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올해 1분기 중대재해 사망사고가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에 대해 산업안전 강화 노력이 성과를 내기 시작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집권 초부터 노동 관련 정책에서 산업재해 감축을 1순위로 강조했고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직을 걸겠다"고도 했다. 산재 관련 제재를 강화하고 지원을 확대하는 등 일련의 조치가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14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6년 1분기 산업재해 현황 부가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재해조사 대상 사고사망자는 113명으로 전년 대비 24명(17.%) 감소했다. 사망사고 건수는 전년 대비 31건(24%) 줄어든 98건이다.
이는 2022년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가장 적은 수준이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산재 사망 사고는 다소 줄어드는 듯 했으나 지난해에는 대형 사고가 연달아 터지면서 사망자 수는 다시 증가 추세로 전환됐다.
지난해 2월 6명의 사망 사고를 낸 부산 리조트 화재사고를 비롯해 세종-안성 고속도로 교량 붕괴, 신안산선 터널 붕괴, 울산 발전소 보일러타워 붕괴 등 다수 사망자를 발생시킨 대형 사고가 잇따랐다. 이로 인해 지난해 중대재해 사망자 수는 605명으로 전년 대비 16명(2.7%) 늘었다.
새 정부가 들어선 직후인 지난해 7월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 생중계를 통해 산재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노동 관련 정책에서는 산재 감축을 우선 순위로 제시하면서 김영훈 노동부 장관에게는 "상당 기간이 지나도 산재가 안 줄어들면 직을 걸라"고도 했다. 이에 김 장관 역시 "직을 걸겠다"며 강력한 대책 마련을 예고했다.
이후 지난해 9월 노동부는 제재 강화와 지원 대책 등이 담긴 노동안전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사망 사고가 다수 발생한 기업에는 과징금 부과와 영업정지 기간 확대 등 제재를 강화하고 소규모 영세 사업장에는 사고 예방을 위한 지원을 넓히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와 함께 산업안전감독관을 지난해 초 895명에서 올해 2095명으로 대폭 확충하고 지방자치단체에도 근로감독 권한을 부여해 사고 위험이 높은 사업장에 대한 관리·감독도 강화했다. 일련의 대책 발표로 경각심을 높이고 예방 조치를 강화한 결과 현장에서 산재 감축으로 나타났다는 것이 노동부의 설명이다.
특히 업종별·유형별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건설업 사망자, 추락 사고 사망자가 대폭 감소한 것은 정부의 예방 노력이 효과를 낸 것이란 분석이다. 올해 1분기 건설업 사망자는 39명으로 전년 대비 45.1% 줄었으며 떨어짐 사망 유형도 전년 대비 50% 줄어든 31명으로 나타났다.
이민재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정책실장은 "건설업은 소규모 사업장이 많다는 특성상 안전투자비용이 상대적으로 열악해 사고가 많았다"며 "건설업 추락 사고 관련 현장 패트롤점검도 늘리고 정부도 예방 지원에 집중하면서 효과가 나타났다고 본다. 정부가 가장 점검 감독에 집중한 분야"라고 설명했다.
관건은 지속성이다. 1분기 사망사고가 줄어든 것은 고무적이지만 지속적인 예방 활동과 구조적인 문제 개선을 통해 사망 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노동부가 지난해 마련한 노동안전 종합대책의 주요 내용이 올해부터 시행에 들어가면 산재 감축 기조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2월 국회 상임위를 통과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에서 본회의 상정을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사업주가 안전·보건조치 위반으로 여러번 반복적으로 사망사고를 발생시킨 경우에는 영업이익의 5% 이내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건설업 사망사고 발생으로 영업정지 처분을 3회 이상 받으면 노동부가 해당 기업의 등록말소를 관계 행정기관에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거나 우려될 경우 노동자가 작업중지를 요구할 수 있는 작업중지권도 강화된다. 산안법 위반을 신고한 사람에게는 예산의 범위 내에서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된다.
이 실장은 "이번 통계는 5인·5억원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서도 노력하면 산재 사망을 줄일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감축 기조가 지속가능하도록 현장과 호흡을 맞추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