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돈 쏟아붓는다..."이제는 '전기'가 권력"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세종=조규희 기자
2026.01.04 06:00

[신년기획 - 일렉코노미(Eleconomy)]<상편>①

[편집자주] AI(정보기술)가 세계 기술 패권을 재편한다. 탄소중립은 산업과 생활 전반을 뒤흔든다. 두 흐름의 출발은 달랐지만 결국 '전기(Electricity)'라는 한 지점에서 만난다. 수요는 폭발하는데 공급은 제한적이다. 이 '전력의 역설'이 'AI-전력-자본'의 3각축을 불러왔다. '일렉코노미(Eleconomy)'다. 일렉코노미 시대, 아름다운 '에너지 믹스'와 '국가 전략'을 고민해본다.
인공지능(AI)가 표현한 일렉코노미Electricity+Economy.

20세기가 '석유'로 세계 질서가 재편된 시대였다면, 21세기는 '전기'로 패권이 갈리는 시대다. 단순히 '전기의 시대'라는 말로는 부족하다.

전기는 더 이상 생활 편의 수단이 아니다. 국가의 존립과 경쟁력을 좌우하는 전략 자산이다. 먹고, 자고, 일하는 인간의 모든 활동이 전기 위에서 돌아간다. 바야흐로 전기는 권력이자 안보다. 자본의 가장 강력한 형태다.

각국이 국가 시스템을 전력 중심으로 뜯어고치는 이유다. 유럽은 가스관 차단만으로 경제가 흔들리는 현실을 경험했다. 에너지 의존이 얼마나 치명적인 약점인지 뼈저리게 느꼈다. 즉각 에너지 주권을 국가 전략 최상위에 올렸다.

미국은 낡은 전력망 탓에 대규모 정전과 산업 차질을 반복한다. 바이든 정부가 '전력 인프라 재건'을 국가 과제로 삼고 천문학적 돈을 쏟아붓는다. 아세안 국가들은 송배전망 연계와 전력시장 통합을 서두른다. 전기는 이제 내수 문제가 아니다. 외교이자 국방이다.

특히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반도체 등 첨단 산업은 차원이 다른 전력을 삼킨다. 챗GPT의 질문 하나가, 생성형 AI의 그림 한 장이 곧 막대한 전력 소모다. 구글, 아마존, MS 등 빅테크 CEO들이 앞다퉈 발전소를 찾아다닌다. 전력이 없으면 AI 주권도 공염불이기 때문이다. 전력은 생산 요소를 넘어 산업 그 자체가 됐다. 제조업도 마찬가지다. 무인화·로봇화가 빨라졌다. 이제 노동력보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공장 입지를 결정하는 제1 요건이다. 전기가 끊기면 데이터도, 공장도, 미래도 멈춘다.

전 세계가 전력 확보 전면전에 돌입했다. 태양광·풍력 극대화, 수소 개발, SMR(소형모듈원전) 고도화는 '발전원 확보' 싸움이다. 하지만 만드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보내야 한다. 송전망은 산업의 혈관이다. 혈관이 막히면 동맥경화가 온다. 스마트그리드와 ESS(에너지저장장치)는 전기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느냐의 '기술' 경쟁이다. 여기에 HVDC(초고압직류송전)가 손실을 줄일 필수 인프라로 가세했다. 전력망 확충 없이는 탄소중립도, 산업 발전도 불가능하다.

이 모든 영역은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는 동시에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낸다. 아직 절대 강자는 없다. 기술, 제도, 자본을 먼저 결합한 국가와 기업이 표준을 쥔다. 승자가 모든 것을 갖는다. '살기 위한 에너지'에서 '이기기 위한 전기'로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었다. 전기가 경제를 규정하고 국격을 결정하는 '일렉코노미(Electricity+Economy)' 시대.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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