 위해 앞으로 나아갔을 것입니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 의원의 시교육에 대한 생각에 저 역시 문화인으로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또한 이 의원께서는 19대 국회에서는 동북아역사왜곡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으며 일본이 2차 세계대전 당시 주요산업시설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 추진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대표단 모임을 구성하고 관련 결의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또한 정부의 위안부 관련 한일 협상에 대해서도 비판적 목소리를 담은 성명서도 발표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윤동주 시인은 시 ‘참회록’에서 구리거울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 시대를 녹이 낀 구리거울이며, 자신 역시 녹이 낀 구리 거울 앞에 선 한 무력한 개인임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시인의 시어를 빗대어 저는 역사는 한 시대의 구리거울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구리거울에 녹이 끼지 않도록 보고 또 보고, 닦고 또 닦아야 하는데, 오히려 우리 정부는 거울에 낀 녹조차 거울 자체로 바라보려는 위험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한일역사를 둘러싼 여러 논란이 있었으며, 사실상 우리 정부는 자국의 역사를 위한 길을 포기했습니다. 지난 7월 제39회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일본 정부가 신청한 근대산업시설에 대한 유네스코 등재를 최종 결정했습니다. 우리 선조를 강제징용하고, 전쟁을 준비했던 물적 토대였던 그 곳에 대한 문화적 가치가 인정받은 셈입니다.

일본 정부는 이번 등재를 2009년부터 차근차근 준비해 왔습니다. 2012년 우리정부는 재고 노력을 했음에도 일본 정부가 등재를 추진했다고 하지만 정부의 속셈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6월22일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 행사에 교차 참석해 관계 개선을 예고했기에, 일본의 근대산업시설 세계유산 등재에는 청신호가 켜진 셈입니다. 당시 언론은 양국 외교 장관이 실제로 “양국이 신청한 유산들의 등재를 위해 협력하자”고 합의를 함에 따라 사실상 조선인이 강제 노동한 사실을 명기하는 선에서 마무리가 될 것이라고 보도됐고, 결과도 그러했습니다.

당시 일본 정부가 신청한 근대산업시설 23곳 중 7곳이 일제강점기와 침략전쟁시기에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필리핀 등 당시 피압박민족과 연합군 포로 등을 강제로 노역시킨 곳입니다. 특히 지옥도라고 불리던 하시마 탄광에서는 어린이들까지 동원해 해저 1000m까지 갱도를 파고 채탄작업을 시켰습니다. 나가사키 조선소, 비행장 등에 동원된 강제징용자들은 원자폭탄으로 인해 큰 피해도 입었으며, 무려 1만명 이상의 조선인 사상사가 발생했고 지금도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위안부 관련 협상에 동의했고, 다시는 위안부 문제를 국제사회에 제기할 수 없다는 조항이 추가돼 있었습니다.

국민의 심복인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관련 결의안과 성명서를 통해 적극적으로 입장을 제기했지만 문제는 여전히 존속해 있습니다. 정부가 외교력으로 해결해야할 문제를 거리의 시민에게 내맡긴 형국입니다.

저는 이 모든 일이 부끄러움을 모르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녹슨 구리거울을 밤새 닦지는 못하더라도,구리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봐야 합니다. 그래야 부끄러움이 생기고, 부끄러움을 통해 행동할 수 있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문화와 역사에 대한 관심이 크다는 것과 올바른 문화의식 확대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활동을 하실 것으로 기대합니다

“우선 차홍규 교수께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와 중국의 문화적 가교 역할을 하시면서 좋은 외교적 관계를 형성하고, 예술의 통섭과 융합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문화는 그 나라의 얼굴이자 국민이 추구하는 가치입니다. 문화는 억지로 융성시키자고 해서 융성되는 것이 아니며, 문화는 짧은 시간 안에 완성되지 않습니다. 오랜 숙성의 기간이 필요하며 절대적인 존중이 필요한 분야입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고 이것이 잘 발휘될 수 있도록 공간과 비용을 지원해야 합니다. 지난 역사를 돌아보면 위정자의 간섭은 문화를 후퇴시켰습니다. 아니 문화를 통해 사회를 갈라놓았으며, 갈등을 통해 사회 발전을 가로막았습니다.

제 지역구인 화성시 지역을 예를 들어 말해보겠습니다. 화성을 지역은 동탄1,2신도시가 자리한 곳으로 30·40대 젊은 층이 주요 인구층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좋은 문화에 대한 갈증도 많으며 요구도 있습니다. 자발적인 문화모임을 형성하고, 그 안에서 스스로의 문화적 소양을 갈고 닦고 있습니다. 클래식음악, 문학, 춤, 미술 등 문화의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모임이 형성돼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마을공동체 등을 만들고 지역문화를 넓히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일을 주민이 합니다. 관은 주민의 요구와 이해를 경청하고 주민의 문화 활동을 위한 공간이 적절하게 제공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문화 활동을 하는데 돈이 모자란다면 지역문화 확대를 위해 지원하고 협조해야 합니다.

가끔 이 성과를 바탕으로 벌어지는 축제의 현장에 가면 가슴이 뜁니다. 자발적으로 형성된 동탄 신도시의 문화가 큰 열매를 맺은 현장입니다. 남녀노소가 자신에 맞는 문화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형성된 지역문화가 화성시의 문화가 되고, 이것이 경기도와 대한민국의 문화의 작은 불씨가 될 것입니다.

마을공동체를 통해 좋은 문화가 널리 퍼지고, 그 속에서 우리 아이들은 좋은 돌봄을 통해 행복한 시민으로 성장합니다. 문화와 마을공동체에 방점을 찍고, 이 속에서 주민 스스로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기여하겠습니다.”

말씀에 동감합니다. 문화의 대중화에 대해서는 어떤 의견을 갖고 계시는지요

“철학자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은 현대인을 도시의산책자로 표현합니다. 도시가 사람을 온전히 품을 수 없음을 뜻합니다. 단순한 산책자로 살아가지 않기 위해서는 도시 안으로 들어가 도시와 사람이 하나 되어 살아가야 합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누가 그 일을 할 수 있을까요. 바로 ‘문화’입니다. 문화만이 도시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을 산책자가 아닌 주민과 시민으로 살아가게 합니다.

한 계층이 문화를 독점하는 시대는 발전할 수 없습니다. 사회의 지배층이 문화를 독점하고 문화를 통해 지배구조를 공고히 하려고 할 때 문화는 결코 발전할 수 없습니다. 영역은 넓어지겠지만 문화의 질은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굳이 예를 들지 않아도 현 정부가 강하게 추진했던 ‘문화융성’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우리 문화는 격이 추락했다는 것을 잘 아실 겁니다.

제 나름대로 문화를 대중화하기 위한 원칙을 정리해봤습니다. 문화는 융성시키는 대상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발전하는 것입니다. 자발성을 존중해야 합니다. 정부는 다만 자발성을 북돋우기 위해 행정적 지원을 해주면 그만입니다. 물론 지원한 비용이 어디에 쓰이는지는 정확하게 파악을 해야겠지요.

부산국제영화제를 보면 영화인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영화인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돈’과 ‘공간’을 지원했습니다. 영화인들이 못마땅하고 해서 관이 개입하면 영화제는 관이 주도하는 관변영화제이지 자발적인 영화인들의 축제가 될 수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문화의 대중화를 위한 촘촘한 정책을 세우고, 관 주도의 정책이 아닌 관 지원의 정책을 만들어야 합니다.”

말씀을 들으니 참 문화인이고 싶은 제가 부끄럽습니다. 우리 같은 문화인들에게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늘 고단한 일상에서도 노력하는 문화인들에게 우선 깊은 고마움을 표합니다. 문화는 한 시대의 정신을 담아낸 그릇입니다. 저는 시대정신을 먼저 표현하는 사람이 문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시대든 문화인이 먼저 자각하고 행동하는 사회는 그 어떤 사회보다 앞에 설 수 있었습니다. 또한 문화인의 그러한 자각과 행동으로 ‘시민사회’는 더욱 성숙해집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문화인을 위한 정책에 게을러온 것이 현실입니다. 여전히 ‘예술을 하면 배고프다’는 말이 정설로 통하고 있습니다. 문화복지, 문화지원, 문화자율 등을 정책화하여 의식주 걱정 없이 문화에 종사하고, 문화를 통해 인류의 발전을 위해 노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차 교수 같은 문화인들이 긍지를 갖도록 사회자원을 모아 도울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 더불어민주당은 19대 국회에서 도종환 의원께서 문화복지에 관한 관련법을 발의했습니다. 문화인들이 문화영역에서 역할을 다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걸음에 저도 힘을 보태겠습니다.”

네, 말씀을 듣다보니 너무 해박하셔서 의원께서 문화인이고 제가 아웃사이더 같습니다. 인생관 등도 듣고 싶고, 국민을 위한 이야기도 듣고 싶은 욕심도 생깁니다. 좀 더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 가치관은 ‘처음처럼 초지일관’입니다. 초심을 버리지 않고정치하겠다는 약속의 말씀입니다. 이러한 가치관을 20대 의정활동이 끝날 때까지 지킬 것을 약속드리며, 제 의정 활동의 목표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공정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이는 20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면서 제가 내건 구호입니다. 우리 사회는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양극화 속에서 힘든 고비를 넘기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우리 아이들과 청년들이 더 이상 꿈을 꿀 수 없는 사회라고 느낀다는 사실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적 대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합니다. 공정한 대한민국의 출발점은 여기서 시작돼야 합니다.

둘째, 합의의 정치를 구현하겠습니다. 정당 사이의 갈등을 토론하고 합의할 수 있는 장이 과연 제대로 그 역할을 하고 있었는가라는 의문을 던집니다. 정치가 당리당략이 아닌 국민을 위한 정치가 되기 위해서는 현재 우리의 정치구조를 되돌아보고, 제대로 된 평가절차를 거쳐 대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셋째,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정책적 토대를 구축하겠습니다. 교육, 에너지, 주택 등 여러 문제에서 현 상황을 정확히 진단하고, 사회가 지속가능한 행복을 품을 수 있는 정책을 세우겠습니다. 멀리 내다보는 통찰이 필요할 것입니다.

문화인들은 성찰과 통찰의 지성인입니다. 많은 조언을 해주신다면 이를 정책에 반영해 좋은 정치하도록 애쓰겠습니다. 손잡고 걸어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그 시작이 됐으면 합니다. 고맙습니다."

이 의원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참 열심이고 성실한 의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자신이 주도한 국회 내 정책연구단체 ‘국회신재생에너지포럼’과 ‘국회사회책임투자정책연구포럼’에 대표의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발의한 법안을 살펴보면, 현행보다 강화된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안, ‘학교운동장 인조잔디’ 발암물질 금지법, ‘국무위원 30% 여성 할당’ 정부조직법, ‘영유아·장애아 학대범죄 엄벌’ 개정안, ‘집합건물 관련 법안’, 군 인권 향상을 위한 ‘국가인권위원회법 개정안’, ‘화장실 문화’ 개선법, ‘상가·오피스텔 관리비 인하’ 법안, 청년수당의 ‘국가 지급 최초 의무화’, ‘미세먼지 저감 국민건강 실현 결의안’ 등 무수히 많다. 언론에서 국회의원이 세금만 받고 입법을 위한 발의조차 안한다는 기사를 여러번 봤는데 다양한 분야의 법 발의 내용을 보면서 신선한 느낌이 든다.

이들 법안을 보면 그가 지향하는 관점을 정확히 알 수 있다. 이 의원은 지난 5월31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 개정 법률안’과 ‘여신전문금융업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20대 국회 1호 법안’으로 각각 제출했다. 1호 법안으로 대표 발의한 ‘여신전문금융업법 일부 개정 법률안(일명 ‘소상공인 카드수수료 인하법’)’은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그의 공약사항으로 지역 소상공인들의 애로사항인 카드수수료율을 인하하는 내용을 담았다. 같은 날 함께 제출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 법률안(일명‘공중화장실 성범죄예방법’)’은 최근 술집 화장실에서 여성을 엿본 남성이 무죄선고를 받아 논란이 된 ‘공중화장실에서의 성범죄’를 예방하고 ‘공공장소의 성적 목적을 위한 침입행위’에 대한 처벌강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두 법안에서 엿볼 수 있는 서민과 사회적 약자를 향한 정치야말로 정치인 이원욱이 가고자 하는 종착점일 것이다.

이 의원이 쓴 책 <그래도 정치가 희망이다>를 보면 그의 따뜻한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내용 중 마음에 와 닫는 구절이 있어 몇 번을 읽다보니 저절로 암송하게 됐다. <숲을 만났다. 처음에는 도피하는 심정으로 갔지만 숲에 반해 숲과 사랑에 빠졌다. 숲 속에 들어가면 마치 어머니의 품속처럼 따듯하고 편안하다. 모든 것을 포용하는 숲은 베풂의 미덕을 알게 하고 겸손의 아름다움을 가르쳐준다. 정치도 숲도 같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삶이 지치고 고단할 때 숲을 찾듯이 우리 정치도 힘들고 어려운 이들이 찾을 수 있는 곳이었으면 한다…>

조각을 하고 그림을 그리는 미술인인 필자는 정치를 잘 모른다. 그러나 요즘 정치를 보면 타인을 아군이 아니면 적군으로 간주하는 이분법적 사고로 치닫고 있어 너무도 답답한 마음이다. 안타까운 심정에 필자는 평면 작품의 제목을 절합(節合:Articulation=분절(分節)▶결합(結合)이라고 정했다.

우리 정치도 상생을 하며 건설적인 비판 속에 절합해 문화선진대국으로 발전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우리 대한민국에서 ‘그래도 정치가 희망’이길 간절히 소망해 본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1963년 3월 20일 출생(충남 보령)

고려대학교 법학 전공

제 19대 국회의원(경기 화성시을/더불어민주당)

現 20대 국회의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

차홍규 교수

서울과기대 학사, 홍익대 석사, 동신대 박사 / 장애인 기능올림픽 운영위원 역임. 기능올림픽, 장애인 기능올림픽 심사위원 / 제2회 국제디자인(KJDA) 공모전 심사위원 / 88올림픽 기념 공모 작품전 등 서울시장상 및 장관상 등 다수 수상 / 한-중 수교 20주년 초대전 작가(주중한국대사관, 주한중국대사관) / 한국 전업미술가협회 자문위원, 한-중 조각가협회 고문, 한국조각가협회 회원 / 개인(초대)전 32회, 단체전, 국제아트페어 등 300여회 / 전 정수폴리텍대학, 우송대학교 교수, 북경 칭화대학교 미술대학 정년퇴임 / 현 한중미술협회 회장, 현재 중국 광저우 화남이공대학 고문 교수, 폴리텍 대학 화성캠퍼스 명예교수 / 북경 SUN ART 갤러리 전속작가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더리더(theLeader)에 표출된 기사로 the Leader 홈페이지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더 많은 기사를 보고 싶다면? ☞머니투데이 더리더(theLeader) 웹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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