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과이익 기준은?" 정의도 모호...노동장관이 띄운 '사회연대임금' 논란

"초과이익 기준은?" 정의도 모호...노동장관이 띄운 '사회연대임금' 논란

세종=김사무엘 기자
2026.05.31 06:00

[반도체가 쏘아올린 사회연대임금 논란]①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기자실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차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5.27/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세종=뉴스1)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기자실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차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5.27/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세종=뉴스1)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띄운 기업의 초과이익에 대한 '한국형 사회연대 임금' 논란이 확산한다. 기업의 사회적 역할과 협력사와의 상생, 동반성장 등을 강조하는 취지지만 기업의 경영상 이익에 대해 정부가 사회적 대화로 논의하자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시장경제의 핵심인 사유재산권과 경영 자율성을 근본적으로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정부 내부에서도 기업의 이익을 어떻게 사용할 지에 대한 이견이 감지된다.

사회연대임금은 지난 27일 김 장관이 기자간담회에서 "대기업의 초과이익을 어떻게 재분배 할 것인지 논의하는 '한국형 사회연대 임금'의 가능성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히며 처음 화두를 던졌다. 김 장관의 발언은 기업의 이익은 기업만의 노력으로 이뤄낸 성과가 아닌, 주주의 자본적 기여와 노동자의 노동력 제공, 정부의 사회적 인프라 구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인데 이를 정규직 노동자만 성과급으로 가져가는 것이 옳으냐는 지적이다.

김 장관의 취지는 막대한 초과이익을 정규직만 가져갈 게 아니라 비정규직과 협력사, 지역사회 등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자는 것이었다. 정부가 특정 방향을 강제하진 않겠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경영계에서는 경영상 판단에 해당하는 잉여이익의 활용에 대해 정부가 나서서 논의해 보자고 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라고 토로한다.

무엇보다 정부가 말하는 초과이익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도 모호하다. 김 장관은 "세금, 재무비용, 판관비, 감가상각비 등을 다 떼고도 남은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회계적으로 보면 임의적립금이 초과이익과 유사한 형태로 보인다. 임의적립금이란 투자 등 미래의 특정 목적을 위해 이익금 중 일부를 사내 유보금으로 남겨놓은 일종의 비상금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국내 주요 상장사들은 이익의 80~90% 이상을 임의적립금으로 적립해 놓고 있다.

임의적립금 규모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일부 있지만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한 자금인 만큼 이를 온전한 초과이익으로 보기도 어렵다. 황인태 중앙대 명예교수는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300조원이라고 해도 미래 투자에 100조원을 쓸지, 200조원을 쓸지는 알 수 없는 것"이라며 "초과이익을 정의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반면 경제계는 기업 이익은 위험을 감수하고 자본을 투자한 주주와 경영 성과를 낸 기업의 몫이라고 주장한다. 국가 인프라 지원을 받았다고 해서 초과 이윤을 공공의 것으로 보는 논리는 세금을 내고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면서 인프라를 이용하는 기업에 대한 이중 과세라는 비판이다. 이 같은 분배 압박이 지속될 경우 기업은 공격적인 투자보다 정부의 눈치를 보는 소극적인 경영 행태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도체는 호황기에 벌어들인 초과이윤을 불황기에 대비한 연구·개발(R&D)과 천문학적인 설비 투자에 쏟아부어야 생존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이다. 정부 기조에 맞춰 이윤을 임의로 쪼개기 시작하면 미래를 위한 투자는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정부 안에서 기업 이익의 사회적 재분배보다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다른 의견이 나온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 29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기업 이익 활용의 최우선 원칙은 '생산적 재투자'여야 한다"며 "투자와 혁신의 속도가 주춤하는 순간 미래의 주도권은 다른 나라의 몫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부는 한국형 사회연대 임금 논의를 위해 오는 1일 토론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다양한 의견 수렴을 위해 일정을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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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무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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