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과 부산시가 6·25 전쟁 당시 임시 수도 역할을 했던 부산의 역사를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려는 준비를 서두른다. 세계유산에 이름을 올린 15건의 우리 문화유산이 대부분 조선 이전에 한정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7일 유산청과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시는 오는 9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한국 전쟁 시기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 예비평가 신청서를 제출한다. 등재 대상은 정부 유지와 피란 생활, 국제 협력 등을 담은 유산 11점이다. 경무대와 임시중앙청 등 공간과 아미동 비석마을, 영도대교, 부산재한기념공원 등이 포함됐다.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은 2023년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올랐으며, 지난해 세계유산 우선등재목록에 선정됐다. 우선등재목록에 선정된 유산은 유산청 문화유산위의 심의를 거쳐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공식 절차인 예비평가 대상으로 신청할 수 있다. 국내의 세계유산 잠정목록 14건 중 우선등재목록에 포함된 유산은 '양주 회암사지 유적'과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 2건이다.
예비평가는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ICOMO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가 서면심사 방식으로 진행한다. 통상 1년 정도의 기간이 소요된다. 이 절차를 통과하면 등재신청 대상 선정과 유네스코 현지 실사 등 국내·외 절차를 거쳐 세계유산으로 지정된다.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 조선 이후의 우리 유산 중에서는 처음이다. 지금까지 지정된 우리 세계유산 15건 중 조선 이후의 것은 1건도 없다. 석굴암·불국사(신라), 종묘·창덕궁(조선), 가야 고분군(가야) 등 모두 과거의 유산이다.
부산시는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를 계기로 세계에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의 가치를 알린다는 목표다. 세계유산으로 등록되기 위한 조건인 'OUV'(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부산만의 경험과 차별성도 소개한다.
부산시 관계자는 "최근 세계유산의 개념이 오래된 건축물 중심에서 인류의 경험·기억으로 확장되는 흐름에 부합한다"며 "1023일간 최후의 보루 역할을 했던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은 전쟁 속에서도 공동체가 어떻게 유지됐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