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민간중심의 R&D 혁신으로 중소기업 잠재력 꽃피울 때

조주현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2023.04.05 06:11

글로벌시장에서 우리 벤처·스타트업들의 활약이 범상치 않다. 지난 1월 'CES 2023 최고 혁신상'을 수상한 전세계 20개 기업 중 9개가 한국 기업이고 이중 절반 이상인 5개사가 벤처·스타트업이다. 이런 성과는 벤처·스타트업들이 끊임없이 기술혁신에 노력하고 정부가 안정적으로 연구개발(R&D) 자금을 공급하면서 이를 독려해 온 결과이다.

다만 일각에선 정부의 R&D 지원이 여전히 투자 대비 성과가 낮아 '코리아 R&D 패러독스'에 빠져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21년 기준 우리나라의 총 연구개발비는 102조1000억원으로 세계 5위 수준이며 정부 R&D 예산은 27조4000억원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반면 R&D 사업화 성공률은 50%에서 정체되고 있다.

물론 사업화 성공률이라는 잣대를 가지고 모든 R&D를 평가할 수는 없다. 기술개발 성공까지 많은 실패가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순수 과학기술의 발전과 원천기술의 개발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업을 위한 R&D 지원은 성과라는 관점에서 좀 더 질적인 고도화를 꾀하는 것이 맞다.

지난 1월 중기부는 '중소기업 R&D 제도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지원제도를 바꿔서 중소기업이 도전적이고 자유로운 연구환경 속에서 확실한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취지다.

먼저 기술개발 역량을 갖춘 중소기업들이 R&D에 도전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했다. 그간 부채비율이 1000%를 넘는 등 재무 상황이 좋지 않은 중소기업은 R&D 신청 자체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매출이 없는 상태에서 정책자금 등에 의존하는 초기기업 등에게는 이런 조건이 가혹했다. 혁신방안을 통해 부채비율과 같은 재무적 결격 요건을 점진적으로 폐지하고 실질적인 기술 개발역량과 성장 잠재력을 평가하도록 해 누구나 R&D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R&D 사업 신청서의 부담은 줄이고 자금사용의 자율성은 확대했다. 제출해야하는 사업계획서가 30~40페이지에 달하던 것을 연구목표, 방법 등 핵심사항만 담도록 해 최대 20페이지 이내로 줄이는 등 참여기업의 부담을 줄였다. 연구개발 수행 중 사업계획 및 사업비 집행 변경이 필요할 경우 '사전 승인' 하던 것을 '사후 통보' 방식으로 전환해 보다 자율적인 연구 환경도 제공했다.

무엇보다 민간이 연구 활동을 주도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방식'도 바꾸기로 했다. 실패 위험은 크지만 고성과가 기대되는 도전적 프로젝트를 민간이 발굴하고 여기에 최대 100억원 가량의 대규모 자금을 민·관이 합동으로 지원키로 했다.

유망 중소·벤처기업을 발굴해 민간이 우선 투자하면 정부가 후속 지원하는 스케일업 팁스 방식도 지속 확대할 것이다. 아울러 '출연' 방식의 기존 지원에 더해 '투자' 또는 '융자' 방식의 R&D 지원을 병행해 자유로운 연구비 사용을 확대한다.

중소·벤처기업은 혁신의 보고이다. 이들의 잠재적인 역량이 마음껏 발현되고 국가경제가 풍요로워 질 수 있도록 끊임없이 혁신해 나가야 한다.

조주현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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