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6.4% 인상되면서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기업들을 중심으로 경영부담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크다.
정부는 발 빠르게 후속대책을 내놨다. 영세기업의 인건비를 직접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인건비 지원에만 3조원의 재정을 직접 투입한다. 간접비용 등 총 재정지원 규모는 4조원 이상이다. 하지만 정부와 기업들의 온도차는 여전하다.
정부는 16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소상공인·영세중소기업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전날 결정된 최저임금 인상의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이다. 최저임금이 올라가면 영세기업을 중심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진다.
정부가 내놓은 카드는 '재정 투입'이다.
소상공인과 영세중소기업의 일자리 안정자금으로 3조원을 지원한다. 지원대상은 근로자 30명 미만 기업 중 정부의 기준에 부합하는 사업자다. 과거 최저임금 인상률을 웃도는 인상분을 지원한다.
사실상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영세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정부가 보전해준다는 개념이다. 정부는 관계부처의 논의를 거쳐 내년도 예산안에 일자리 안정자금을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국회의 의결이 필요한 상황이다.
내년 이후 일자리 안정자금이 추가적으로 투입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저임금을 1만원까지 확대한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2019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할 때도 추가적인 지원방안이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은 "최저임금이 점차적으로 올라가는 것에 연착륙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로서는 인건비 직접 지원이라는 강력한 카드를 내세웠지만 기업들의 불만을 잠재울 수 있을지 미지수다. 정부 지원금보다 기업들의 부담금이 훨씬 크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중기중앙회는 이날 "이번 최저임금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2018년 기업의 추가부담액은 15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과도한 인건비 부담으로 지불능력 한계를 벗어난 영세기업들이 범법자로 내몰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소상공인과 영세중소기업을 위한 간접지원 방안도 마련했다. 경영상의 비용부담을 낮추고 경영여건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제도개편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문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했던 신용카드 수수료 부담은 당장 이달 31일부터 줄어든다. 우대 수수료율의 적용을 받는 영세·중소가맹점의 범위를 확대하는 방식이다. 45만5000개의 가맹점의 수수료율이 최대 0.7%포인트 인하된다.
아파트 경비 등 60세 이상 근로자의 고용을 유지하는 사업자에게 지원하는 고용연장지원금도 확대된다. 1인당 분기별 18만원 제공하던 지원금을 2020년까지 30만원으로 인상한다. 영세사업자의 사회보험료 지원도 확대한다.
이 밖에 농수산물 구입가격의 일정비율을 부가가치세에서 공제해주는 의제매입세입공제 지원을 확대하고, 소상공인의 의료비·교육비 세액공제를 늘린다. 정부는 영세업자들의 세금부담이 그만큼 줄어들 것으로 본다.
영세업자들의 가장 큰 부담 중 하나로 꼽혔던 상가 임대차 문제와 관련해선 현행 9%인 보증금·임대료 인상률 상한을 내리기로 했다. 5년으로 정해져 있는 임차인의 계약갱신청구권 행사기간은 10년으로 연장한다.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시행으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 등의 목소리를 반영해 올해 12월까지 보완방안을 마련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공무원들의 복지비 중 30%는 골목상권 전용화폐로 지급한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최저임금 인상은 혜택을 받는 사람들에게 기쁜 소식이지만, 소상공인 등에게는 부담"이라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대책을 신속하게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